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 균형있는 게시판 사용을 위해 1일 1회로 게시물 건수를 제한합니다.

대나무 낚시대 9부

홍식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예상치 못했다는듯 나를 발견하고는 조금은 놀란 표정으로 서있는다. - 이홍식! 내친구 삥뜯었다며? - - 뭐? 이홍식? 이자식봐라..내가 니 친구냐? - 내가 대뜸 반말을 하니 몹시 기분이 나쁜것 같다 - 어이..이홍식! 시끄럽고...얼른 내 친구꺼 시계나 돌려줘..그럼 봐주께...- 그의 심사를 뒤틀어 보려고 일부러 과장된 말투로 약을 올렸다 - 이런...씨..이....- 약간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고, 벌레씹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 존말할때 시계 내놓고 꺼져주세요..- 약을 올리는 듯한 말투와, 비장한 표정, 강한 어조로 다가가며 그를 다그쳤다. - 이색끼가...네가 ...왜... 남의일에 참견이냐? - - 남의 일이 아니라 내친구 일이야...그리고...나하고 볼일도 남아있지 아마? - 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르는게 눈에 보였다. 내 의도대로 흥분한것 같기도 했다. - 나 단단히 벼르고 왔으니까..조심해..- 그에게 경고성 멘트를 했다. 실제로도 내 마음은 그랬다. 상길이가 없는 자리에서의 홍식이는 두려운 상대가 아니다. 약간은 운이 따라 주었기도 했지만 중학교 1학년때 이미 그를 깬적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제대로 한판 붙어볼 생각을 진작부터 가지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꽤나 여러번 생각 했었던 일이고, 단단히 벼르고 있던 일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나는 그에게 청산해야할 빚이 있다. 홍식이는 시계를 돌려 주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아니...시계를 돌려 줄타이밍을 놓쳤다는게 더 정확할 것이다. 순순히 돌려준다는 자체가 굴복을 의미 하는것이며 ,자존심을 버려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는 쉽게 돌려주지 못할것이다. - 졸라 터지고 줄래..그냥줄래? - - 이런 ,,씨....디질라구...가져가봐 색갸..- 기죽지 않으려고 강한 어조로 허세를 떨고는 있지만 그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천천히...그러나 신중하게 그에게 다가갔다. 싸움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기선제압이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빵이다... 얼만큼 효과적인 선빵을 날리는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아주 많다. 홍식이는 싸움을 좀 해본 아이였다. 그역시 선빵의 중요성을 잘 아는듯 했다. 내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다리를 실룩거려 견제를 했고, 바로 선제공격이 들어왔다. 앞발을 들어 내 가슴쪽으로 내질렀다 뒤로 살짝 물러나며 피했다. 바로 이어서 강하게 날아오는 그의 주먹... 그러나 그것은 정확하지 않았으며, 움직이는 목표물에 도달 하기에는 턱없이 느리기도 했다. 기본기 없이 무턱대고 휘둘러대는 주먹에는 정확성과 스피드가 떨어진다. 동네 골목에서 약한 아이들을 상대할때는 이런것이 위협이 될수도 있고 통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몇년동안 이런 주먹들을 많이 접해왔다 물론 글러브를 착용한 링위에서 였지만,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런 주먹들을 경험했다 기세와 욕심 만으로는 정교하고 강한 타격을 할수 없다. 더군다나 그는 이미 잔뜩 약이올라 조금은 흥분된 상태이다 선빵을 날려야 한다는 생각에 두어차례 강하게 휘두르는 그의 주먹이 얼굴앞을 스치고 지나가며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는 했지만 허리와 무릎을 움직여 살짝살짝 피했다. 