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횐님들 글을 읽다가 제가 겪은 일 하나 논 픽션으로 올립니다..
때는 94년 여름 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좋아서인지 다대 편성의 대물꾼이 많지만 당시엔 대물꾼이 드문 시절이였습니다..
장소는 군위 오곡지
군위 휴계소를 지나 의성방면으로 가다보면 우측 골짜기에 있는 저수지죠
당시 대구 모 낚시회에서 소리소문없이 대물 엄청 뽑아 낸 저수지였습니다.
대물 마릿수로 뽑았다는데 안가볼 수 있나요? 그래도 대물꾼이라 자칭하던, 나도 꾼이였는데
오곡마을 입구에서 들로 좌회전 논길 조금 가니 우측으로 굽어진 청석받이 산길로 올라가니
눈아래 보이는 한 3,000평이나 될려나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저수지가 보입니다.
뚝방엔 줄풀 저수지 중상류 우안엔 갈대, 상류전역엔 줄풀에 갈대 듬성듬성
더우기 사람이라곤 나 하나..
이야~~
오늘 죽인다.
쳐다만 봐도 4짜 5짜의 붕어들이 줄줄이 엮어 나올거 같은......"
올 한해는 여기서 보낼수 있겠구나..
맘속으로 흐뭇해 하면서 상류 부들과 땟장이 듬성듬성한, 빈대를 넣기만 해도 대물이 막 쏟아져 나올거 같은
최고의 포인트로 생각되는 곳에 대를 펴기 시작합니다.
주로 장대를 좋아하기에 짧게는 3칸반이상의 긴 넘으로 쫙~~~~~ 10여대 깔았죠
15여년전 당시로썬 대단한 대편성이였습니다.
좀 일찍 저녁(라면+김밥이겠죠)을 먹고 자리로 이동합니다.
이윽고 해가 어둑해질 무렵
마을 주민 한분이 오셨더군요
"우~~와!! 사장님!"
하면서 놀랍니다.
10여대의 장대가 부채살로 가지련히 갈대 사이사이, 땟장땟장 사이사이를 정확하게 공략하고 있는
아마 그분의 눈에는 신기(神技)로 보였을듯.....
이 동네에 살면서 이 저수지에서 낚시하는 사람 수도 없이 봐왔지만 이런 장대를 이렇게 깔끔하게 피고 있는 꾼은 첨본다며(자화자찬으로 지어낸 예기가 아니고 정말 그분이 하신 말씀임을 명확히 합니다 에고 부끄....)
아직 해 빠지긴 시간이 좀 남았고, 이런저런 예기로 쇠주 한잔 나눕니다..
저도 한때 영농후계자로 지정된 농사꾼 출신이라 예기 소재도 많죠
농사 신기법도 많이 알고 있으니.............."
한참을 농사예기하다 이분 예기소재를 바꾸는게 아닙니까?
"그런데 혼자 왔어요?"
"예"
"밤새울 겁니까?
"그런데요"
"밤새지 마시고 10시나 되면 철수 하시는게...." 말끝을 흐린다.
"왜, 이 저수지에 뭔 일 있습니까?"
이런 예기는 안좋은데 하시면서 말씀을 시작합니다.
당시 겁이라면 해외 출장을 보내고 없고,
간크기라면 80Kg이 넘었던(당시 내 체중이 80Kg이였으니) "간>=체중"의 비정상적인 공식 적용이 가능한 나였으며,
운동중독자란 평을 받을만큼 온갖 운동을 즐겨 하며,
밤에 술에 취해 시골길 걷다가 도로 주변 묘를 베개삼아 한잠 때리는......"
그야 말로 겁이라곤 병아리 눈물만큼도 없었기에 그분 말씀을 재촉한다. 재밌게 즐기면서....."
옛날 일제시대때 동네주민들을 이 저수지에 수장시켰다.
6.25때 빨갱이들이 동네 주민을 학살하여 이 저수지에 매장했다.
