낚시를 시작하면서 항상 선배님들에게 묻고 배웠다.
"언제 괴기가 잘 무남유?"
선배님 말씀하신다.
"해가 서산을 서성거릴 때부터 췐쓰여!"
그래서 낮에 실컷 잠자고 해가 서성거린다는 그 시간을 기다리곤 했다.
그렇다고 괴기를 본적은 별로 없다.
그래도 선배님 말씀이시니 그 뒤로는 해가 서성거릴 때 내 마음도 서성거린다.
그렇게 10시까지 기다린 그날 집에선 잠도 안 오는 시간에 하품으로 눈물이 흐를 지경이다.
잠시후 내 코는 탱크의 박자에 맞춰 무식한 콧노래를 불러버렸다.
그래서 또 선배님께 묻는다.
"그럼 아침에는 언제 낚시혀야 하는건감유?"
"일찍 일어나는 새가 어쩌구저쩌구 있지? 그때 쯤이여!"
그래서 일찍 코를 곤 죄값을 만회하기 위해 네 시쯤에는 반드시 일어나 찌를 둘러본다.
"분명 올라올 것이여!" 내 생각과 붕어의 생각이 일치하길 기다려본다.
역시 아침이라고 해서 꼭 찌가 올라오는 것은 아니다.
결국 꽝이라는 단어를 땅에 쓰고나서야 낚시대를 주섬주섬 거둬들인다.
조기 윗짝 조사님은 괴기 좀 잡으셨나? 하는 의문이 든다.
대충 챙겨놓고 의기양양과는 거리가 먼 발걸음으로 조사님께 인사를 드린다.
"좀 잡으셨남유?"
"예! 몇 수 했네요."
"그려유? 좀 봐두 되남유?"
"네 보세요." 고급진 서울말씨를 사용하시는 분의 배려로 망을 살짝 들어본다.
이런 그 안에는 세 마리나 되는 월척님들이 고이 모셔져 있다.
궁금증은 멈추지 않는다.
"언제 잡으셨남유?"
결국 그분의 대답에 또 낚인건가? 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게 되었다.
그날은 새벽 한시가 되어 빼꼼하고 찌가 올라와 버렸다.
그런 낚시를 가고 싶다. 못잡아도 좋다.
문제는 언제 서산에 해가 서성거리는지를 잊었다는 것이다.
3월말에는 여섯 시가 되기 전에 서성거렸는디,,,,쿨럭!
오늘은 몇시에 해님이 서성거리시거나, 일찍 일어나는 새를 맞이하셨을까?
내일은 그 해님의 서성거림을 기다려본다.
마눌님의 눈초리는 잊은채 말이다.
항상 낚이는 낚시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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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런거 아닌가요?
근데
붕어는 언제 잘 잡히나요?
잡아보고 시포요.
그렇게했는데도 월척을 못낚으시면 살며시 취미를 바꾸어 보세요.
사교댄스 등등...
그래서 다시 여쭤볼라고 합니다...
언제 잘 잡히는지 너무나 궁금합니다...쿨럭!!!
ㅎㅎ 달랑무님의 외모는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언제 함 보여주셔야죠~~~달랑어 잡는 방법도 좀 전수해 주이소,,,ㅎ
파로니아님~~~
향 정신성 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이 꼭 필요한지라,,,
동물병원 가믄 처방전 해 줄까예???
지도 함 써고고 싶습니데이~~~
아~~~괴기 잡고 시포요,,,
그래서 나도 전환했따네.....흑!!!
통발어업으로~^^;;
피곤함은 뒷일이고...당장 찌올림 한번은 봐야겠지요..
명당천에는
고기나온다~~~
자동빵 라인으로 오시이소
가보면 여지없이 꽝인데도 안가면 후회할꺼 같은 기분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