정확하게 맞지만 않는다면 큰 부담이 될만한 위협적인것은 아니었다. 상대방의 몸동작을 잘 읽으면 어떤 공격이 들어올지 예측을 할수 있다. 그런것을 훈련 하는것이 권투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난 그것을 잘알고 있다. 홍식이와 거의 동시에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내가 더 빨랐다. 그리고 더 정확했다. - 퍽...!- 홍식이가 휘두른 주먹은 내 어깨에 와서 다았고, 내 주먹은 그의 안면에 정확히 걸렷다. 손목과 팔목,,그리고 어깨에 전해지는 좋은느낌....손맛이다.... 정확한 한방에 그의 다리가 순간적으로 휘청 거리는걸 보았다 그는 충격을 받았지만, 본능적으로 나를 향해 팔을 휘저어댔다. 그러나 그 또한 너무나 느렸고 내 시야에 들어왔다 몸을 좌우로 흔들며 상체를 젖혀 피함과 동시에, 체중이 실린 왼손과 오른손 훅이 둥그런 궤적을 그리며 그에게 연속으로 날아갔다 퍽...! ...팍..! 이것 역시 정확하게 그의 오른쪽 턱과 왼쪽 관자놀이에 가서 다았다 - ! ! ! ! ! ! - 홍식이의 몸이 잠시 비틀거리나 싶더니 고목나무 쓰러 지듯이 꼿꼿이 선채로 넘어갔다. 앞으로 넘어질때 촛점을 잃은 그의 눈을 보았으며 그의눈에서 날카로움 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다. 딱 세방.... 승패를 가르는데 필요한 시간은 채 2분이 걸리지 않았으며.... 더 이상은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눈을 돌려 홍식이 옆쪽에 서있던 그의 일행을 매섭게 노려봤다...ㅇ -어 ,,,,,어,,,-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손에 꽉 쥐고있던 태환이의 회수권을 땅바닥에 툭 던져놓고는,서서히 뒷걸음질 치다가 후다닥 거리며 줄행랑을 친다. 바닥에 엎어져 꿈틀 거리고 있는 홍식이를 담벼락에 기대어 앉혔다. 그리고는 팔목에 차고있던 태환이의 카시오 전자시계를 풀렀다. - 이홍식...상길이한테 가서 또 일러라잉..알았지? - 촛점잃은 멍한 눈...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양팔을 길게 늘어트리고 무표정하게 앞을 가만히 응시하는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상길이를 따라다니며 오른팔이 되어 골목길을 활개를 치던 그.... - 다시는 내앞에 나타나지마...- 상길이만 믿고, 그의 옆에서 앞잡이 노릇을 하고, 동네 아이들에게 공포의 대상 이엇던 그... 나에게 무자비한 발길질과 주먹질을 하였고, 학교주변 뒷골목을 누비며 다니던... 그런 홍식이는 거기에 없었다. - 시원한 바람을 맞고싶어...- - 바람? - - 응,저 산에 올라가 보고싶어- 일요일 오후시간이 된지 한참이나 지나서 지정이가 나를 찾아왔다 우리가 자주 다니는 약수터가 있는 성주산을 가리키며 그곳을 가고싶다고한다,. - 왜 갑자기 산에 가고싶어?- - 몰라...그냥 답답하고...- 나는 어차피 일요일은 지정이를 위해서 보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다... 조금 늦은 오후이긴 했지만 작은 돗자리와 음료수를 챙겨서 약수터 넘어 성주산으로 향했다. 뜬금없이 산에 가보고 싶다니.... 우리는 시간이 날때마다 성주산 중턱의 약수터에 왔었다, 산책겸,운동겸 데이트 하기에 안성 맟춤인 곳이었고, 저녁에 데이트 할때에 밖으로 나오자면 부모님 눈치가 보였는데 약수터에 물뜨러 간다고 하면 쉽게 외출을 허락해 주시곤 하였다. 그럴싸한 핑계가 되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야간데이트를 많이 했다 조명도 충분했고 오가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다지 위험한곳도 아니었다. 약수터 윗쪽의 산쪽으로는 별로 올라와 본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산을 가보고 싶다하니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셨고 옆에 나있는 좁은 등산로를 따라 한참 걸었다. 