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54년전 대구시를 휘감아 흐르는 금호강변에 동촌유원지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시내에서 가자면 아양교라는 다리가 있고 그 다리를 건너기전 우측 작은 절벽 아래에 물 퍼는 양수장이 있었습니다. 그곳이 수심이 좀 있고하여 낚시가 잘 된다하여서 9월 중순경에 동네 이발소에 일하는 형과 한집에 세들어 사는 쌍둥이 친구 이렇게 4명이서 밤낚시를 갔습니다.
어둠이 서서히 내리고 우리들은 카바이트 칸테라 불을 밝히고 각자 낚시대 한대식 들고 지렁이 낚시로 그럭저력 뻠치급 붕어들로 깔깔 거리면서 낚아 올리며 즐기고 있었습니다. 어느듯 밤은 자정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통행금지가 있어 밤12시는 완전 깊은밤 이였습니다)가을이라 그런지 밤이 깊어가면서 물안개가 피어 오르면서 약간 찬기와 음기가 조금은 무섭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바로 그때 짙은 안개사이로 시커먼 큰 사각 가방이 우리 쪽으로 둥둥 떠내려 오고 있었습니다. 형! 저거 뭐래요?(평소에 조금은 건달끼가 있는 형임) 응 야저거 중요한것 들어 있는것 같다며 쌍둥이 친구보고 건져라 하였습니다. 가장자리는 그렇게 깊지를 않아서 친구들이 바지를 걷어올리고 들어가 받침대로 무거운 가방을 꺼집어 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뭐 들었나 빨리 열어 보아라
기대반 의구심 반으로 모두가 처다 보는데 친구가 지퍼를 확 열어 잭끼는 그순간 코를 푹찌르는 피 비린내와 함께 태줄도 끊지않은 애기 같은것이 들어 있었습니다. 머리털이 버쩍서고 겁이 났지만 차도 안 다니는 밤이라 갈수도 없고하여 그냥 밀어 넣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가방은 하류로 둥둥 떠내려 가고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두시간 정도 그렇게 무서움 속에서도 낚시를 하였지만 고기를 잡아도 기분이 찜짐하고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분명 하류로 떠내려간 그 가방이 짙은 안개를 뚫고 다시 우리쪽으로 서서히 둥둥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그걸본 이발소 형이 (형이 23세정도 우리 19살정도임) 으악 귀신붙었다. 모두 토껴라 하고는 낚시대고 뭐고 다 던지고 길도없는 한 1km정도 거리인 유원지 쪽으로 냅다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대장이 저런데 우리들이야 완전히 조조군사가 되어 달아나기 바빠습니다.
힘들게 유원지내 불꺼진 상가앞 평상같은 곳에 도착하여 보니까 온몸은 땀범벅에 다리부분은 뱀풀이라는 까칠한 풀에 배이고 끌히고 하여 피가 흐르고 그야말로 귀신꼴이 다 되었습니다. 그래도 귀한 낚시대도 챙기고 한다고 날새기를 기다리고 있데는 뭔 모기는 그렇게도 많은지 꾸벅꾸벅 비몽사몽 속에 죽을 고생하다가 날이밝아서 낚시대를 거둘수 있었습니다. 살링망에 잡아둔 많은 고기는 그냥 모조리 방생해 버렸습니다.(그 당시에는 잡은고기는 거히가 매운탕 감으로 가지고 왔었습니다)
지금에야 생각 하니까 실소를 금치 못하고 웃스운 이야기 이며 한편으로는 바보들의 행진 같지만 한편으로는 잊을수 없는 낚시터의 추억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때 그 쌍둥이 친구와 이발소 형님들은 살아 계시는지 안부가 궁굼합니다.
두서없는 긴글 끝까지 인내심으로 읽어주심 조우님들에게 감사드리며 조금은 미숙한 문장과 맟춤법 띄어쓰기의 부족함은 이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사진은 필자가 찍은 합천 보조댐 풍경을 한점올립니다.
사체를 보고도 다른데로 밀어 놓을수
있었겠지요.
통행금지 와 사체 이야기에
오랜 세월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릴때 학교가기전 동내형들과 내당동서
동촌까지따라같다가 파출소서 엄마만난기억이 납니다. 엄니는 침산동서 동촌에 빨래하러
다녔다 카는데 ,,,
아련한 추억이 생각납니다.
잉어낚시 참 많이들 했죠
대구리들도 많았고요
수영을 참많이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