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내일 어디갈까?"
"놀이동산 가고싶어요.아빠!"
"그려~둘째는 어디가구 싶냐?"
"스케이트장 가요.아빠! 스케이트장..스케이트장"
뭔~ 소리냐구요?
대형마트의 의무휴일로 인하여 2년만에 첫외출을 하려합니다...
모처럼의 휴무일....낚시가고 싶은맘은 굴뚝 같지만....가족들을 위해 제가 마음을 조금 접으려 합니다...
매일 집안에만 갖혀지내는 아이들.... 얼마나 바깓바람을 쐬이고 싶었을까요..
하여 ...800일만에 찿아온 첫휴무는 아이들에게 매진할까합니다..
그리고 아비는 ....
사진첩에 가족모두가 찍혀있는 사진한장 간직 하고싶은 작은소망도 이루고 싶습니다......
사진첩 어느곳에도 아비와 함께한 사진한장 없으니.....아비의 마음도 못내 아쉬웠습니다...
드디어 "경주월드" 로 낙점 되었습니다...
둘재넘의 소원 스케이트장은 다음기회에 가기로 하고 큰아들넘 소원부터 이루어주렵니다...
일요일 아침...
집사람은 새벽부터 도시락 싸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냥 근처 식당에서 해결해두 될듯 하건만....끝내 고집을 부립니다...
"놀이공원 음식 별거 없어요...유부초밥..김밥..맛있게 만들어서 가요..어제 장 다봐놨어요"
집사람이 이렇습니다...
마트 휴일이 일요일날로 두번이 잡혀있으니...일하지못해 생긴 손실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하여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고자....
자기손으로 만든 음식 가족들에게 맛있게 먹이는게 행복하다 생각하는사람....그런 사람입니다...
9시50분에 개장을 한답니다....일찌감치 출발합니다...
40분이면 도착하는거리....가는내내 아들넘들은 들떠 있습니다.....
콧노래도 흥얼흥얼거리구....쫑알쫑알 잠시도 가만히 있지못하네요....
휴~ 그래...맘껏 즐기거라....그동안 얼마나 입안이 소태씹은듯 아리었겠니......
이것이 너희들의 행복인것을.....아비가 미안하구나....
놀이공원에 도착후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합니다...
근데요? 무슨 입장권... 자유이용권이 이렇게 비싸데요?
네식구 들어가려니 10만원이 훌쩍 넘어버립니다...
" 뭔 ~ 요금이 이렇게 비싸대~ 한번 봐 봐요!"
집사람에게 요금표를 가리키니...
" 요즘 다 이렇게 해요..카드할인되는거있나 찿아 보세요.."
그렇습니다...큰아들 세살때 놀이공원 한번 가보구...근~8년만에 와보았으니....모를수 밖에요...
참~ 너무했네요...누구에게요?....
물어무었하겠습니까!....가족 모두에게 그동안 너무도 무심한 가장이었습니다...
그저 업장에만 묻혀 ....가족들과 외출다운외출 한번 제대로 하지못한 못난 가장이 바로 저였습니다...
그리 빠듯하게 살지않아도 될터인데...하루하루 전쟁을 치루듯 살아온듯 합니다......휴~
그래 ..이제는 조금만 여유를 가지자....어자피 오늘만 살고 없어질 인생은 아니지 않는가.....
매표소앞에서 아비는 그렇게 다짐에다짐을 합니다...
어지럽네요....
매일 갇힌 공간에서만 생활을 하여서인지....뜨거운볃아래....몇걸음을 옮기니 현기증이 납니다...
그래도 힘겨운 표정을 지워서는 안됩니다.....
오늘만 기다려온 아이들인데 .... 아비가 힘겨운모습 보인다는건 자식에대한 예의가 아니겠지요 .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는동안 나무그늘 아래 자리를 폅니다...
두다리 쭈~욱펴구...큰大자로 누워...지긋히 눈을 감습니다..
좋네요....편합니다....이대로 스르르 잠이들것만 같습니다....
"아빠! 우리 저거타러가요."
얼핏 선잠이 들었든듯 합니다....
둘째넘이 놀이기구 타러 가자고 손을 끌어당깁니다... 근데...같이 타줄수가 없습니다..
약간의 고혈압에 고소공포증이 있어..지금까지 한번도 놀이기구를 타본적이 없는 아비입니다...
"당신이 같이 타주시구려..." 집사람에게 나즈막히 부탁을 합니다...
"그래요..좀 쉬고계세요.."
누구보다 제 몸상태를 잘아는 집사람인지라....얼른 둘재넘의 팔을 이끕니다...
집사람과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는동안...저는 사람구경을 합니다...
무엇이 그리도 불만이많으신지 오만인상을 다쓰고 ..아이들 엄마에게 쏙아지 팩팩부리며 짜증을 부리는 어느 아빠의모습.......
놀이기구 한번타고 속이울렁거려... 웩웩 오바이트를하는 아이.......커플룩을 이쁘게갖춰입은 젊은이들....
지나는 이들 하나하나...이만한 구경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일로 좋은 구경거리.....
늘씬늘씬..쭉쭉빵빵....어찌저리도 고울꼬...
맨날천날...아줌씨...할머니들만 상대하다가 젊은 청춘들을보니.....싱그럽습니다...
에~헤이...참말로...제가 영판 응큼시런 중년의아저씨가 다되어뿟습니다요...
참~주책입니다.....여자라면 이제 신물이 날듯도 하것만....
아직 마음한구석에 무언가가 꿈틀대고있는 거시기가 있는모냥입니다....
"공짜니까...실컷보세요...""
으잉..이 뭔소리래?
뒤돌아보니 집사람이 ...어~이구! 인간아 ...하는 표정으로 기가차듯이 웃고 있습니다....
"그려~ 꽁짠데 실컷봐야지...허허...당신두 옆에않으소...같이 꽁자 구경이나 헙시다..."
집사람이 헛웃음을 짖습니다...
"아이들도 지친듯한데..그만돌아가요.." "그럽시다..갑시다"
조금더 놀다가자고 안간다구 ......땡깡피우는 둘째넘을 어루고 달래....겨우 차안으로 밀어넣습니다...
출발후 얼마지나지않아 둘째넘은 이내 곤한잠에 빠져듭니다..
근데 첫째넘은 아직도 여운이 많이 남은듯..차창가면 쳐다보고 있습니다..
"아빠! 놀이공원 같이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큰아들넘이 대뜸 이리 한마디 건넵니다..
그런데 와이라지요?...괜시리 울컥거리네요...
놀이공원 한번같이 와준것이 무에그리 감사할일인지........참으로 못난아비 입니다...
" 그래! 재미있었냐? 다음 휴무에도 우리 가족 여행갈까?"
"네!아빠....감사합니다...우리아빠 최고에요!"
휴~ 아들넘한테 감사하다는말을 듣는 못난아비는 저뿐이지싶습니다...
그래..너희들을 위한삶을 사는게 우리네 부모들의 삶인것을...
아비가 이제는 철이들어야 할듯 하구나...사랑한다...아들아!
800일만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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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아이들과 자주 놀러다니세요~
행복하세요~
의무휴일..수입에서 잃는게 있으면 또 다른 얻는게 있겠지요
행복한 시간 되십시요~~~
다 때가 있는가 봐요.
이젠 많이 데리구 다니세요. 낚시터에도 데리구 가시구....
행복한 모습 보기 좋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가족과 ~~~
까까요님은 최고의 가장 이십니다.
멋진 가장님 파이팅
겁나게 많이찍어 먹어보렵니다.
까까요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