누가 이렇게 길을 만들어 놓았는지 가파른 경사면이 나타날 때마다 굵은 나무기둥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층층이 흙을 다져놓아서 산에 올라가기 아주 수월했다, 마을 아랫쪽에서 볼때는 아주 자그마한 동산인줄 알았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제법 가파른 경사도 있고 험한길도 군데군데 있어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않될 그런 길도 있었다. 힘이 들어 그런건지, 평소같으면 재잘재잘 시끄럽게 떠들어 댔을 그녀지만 오늘은 왠지 조용하다... 표정도 평소와는 다른것 같기도 하고... 학교 다니기가 힘이 들어서 그런가? 그녀가 다니는 학교는 서울에 있다 능동 어린이 대공원 후문쪽에 있는 선화예고... 그곳까지 전철을 타고 한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매일 통학을 해왔다. 이곳 부천과 서울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인듯 하지만 그녀의 학교는 여기에서 보자면 서울에서도 완전 반대편쪽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에오면 언제나 깜깜한 밤이었고, 통학 하기에는 제법 먼 길이다.. 그런 생활을 벌써 6개월넘게 하고 있으니 학교생활 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녀가 왠지 불쌍하다는 생각이든다. 한참만에 도착한 정상부근에서 아랫쪽을 내려다 보며 거친숨을 내쉬었다.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고 조금은 밝아진 표정의 그녀가 바람을 느낀다... 한동안 말없이 가만히 서있었다. 휴일 인데도 이곳 등산로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가끔씩 가족단위의 등산객과 나이드신 할아버지들이 오고가고 있을 뿐이었다. - 언젠가 이곳에 꼭 와보고 싶었어..- - 그럼 나한테 이야기 하지 그랬어? - 나는 그녀가 산에 와보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나와 여행을 다니는건 몹시나 좋아라 했지만, 가보고 싶은 산이 지척인데 왜 여지껏 이리로 오자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늘 약수터 까지만 왔었다. 조금만 더 올라오면 이렇게 상쾌하고 시원한곳이 있었는데도... 한참을 그렇게 서서 숨을 고르고 땀을 식히고 있었다. 살랑살랑 바람이 피부에 와닿는 촉감을 느끼며,지정이가 산을 찾는 이유를 헤아려 보았다. - 나..학교가기 싫어....공부도 하기 싫고..- 산정상의 약간 아랫쪽 소나무그늘 밑에 돗자리를 깔고 음료수를 땄을때 지정이가 침묵을 깨며 말했다 - 뭐? - 나는 귀를 의심하며 그녀를 바라봤다. - 다..싫어... - - 그게 무슨소리야... 너답지 않게...왜 갑자기 그런,,,,-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 나 어쩌면 영주하고 같이 서울 큰이모 댁으로 갈것같아...- 쿵...! 내 심장이 내려 앉는 소리를 들었다. - 뭐...뭐라고? 서울? - - 응....유독,너하고 가깝게 지내는거,,,부모님이 신경 많이쓰시는거 같아....한참 공부해야 할 시기에 남자나 만나고 다닌다고.....오로지 공부, 공부, 공부...!- 약간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흥분하고 있었다. - 큰 이모댁에서 학교 다니래...- 드디어 올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지정이를 만나면서 불안한 생각을 했었다. 우리는 이삼일이 멀다하고 만났으며, 어떨땐 저녁 늦게까지 귀가를 하지 않았으니 그녀의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못마땅한 것이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이러다가 야단 맞는건 아닐까? 못만나게 하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 그녀 부모님의 속마음을 전해들으니 정곡을 찔린듯이 한쪽 가슴이 아려온다, 내가혹시 짐이 되는건 아닐까? 그녀의 진로에 방해가 되는건 아닐까? 이러한 생각도 않해본건 아니지만 나는 하루라도 그녀를 보지않고는 견딜수가 없다. 만나면 특별히 할일도 없었지만,일주일에 두어번 만나는 것도 나에겐 부족했고, 같이있다가 헤어질때면 벌써 그녀가 보고싶었다 어쩌다가 우리의 만남은 일상이 되어있었다. 