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간 글을 쓰지 못하다가 이제서 다시 써봅니다.
댓글중에는 동네와 가까운곳에 거주하시는 회원분도 계시니 왠지모를 반가움이 생기네요.
조행기를 적다보니 이전의 글보다 더 어릴적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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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여름방학이 지나고 아직은 뜨거웠던 9월이었습니다. 저희때도 토요일은 학교를 가는 날이었기에
학교를 마치고 친구와 항상가던 정출지(?)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다음날 예정된 저희 초딩들의 정출때문이었지요. 일종의 답사였습니다. 인원은 저를 포함하여
4~5명이었던걸로 기억하네요.
친구들과 걸어서, 자전거가 있는 친구는 같이간다고 끌고가고 집에 갔다온다고 한 친구는 갔다가 버스를 타고
장소로 향합니다. 지금 그 장소에 가보면 낚시인이 많이 있지는 않습니다. 시간의 흐름에따라 수심이 얕아지고 지형도
바뀌면서 낚시여건이 그 때와 달리 좋지는 않거든요. 그 당시에는 평일에도 드문드문 조사님이 계실정도로
낚시의 여건이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아무튼,
친구들과 도착해서 이리저리 살피던중에 친구중에 한명이 멍텅구리바늘을 하나 줍습니다. 멍텅구리 아시죠?
솔방울같은 납추에 바늘은 3개 또는 5개가 달린.....저희들은 지금말로 득템을해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때는 대낚시도 없었거니와 잘 할줄도 몰랐기에 물레방아낚시에 쓸수있는 물건이라 좋아했지요,
그것도 돈주고 사려면 거금 500원씩이나 들고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물레방아를 감을때는 굉장히 신속히.......)
그래서 그걸 들고 달랑거리면서 구경하는데 다른친구는 낚싯줄을 득템합니다. 길이도 어느정도 되는...
새거는 아니구요, 대낚시하시는 분이 흘리고 가신듯 했습니다. 그때 저희는!
그래 이걸로 낚시를 해보자. 라는 생각을.....그리고 마침 누군가는 쓰고 두고간 떡밥을 발견합니다.
이건 마치 저희에게 완벽한 답사를 허락하는 하늘의 뜻이 아니었을지...그런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레방아 낚시만 하던 저희에게는 찌의 역할을 하는 방울이 없었습니다. 방울을 찾아보려 했지만 도통
나오지 않기에 고민을 하던중 제 머리에 드는 생각.
아까 낚싯대가 부러져서 파편이 이리저리 널렸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것을 주워와서 우리손 뼘이상으로 자른뒤....
윗부분만 반으로 쪼갭니다. 땅에 꽂아두니 나름탄력도 있어서 입질파악도 될것같구요. 떡밥을 대충 뭉쳐서
한친구는 낚싯줄 끝을잡고 다른친구가 던집니다. 어린아이 힘이 좋지도 않지만 그래도 10미터 이상을 날아서 퐁당.
남은 줄의 끝에는 나뭇가지를 묶어서 낚싯대 파편의 쪼개진 부위에 걸어줍니다. 참 조악하지만
나름 원리가 있는, 구색은 갖춘 물레방아낚시가 되었네요. 해놓고서도 이모습에 저희들은 어이가 없기도 하고
신기해서 그저 웃었습니다. 속칭 '공짜낚시'라고 명명하기로 하구요.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방울이 없어서 다같이 낚싯대 쪼가리만 봐야합니다. 다같이 보고있는데
흔들거립니다. 톡톡 치는가 싶더니 주~욱 구부러집니다. 저희는 어??어~~!!! 하면서
줄을 당깁니다. 움직임이 있습니다. 어린마음에는 묵직하게 느꼈겠지요...이리갔다 저리갔다....줄만당기려니
쉽지않네요. 그래도 큰고기가 아닌지라 오랫동안 힘겨루기는 하지않았구요. 잡아보니 제기억에
약 20센티 정도되는 누치.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름 조력이 있는 제가봐도 신기했습니다. 이런장비로도 고기가 낚이는게....
친구중에 너무 신기해하는 친구가 가져가고 싶다고 합니다. 근데 비닐도 없고...주변에 통도 없고....
그래서 페트병하나를 주워와서 친구가 칼로 자르네요. 결국 조심조심 가져갔습니다. 지금보면
참 별거없는 고기인데 그 한마리가 친구들과 제게 좋은 추억을 주었네요.
그 녀석들중에 한 녀석하고만 연락이 되는데......다른친구들은 어떻게 지낼지 참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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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없는 글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그중에 기다리셨던 분이 계셔서
해명을 할까 합니다.
지난 국군의 날에 득남을 하였습니다. 건강한 사내로요. 그래서 질문란에 父子낚시를 올리기도 했지요.
언제가 그 녀석과 낚시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이트에서 조행기와 사진을 보며 힐링을 합니다.
그중에 자제분들과 낚시를 하시고 계신 장면을 보면 부럽기도 하구요. 많이....
이제 육아에 전념하면 한동안 낚시는 못하겠지만 여기서 눈으로라도 즐겨야 겠습니다.
아내가 맨날 붕어한테 떡밥, 지렁이만 준다고 기부왕이랬는데....이제는 기부왕에 기부왕'자'가 될런지....ㅎㅎ
감사합니다.
기부왕'자'.......
대교다리소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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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리고 순수할때 하고픈 낚시의 부산물을 주워 서로가 조합해 미흡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조과로 즐거워 했을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그리고 왕자님의 표정을 보니 꿈속에서 월척이라도 낚은듯 보입니다.
득남을 축하 합니다..
잘생겼네요
귀여운 애기 사진까지 올려주시니
애기처럼 저도 저절로 웃고 있습니다.
득남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저는 아들만 둘인데, 그놈들 갓난아기 시절이
생각나네요.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참 무상합니다.
잘 키우세요.
먼 훗날 이 애기가 굵은 목소리로,''아빠. 낚시 가시죠. 괜찮은 낚시터 예약 해놨습니다'' 하고 말하는 날이 올겁니다.
아기가 이쁘네요..
득남을 축하드립니다....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은 나의 아이 입니다. 또한 최고의 행복도 나의 아이 입니다.
건강하게 기르십시요.
당분간 낚시는 뒤로 미루고 이쁘고 건강하게 잘 키우세요~^^
축하드리며 잘키우셔요
요즘은 특별히 아이가 귀한 세상이 되었네요.
건강하게 자라주길 기원합니다.
눈이 참 이쁩니다.
씩씩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우선 득남 축하드립니다.
몇년 뒤엔 아들이랑 동출 하겠군요.
그리고 옛 얘기도 재밌게 읽었구요.
두손잡고 같이 물가 낚시터 가는날 멀지 않았군요.
시간이 빨리 옵니다.
저도 지금 7살 아들 녀석이 있는데..내년부터 같이 낚시 다녀볼까 합니다.
무럭 자라서 아들과 동출할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께요
역시나 논산이 맞군요, 반갑네요.
저도 20여년전 논산에서 그렇게 낚시에 미쳐있던
소년이었기때문에 더 반갑네요.
지금 탑정호 생태공원자리가 수로일때 낮엔붕어,
밤엔 동자개낚시를 새벽까지하고 다음날 또 반복했죠.
그때가 낚시인생 가장 행복했던 시절같습니다.
논산 계시면 동출 함 하시죠, 기타도 좀 가르쳐 주시고,기타선생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