수년전에 한쌍의 연인이 옆에 있는 이 버드나무에 목맸다.
옛날부터 태어난 애기가 잘못되면 이 저수지에....."
이야기를 풀어 놓는 그분은 걱정스럽게,
정작 걱정해야 할 나는 재밌게(밤을 어떻게 셀려고)
그래서요, 그래서요, 하면서 해빠지는 줄 모르고 예기를 졸른다..
이윽고 해가 느엇느엇, 케미가 파랗게 빛을 발할때 쯤
그분이 일어 나서 밤새 조심하고 낚시 잘하라는 인사를 뒤로 하고 떠나셨다.
조금 아쉽다. 이야기 재밌었는데......"
그제서야 저수지를 찬찬히 둘러본다..
산속에 푹 파묻려 일년에 햇빛이라곤 한번도 없을거 같은
상류에서 못득을 내려다 보니 좌안엔 그분이 말슴하신 을씨년스러운 버드나무 한그루
생각하기에 따라선 기분이 별로 좋지 않긴 하다..
하지만......"
나하곤 전혀 무관하다
왜냐구요?
겁이라곤 병아리 눈물만큼도 없고 그마저도 해와 출장을 보낸 넘이 뭔 상관이 있겠습니까?
이제 시간이 흘러 케미만 은은히.............밤은 깊어가고.......
간간이 중치 한마리씩.........
바람에 갈대 흔들리는 소리에 시원함이 느껴지며,
이산속에 낚시꾼이라곤 나하나,
이 넓은 저수지를 나혼자 사용하는, 정말 분위기 죽이는..(정말 겁이라곤.. )
이윽고 밤이 깊어 새벽 두시나쯤 됐나요
4칸대에 느긋하면서 서서히 솟아 오르는, 그러면서 옆으로 한걸음 한걸음 걷는 찌(찌가 옆으로 걷는다고요?
대물꾼들은 알고 있죠. 진정한 대물의 입질이라는걸)
입술이 마릅니다..아니 입술이 마르는게 아니라 그 짧은 순간 입술이 타들어 갑니다.
진정한 대물. 그래 너를 여기서 이시간에 만나는 구나..
너를 만나기 위해 내가 여기까기 왔고, 지금껏 기다렸구나. 한마디만 더 올려라 그리고 이 찌끝이 멈추는 찰라
넌 내품에 안길것이다...
한마디만 더.. 한마디만..... 찌끝이 순간 멈추는 느낌과 함께
팽팽했던 긴장감에서 대끝이 하늘을 가른다...
대물을 노린 엄청난 챔질
"이~런... 흐미"
물속에서 기대했던 째야할 붕어의 느낌이 없다. 대신 허전한 느낌의 4칸대가 내 등뒤로 날아 갔다..
3~4치의 붕애를 달고...
허탈감과 함께 낚시대를 따라 뒤로 고개를 돌린다.
순간..
모골이 송연해 진다.
"으...헉"
좀있다 계속 할께요
고기 좀 나옵니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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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꼴.......까닥........
궁금 100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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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이라 그러시더니 원고 수정하러 들어가셨나요^^
제발 온몸에 있는 터레기 전부 일어설 정도로 무서븐 얘기이길 바라면서...
다음 얘기를 추측해보면
아까 그 농부가 뒤에서 째려보고 있다가 '고기좀 나옵니까?' 이칼듯 ㅋㅋㅋ
나머진 허접...ㅋㅋ 농담이구요^^
2부가 기대됨니다
언제올리실껀지.? 기대됨니다요^^
기다려 집니다...
빨리올리삼...
안그럼 확 귀신이 잡아갈낀디...
기대됩니더...
빨랑 어서 퍼뜩.. 2부 올려 주삼~~^^
돌아 보면 너댓치 붕어... 하하
웃고 다음글로 넘어 갑니다.
재미있네요...
글솜씨 좋고.. 분위기 좋고....
잘 읽고 갑니다~~!!!
2권 얼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