그녀도 늘 내가 보고싶다고 했다 국민학교나 중학교 다닐때는 주위의 분위기를 살필 필요없이 아무렇지도 않은듯 편하게 만날수 있었으나 열일곱 살의 우리에겐 주변의 시선도 신경써야 했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는 시기라는,,, 어른들의 말을 수없이 들어왔으며, 나 스스로도 어른들의 그말뜻을 조금은 이해했으며 아주 중요한 시기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은 나에겐 다소 충격이었다. 서울...... 우리가 사는 부천에선 그리 먼거리는 아니지만 자주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며 머릿속이 정리되질 않았다 부모님들이 그렇게 신경을 쓰신다면,어쩌면 그녀와 헤어져 지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그녀를 보지않고 온전히 잘 지낼수 있을까? 일상의 변화없이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그렇게 지낼수 있을까? 그럴 자신이 없었다. - 그거...완전히 결정이 난거야? - - 아마도....부모님은 결심하신것 같아...- 지정이는 시선을 약수터 쪽으로 돌렸다. 조금 쓸쓸해 보였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 머리가 뭐에 맞은것처럼 띵하기도 하고 혼란 스럽기까지 했다. - 우리 가출할까? - 충격적인 그녀의 말이 연속으로 이어져 나왔다. - 뭐...뭐라구...참나...왜 그런말을 하고그래..너답지 않게..- - 나,,,,,정말이야,,,농담이 아니라...- 그녀는 진심인것 같았다.. 결의에 찬 흔들림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만 동의를 해준다면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내가 무슨말을 할수 있을까? 어떤말을 해주어야 할까? - 너...그런 생각하면 않돼...-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고작..... - 왜 않되는데, 우리사이가 멀어질지도 모르는데..- 금방 울음을 터트릴것 같은 그런 눈으로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따지듯이 말한다.. - 참나.....멀어지긴..?.주말마다 만나면 되잖아..- - 부모님하고 큰이모네서 그렇게 호락호락 만나게 해줄것 같아? 그럴것 같았으면 서울로 보내지도 않지...- - ,,,,,,,,,,,,,- 나는 갑자기 할말이 없어졌다. 그녀의 말이 맞다.. 사실, 어찌보면 나를 떼어내려고 서울로 보내는 것일텐데.... 아무말 없이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었다. 나와 함께하는 가출을 생각하고 있었다니...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 그녀가 나는 놀랍기만 했다. 국민학교때 부터 그녀는 공부도 잘했고, 선생님들로 부터 칭찬을 많이받는 모범생 이었으며 부모님 말씀도 잘듣는 착한 아이였다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서 원하지 않는 학교에 들어갔고,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착한 딸인척, 열심히 공부하는척 하는것도 너무 힘들다고도 했다. 그녀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수 있을까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정말 도망이라도 가버릴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건....않된다.... - 바람이 차가워, 이젠 내려가자..- 한참을 아무말 없이 있다가 시무룩한 그녀를 달래고 다독이며 손을 잡아끌었다. 어느새 사방은 어두워져 있엇다. - 비가 올것같아..- 나는 하늘을 우러르며 나지막히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하늘에 시커먼 먹장구름이 가득 밀려오고 있었다. 환한 보름달에 빛을 빼앗겻던 별들이 잠시 어둠을 틈타 반짝이는가 싶더니 이내 구름속으로 사라졌다. 어두운 밤에 내려오는 산길은 조심스러웠고 어려웠다. 