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보 KHR-100이 채집해온 암수 몇 마리를 유전자검사와 혈액, 두뇌의 IQ검사, 먹이와 내장기관의 세포분열 등 총체적인 분석 작업을 실험실에서 하고 있는 중이다.
어족(漁族)끼리는 공통 언어가 있고 문자도 있었다.
놀라운 일은 불의 사용과 기계의 사용, 사람에게는 없어진 근로와 휴식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또, 집단 취락지를 형성하여 과거 2000년대 사람처럼 생활을 하고 있었다.
육지에서의 생활이 편리하게 두발과 발바닥이 있어 직립보행을 하고 팔이 4개나 달려 있었다.
성장이 끝난 어족(漁族) 한 마리의 신장을 정확하게 측정을 해 보니 평균 4미터 정도였다.
그들의 마을이나 도시의 중심부에는 조상숭배인지 종교차원인지는 몰라도 잉어나 물고기의 동상 등이 요소요소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좌측 모니터의 움직이는 동작이 빨라지는 것을 보고 줌 기능으로 화면을 당겨 실물크기로 보고 있었다.
총소리가 마구 울리고 벌거벗은 인족(人族)들은 남녀 할 것 없이 동물적 본능의 목숨 보존을 위해 밀림으로 마구 도망을 치고 있었다.
그 뒤로 자동차보다 더 진화된 기구를 탄 어족(魚族)의 무리가 쫓고 있었다.
총탄을 맞은 인족(人族) 너덧 마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어족(魚族)들은 낄낄대며 사냥감에 대한 소득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곧바로 불이 지펴지고 피를 흘리는 인간을 불 속에 넣어 굽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놀라움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과거 인간들이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잡아 굽는 게 이제는 뒤바뀌어 인간이 굽히는 가축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여섯 마리의 암수 어족(魚族)들이 술을 마시며 인육을 포식하고 있었다.
지하도시의 도서관에 소장된 장서와 비도서 자료를 통해 지구가 망하기 전까지의 역사를500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현실적응과 이해를 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인간들의 군비확장과 세력다툼으로 인한 원자폭탄의 폭발과 세균전으로 인해 지구가 폐허로 바뀐 이유를 인지할 수가 있었다.
미물이던 종족은 모두 진화를 한 반면, 가장 고등 동물이라고 자부하던 우리 인간의 후손은 찬란하던 문화를 모두 잃어버리고 더 퇴보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 비극적인 현실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 갖고 온 업보라고 생각을 했다.
술에 취한 거구의 어족(魚族)들이 멱살을 잡고 그들의 언어로 고함을 치며 싸우고 있었다.
2000년대 지구의 술집 거리가 떠올랐다.
그런데 어족(魚族)들이 진화를 하고 그들대로의 문화를 발전시켰다 하더라도 과거 인간들이 가지고 있던 추악한 욕심과 싸움이 그들에게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시 도망간 인족(人族)의 행로를 좇아보았다.
완전 나체에 온몸에 털이 무성한 인족(人族)의 암수 구분은 젖가슴으로 식별할 수 있었다.
물이 흐르는 동굴 앞에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물을 마시고 있었다.
금방 동료가 피를 흘리며 죽어 가는 것을 보고 도망을 했는데 벌써 그 현실을 잊은 듯했다.
과일을 따먹고 있는 놈과 나뭇잎을 뜯어 먹는 놈들, 그들은 무리를 지어 군집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 모니터가 갑자기 어두워짐을 느꼈다.
잠시 수업을 하며 딴 생각을 했나 보다.
정신을 차리고 모니터를 응시했다.
하늘에서 조족(鳥族)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육지로 하강을 하더니 잽싸게 인족(人族) 두 마리를 낚아채고 비상을 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벌어진 상황에 인족(人族)들은 울부짖으며 동굴 속으로 몰려 들어가고 있었다.
과거 화려하고 찬란하던 인간들의 문화와 역사는 왜곡되어 어족(漁族)들의 조상으로 변질되어 그들의 교과서에 올려져 있었다.
한숨이 나왔다.
무엇이 진리이고 본질인지 흘러간 500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도무지 확신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모니터를 통한 오늘의 현실 학습을 하다가 깊은 상념에 잠겨 있는데, 금발의 긴 머리를 늘어뜨린 재니퍼가 ‘불로생체지연차,를 태워가지고 왔다.
진한 향이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도서관에 소장된 DVD를 통해 학습하면서 인지한 사실은 2135년 한국의 생명과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차의 종류이며, 마시면 생체의 노화가 지연되는 생체음료였다.
가슴을 드러낸 반라의 제니퍼가 팔로 목을 감으며 키스를 청해 왔다.
키스를 통해 내가 사람이라는 걸 새삼 인식하고 느꼈다.
차의 향과 입속에 번져 가는 은은한 맛의 여운은 사람의 사고를 맑게 하는 역할을 했다.
모니터를 수중으로 돌려 보았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공포의 인간 낚시(2)
-
- Hit : 5924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1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와 사람이라.....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