한참을 내려왔을때 그녀의 손이 오들거리며 긴장감이 느껴졌다... - 나 ..추워...- 약수터 불빛이 보이는데 까지 거의 왔을때 그녀의 몸이 약간 떨고 있었다. 모자가 달린 점퍼를 벗어 덮어주고는 살짜기 안아주었다. 그녀가 나의품에 들어왔다 - 아...따듯해...이렇게 잠시만 있어줘..- 내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가는숨을 쉬고있다.. 가엾은 아이.....이렇게 약한 아이인데....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가을 밤바람이 제법찼다.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잠시 얼굴을 내밀었다가 다시 사라졌다. 약수터를 지나니 가로등 불빛이 뜸해지며 어두워 졌다. 인적이 뜸한 야산길이라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 어둠만 지나가면 극동맨션 불빛이 보일것이다. 하지만 그 어두움을 막 넘어서는 순간, 지정이가 발걸음을 멈춰섰다. - 누....누구세요? - 그때나는 어둠 속에서 불쑥 나타난 어두운 그림자를 보았다. 마치 그림자는 오랫동안 젖은 풀섭에 누워 있다가 일어난 것처럼 축축해 보였다. 그림자는 하나가 아니었다. 하나, 둘, 셋,,,,,,,모두 다섯명 이었다 나는 컥, 숨을 멈추고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 이게 누구야? - 어둠 속에서 귀에익은 목소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누구였더라...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정이가 잔뜩 몸을 웅크린 채 뒷걸음질 쳤다. 물러서는 그녀를 등뒤로 숨기며 나는 앞으로 나섰다 아...그때서야 나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았다. 내 머릿속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고 나를 괴롭히던...악몽의 주인공.... 나에게 무차별적인 발길질을 해대던...그... 그의 얼굴을 떠올렸을때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가고 있음을 알았다. 길을 막아섰던 그림자 중의 하나가 불쑥 앞으로 튀어나왔다. 짐작대로 그는 상길이였다, 그리고 그의 뒤에 어두운 표정으로 서있는 홍식이까지... 상길이의 손엔 소줏병처럼 보이는 물건이 담긴 비닐봉지가 쥐어져 있었다. - 왜 그래요? - 나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엇다, 그가 한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몸에선 역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 요즘 지정이가 다 익었다길래,,,킬킬 - 지정이를 힐끔 힐끔 바라보는 눈길이 음흉했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꿈이기를 바랬지만 지금 이상황은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었고, 한치앞을 예측할수 없는 위기의 상황이었다 아랫쪽을 살펴보았다... 불빛이 있는곳까지 뛰어간다면,,,,지정이가 뛰어줄수만 있다면,,,, 등뒤에 숨어 바르르 떨고있는 지정이의 손을 꽉 쥐었고, 여차하면 불빛이 있는 곳까지 뛰어가야 한다. 상길이는 나를 험악하게 노려보았고 숨을 쉴때마다 그의 입에선 쉰냄새가 났다. 나는 눈을 부릅뜬채, 그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처음이었다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것은..... - 얘들아, 이쇄끼 눈에 힘주는것좀 봐라,,,킬킬 - 어둠속에서도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름끼치도록 음산한 웃음소리였다. 온몸에 돌기가 돋았지만 나는 강인하게 보이려고 애썼다. 내가 만약 이대로 물러선다면, 저들이 위협에 기가 눌려 물러선다면...... 그건 상상하기도 싫었다. - 비겁하게 이러지 말고 그냥 보내주세요....- - 어린 쌕기가 간뎅이가 부었구만....야, 이자식 입좀 다물게 해줘라..- 멈칫거리던 홍식이가 앞으로 나섰고,그의 일행들도 나를 조여왔다. 위기속에 지정이의 눈을 바라보았고 작은소리로 "도망가" 라고 말하며 그녀의 등을 살짝 밀었다. 그러나 채 몇발짝 가기도 전에 홍식이의 손에 지정이가 붙잡혔다. - 그냥 보내주세요,,,제발..- 그녀가 애원을 했지만 그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빠른 몸놀림으로 뒤돌아서서 지정이를 잡고있는 홍식이에게 주먹을 날렸다, 내가 휘두른 빠른 주먹은 그의 안면에 적중되었다 - 으아...- 홍식이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코를 부여잡고 주저 앉았다, 서너개의 그림자들이 내 몸을 조여온 것은 아주 순식간이었다 누군가의 주먹이 내눈앞을 스쳤고, 가까스로 피하며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이것역시 강하고 정확하게 그의 턱에 꼿혔고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손맛이다... 충격이 있었던지 잠시 주춤하던 그는...바로 상길이였다. - 어쭈 이쇄끼봐라? - 아랫턱을 쓰다듬으며 비닐봉지를 옆에 내려놓는다 .. - 비겁하게 여럿이 덤비지 말고, 한놈씩 나와...붙어주께...- 조금씩 뒷걸음질치며 권투자세를 취했다, - 권투도장에 다닌다더니,,좀 늘었네...쇄끼..- - 자신있으면 맞짱떠..시발..죽기아니면 살기야,,이젠...- 나는 이판사판 이었다. 식식거리며 거친말로 상길이에게 도발을 했다 그를 포함한 다섯명과 싸운다면 결과는 뻔했다 나는 박살이 날것이고 지정이는 험한짓을 당할것이다. - 왜? 자신없냐? 자신 없으면 다섯놈 다 덤벼,,씨,,,,- 이렇게 세게 나가는 것은 은근히 그의 자존심을 건드려 일대일 대결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홍식이가 길바닥에서 몽둥이를 집어들었다. 이제 곧 나에게 휘두르며 다가올것이다.. 예상대로,,,, 다른 그림자들과 함께 나를 압박하며 다가온다.. 긴장감은 극에 달해 심장은 두근거렷고 피할길은 없어보였다. - 야...너희들 비켜...!- 그 목소리는 상길이였다, 살짝 눈치를 보던 홍식이와 일행들이 머뭇 거렸다. - 철이...쇄끼, 많이컷네 주먹이 제법 매워....킬킬킬 - 상길이는 꺾어 신었던 뾰족구두를 바로 신은후 일행들을 물리며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 싸움에서는 말야, 급소를 정확히 가격해야 쪽을 못쓰게 만드는 거라구..킬킬 - - 이젠 그렇게 만만치 않을거야 아마...- 가드를 잔뜩 올리고 그를 노려보았다. 역시 상길이의 압박은 다른 아이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가드를 올리지 않고 있는데도 주먹을 뻗을 타이밍을 잡을수가 없다. 기회를 보고 있다가 빠른 펀치를 날려보았지만 그는 너무 민첩했다 나의 주먹을 고개만 살짝 움직여 피하면서 그틈을 이용해 날카로운 주먹을 날렸다. 나의 안면에 다았지만 움직이면서 맞은 주먹이라 충격은 없었다, 그러나 위협적이고 빠른 주먹이었다 바로 이어서 그의 주먹이 빠르게 날아왔고,가드를 하여 막았냈지만 다른쪽에서 다가오는 주먹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나의 턱에 충격을 주었고 사라져가는 그것을 따라 나의 주먹도 나갔다, 컥,,,,소리와 함께 상길이의 아랫턱에 걸렷다, 그는 충격을 받은듯... 그러나 잠시 멈칫햇을뿐 아랑곳 하지않고 날린 무겁고 날카로운 그의 구둣발이 내 목에 꽂혔다,. 아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하마터면 넘어질뻔 했지만 겨우 중심을 잡았다. 다시 발길질이 날라왔으며 한쪽 손으로 그걸 막아내고 비어있는 그의 안면에 정타를 날렸다. 묵직한 손맛.... 그 둔한 느낌을 손에서 털어내기도 전에 한번더 주먹을 날렷다. 그러나 그주먹은 허공을 휘저었다. 그때 옆에서 그림자 하나가 나를 향해 오는걸 느꼈다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소줏병을 보았다. 눈을 뜨고 있을때, 그병은 내 머리에 닿았다. 퍽,,,,,! 이마를 덮어오는 소주냄새, 그리고 차가운 습기가 내 얼굴을 적셔가고 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느낌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10부로 갑니다...

앗싸일빠 복날인데 삼계탕은드솃는지요 댓글달고일그러가요
10부라 정확한 타이밍에 넘어가는 구나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하겠군요

잼난 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기절하면 안되는데 10부 기달립니다.
읽다보니 재미는 있는데요,
실화라면 왠지 주인공이 너무 조숙한거아닌가요,
국민학생때부터 연애질할줄알고
9부때는 고1학년쯤인데,
동네 깡패들과 싸울줄 알고
부모님들 걱정 많이 시킨것 아닌가요,,
그리고 마지막에 대 반전으로 개꿈얘기는 아닌지,,ㅎㅎ
마다이님 오늘도 역시나 재밌게 잘 읽엇습니다

실화를 가미한 소설,,,,

빠른 전개,,,,

머리에 쥐났을겁니다

참고사항은 저는 연애는 눈을 늦게떠서 중3때 첫 미팅(?)을 해봤지만

고향이 맨 주먹질만 하던곳이라 중2때부터 깡패세이들과 싸우고 다녔습니다

주인공 처럼 6:1로도 싸워봤구요,,,,

그래선지 많은 공감을 하며 읽고있습니다

10부 기다립니다 ^^&
기대를 저버리지않는 긴장감의 연속,,,
감사히 잘보고 갑니다,,,
마다이님 잼있어요..
우중충한 날씨에 기분전환 이네요.
매부마다 읽으면서 느끼지만
끼포인트에 잘라 버리시는 마다이님의 쎈스
너무 얄미버요..
미버할꺼에요...
오늘도 추천 꾹~~~~~~~~~~~
항상 마다이님의 글을 읽을때면 오른쪽에 스크롤바를 자꾸 보는 이유가 뭘까요? ㅎㅎㅎ
자꾸 스크롤바가 내려 올때 마다 아쉬움이 너무 남습니다.
10부 기다려 봅니다.
너무 너무 재미 있게 보고 갑니다 ^^
기다리던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또다시 10부를 기다리며 월척문을 두드리겠습니다. 꾸벅!
잘 읽고 갑니다.

아~ 또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나............
마다이님
덕분에 추억의조행기 매일 같이 들여다 봅니다.
대나무 낚시대 9부
나도 모르게 지정이가 걱정이 되네요.
그 걱정 오래 가지 않게 해 주세요.
10부가 기다려지네요
잘 읽고 갑니다
겁나 흥미진진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10부가 올라왔네요
지정이한테 아무일도 없어야될텐데
잘보고갑니다 11부 빨리올려주세요^^
일주일 동안 매일 매일 기다렸습니다...ㅎㅎ
다음주에 기대 합니다.
지정씨가 걱정됩니다.
상길이넘하고는 악연이군요.
그 상길이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혹 결말에 같이 사이좋게 대물낚시 다니시는 것은 아닌지.
아따, 다음 편이 무척 기다려지네요. 1주일을 또 어떻게 기다리죠?
참 오래 기다렸씁니다,,중독이네요,,ㅎㅎ
마다이님 멋집니다,,ㅎ
어렵겠지만 해피 엔딩을 원하는게 독자들입니다,,,ㅎㅎ
아...이런제길....10부를 또 언제 기다리나...ㅠㅠ
고생하셨습니다^^
아~~~ 상길이!!! 만만치 않네요.
꼭 싸움 못 하는 것들이 다구빨이야~~
지정이 무사해야 할텐데...
10부 기대 할께요
으~ 지정이우째됐지..?????????
무지궁금... ㅎㅎㅎ늑대들...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마다이님 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요^^

잘보고 갑니다
읽다가
미치고 갑니다
나좀 살리주소....
번개머리님....삼계탕은 커녕 수박도 못먹고 밤까지 비맞으며 일햇답니다..ㅠ
신기루님....좀 야속하게 짤라먹어서 죄송..ㅋ
미끼머쓰꼬님...불쌍한 그녀 걱정되시죠? --
일동맨님...관심감사...^^
율포리님...그보다 더 어릴때도 알건 다 알았지 않았습니까? ㅋㅋ
모두 관심 감사드리고요
더운데 쉬엄쉬엄 일하세요..^^
무지막지 하시네요
재미있게보아네요
수고하십시요 또쓰실라면요.......
풍류님...저와 같은과 인듯 합니다..ㅋㅋ
사짜팀님...응원 덕분에 힘이 납니다..^^
토박이꾼님...너무 야속타 마세요ㅋㅋ, 다가오는 하루하루가 겁이날 정도의 스트레스 입니다..ㅠㅠ
잡고싶다님...짧은가요? 초반 5부까지보다 조금 늘린겁니다 이래뵈도..ㅋㅋ
한알님...자주자주 들러주시고요 응원 감사합니다..^^
마다이님 고맙습니다.

오랫동안 글을 않쓰다가 마다이님 글 보고 다시 습작하고 있네요.

재밋게 잘보고 있습니다.
부들과뗏장사이님....일주일은 금방갑니다.특히 저에게는.....^^
오름붕어님....지정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kdg님....며칠 기다리시는 여유가 필요합니다.....ㅎ
소스카님....지정이 아무일 없길 바래야죠....ㄳ
곽대장님....그토록 애타게 기다려 주시니 황송할따름입니다...^^

관심과 응원,추천 감사드립니다...^^
사립옹님.....상길이와 낚시출조라....ㅋㅋ
갈채님.....노력해 보겠습니다..^^
묵호사랑님....금방 갑니다 일주일...ㅎ
땡글동자님....상길이 만만찮죠...ㅠ
맹물감사님.....설마 지정이가 잘못되기를 바라시는건?? ㅎ

관심주신 분들께 일일이 감사를 표해야 하지만 피치못하게 몰아서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딱 결정적일 때 담 편....
손님을 땡길 줄 아시네요
긴장감으로 담편을 기대합니다
자기전혹시나하고 봤는데 역시나 입니다^^ 저도모르게 중독되가고 있습니다ㅠ
마다이님 스토커안하게 냅다 10부 부탁하입니더ㅋㅋ 안그럼 사생팬해빌랍니다ㅋㅋ
어제부터 올라올때가 됐는데~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역시...상길이의 압박보단..스코롤의 압박이 더 쎈듯..ㅋ;;
마다이님 덕에 요즘 삶의 활력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므찐 하루되세요 ^^
ㅎㅎ 잡고싶다님 공감합니다.

정신이 가물가물했던 그때 지정이가 아니었으면 큰봉변을 당했을것이다
지정이는 상길이에게 제안을했다.....

요로꼬롬 하실려구요 ㅋ 이번엔 뒷일이 상상이 잘안되는군요

10부가 정말 궁금하군요
마다이님 미워요 이카다 가을까지 가는거
아닙니까
오늘아침부터 더워요. 수고하세요
며칠을 내기다리며 언제올리실까 했는데 한눈 판사이에 한방 묵어버렸네요ㅡ
역쉬 기다리는 스릴이 있습니다ㅡ
에효 9부 읽었으니 한주 뭔 낚으로사나ㅠㅠㅠㅠ
그나저나 흉악한넘들손에 주인공과 지정씨가 무사해야 될낀데ㅡ
또 힘든한주 기다려 봅니다ㅡ
정신없이 읽다보면 끈나면 안되는데라는 말이 속으로 자꾸 되뇌여 지네요...

부럽습니다...지난시절이~!!!



또 한주 기달려 봅니다...
비맞은대나무님-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작은미소님-며칠만 참아주세요..^^
참붕어대물님-미치면 아니되오..ㅋ
장핑퐁님-늘 관심주심에 힘이납니다..^^
붕어우리님-님의글도 기대 많이하고 잇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더위먹지 않도록 몸 단디 챙기시고요..
즐낚하세요..^^
장군아님-제가 땡길줄 압니다..ㅋㅋ
신비붕어님- 무섭습니다 사생팬...ㅠ
품으로날아오르는붕님-관심감사합니다..
오리지날님-상상하지 마세요...ㅋㅋ 그런방법도 있긴 있네요..^^
지천님-늘 감사요..^^
봉식이님- 조금만 인내를 갖고 기다려 주시면....^^



2024 Mobile Wolch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