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쯤의 일로 기억됩니다.
제 가게의 옆 집 옆 집의 서사장과는 취미가 낚시라는 동질감으로 가까이 지내는 사이입니다.
조용한 시간에는 서로 오가며 낚시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출은 그리 많이 다니질 못했습니다. 서로 시간이 잘 맞지 않은 연유 때문이었습니다.
따로 낚시갈 때면 조과와 정보를 서로 주고 받기도 하고
큰 넘을 잡으면 전화로 약을 올리기도 하는 동네 낚시 친구이기도 합니다.
어느 봄 날, 서로의 시간이 비어 동출하기로 하였으나 장소 문제가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서사장은 낚시금지구역인 ○○못에 가서 손 맛을 보자 하였고
저는 마음 졸이며 낚시하는 것이 싫다고 하여, 결국은 따로 낚시를 가게 되었습니다.
따사한 봄 볕에 수초 사이로 드리운 찌는 곧 움직이리라 기대 하였지만
두어 시간동안 미동도 않은 채 요지부동이었고
양지 바른 곳에서 꾸벅꾸벅 조는 병아리 마냥 졸고 있었습니다.
"띠리리리리이~"
"남형, 입질 좀 있능교?"
"아뇨, 말뚝입니다."
"그라머 일로 오이소. 내 혼자 하는데 동네 사람들도 암말 안하구마."
갑자기 귀가 솔깃해지며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내 짐을 챙깁니다.
이동 거리도 10여분 정도고 심심찮게 입질도 들어온다는 서사장 말에 현혹되었죠.
그곳은 낚시꾼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 동네 분들이 낚시 금지를 시켰고
못 주위에 철조망까지 쳐 놓은 곳입니다. 하여 저는 가기를 꺼려 하였지만
유난히 넉살이 좋은 서사장은 괘념치 않고 몇 번 낚시를 하였고 재미를 본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서사장의 마법의 유혹에 걸린 것은 겨우내 손 맛에 굶주렸던 까닭이었을 겁니다.
봄바람은 상큼하게 콧등을 간질이고
봄빛은 잔잔한 물결에 온통 은빛 비늘로 펼쳐집니다.
겨우내 목말라 했던 찌 맛 손 맛이 벌써부터 전신을 적시고 있습니다.
세 대를 급하게 펴고 붕애 한마리 걸어 내고 있는데,
꺼덕꺼덕대며 지나가던 사람
"여는 낚시 금진데 와 낚시하능교?"
"고마 안하머 신고하이까 알아서 하이소...꺼~억."
시비조의 횡설수설 하는 폼이 낮술을 거나하게 드신 듯 합니다.
그리고는 저만치 걸어 가더니 전화기를 들고 자기 아내와 통화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온갖 쌍욕과 험한 소리를 저수지가 떠나갈 듯 퍼붓고 있습니다.
서사장과 저는 별 희한한 넘이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지만
개운치 않은 기분을 떨칠 수 없었지요. 연신 입질이 오고 있음에도
"서사장, 고마 가입시더."
"남형, 머 그까 그래요. 쪼매마 더 합시다."
조금 있으니 술취한 양반 다시 어슬렁 어슬렁 오더니
"신고 했으이께 맘대로 낚시하든지......"
"이 양반이 머라 카노!" 서사장이 화를 내며 인상을 '팍'씁니다.
"에이, 서사장 고마 참으소, 상대하지 마이소. 술 취한 양반인데..."
그 사람은 서사장의 인상에 금새 꼬리 내리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 납니다.
그런데 못 둑 입구에 경찰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설마 신고 받고 오는 것은 아니겠지 하고, 찝찝한 마음에 대를 걷으려고 폼을 잡습니다.
웬걸, 경찰차는 우리 쪽으로 와서는 차를 세웁니다.
'이런 우라질리아......'
"신고 받고 왔습니다. 이곳은 낚시금지 구역입니다."
"경찰 아제, 잠깐 바람 쐴 겸 낚시 왔고 금방 갈낍니더."
"술 취한 양반이 술김에 신고한 것 같으니 함 봐 주이소."
"이미 신고 접수된 건이니 저희도 어찌 못합니다. 어쩔 수 없으니 싼 걸로 해결합시다."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과태료 끊기 위해 두 사람 주민등록증 보여 달라 합니다.
"경찰 아제 내꺼로 끊으소." 서사장이 나서며 말합니다.
아, 그런데 서사장의 주민등록증을 슬쩍 보니까, 이런 저하고 갑장이네요.
장성한 딸아이가 있어 저보다 많은 것 같기도 하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저와 비슷한 또래려니 생각을 했었죠.
정확한 나이를 몰랐고 나이를 서로 물어 보기가 어색했던지라
그냥 친하게 지내는 동네 낚시 친구로만 여겼었죠.
"어, 서사장 내하고 동갑이네요."
"어, 그래요, 하 하 하 하 ~……"
서사장은 자기가 나를 꼬드겼으니 과태료 2만원을 내겠다고 하네요.
"서사장 나도 공범인데 그러지말고 반반 냅시다."
"그라고 우리 동갑인데 앞으로 말 틉시다."
"됐나?... 됐다!"
독수리 쪼매 쉬었다 다시 파닥파닥 날겠습니다.^^
도둑 낚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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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신 분들이 노는 건 애들 같아요 .ㅎㅎㅎ 죄송.
입가에 웃음을 잔뜩 머금습니다.
다음편 기다립니다.
아님,신고 해뿌리까예~~**
아부지와함께님, 얼른 다음 편 올려주세요. 궁금해서 죽겠습니다.^^
십여년전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다덜 도둑낚시라 암말도 못하구.....ㅎㅎ
재미있는글 잘보았읍니다.
추억의 조행기도 계속 이어나가시길 바래봅니다.
독수리로 옮길라카머 얼매나 힘든지 아능교?ㅋㅋ
초안과 수정은 완료,옮기는 일만 남았는데,
오늘 퇴근 시간 어제에 이어 또 늦어 집니다.^^
하루에 원글 두 개 못올려요."미안해요"
도둑낚시2
기다립니다
마치 제가 그 현장에서 같이 있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재미 있습니다. ㅎㅎㅎ
갑장님하고 말 터고 나서 부터가 궁금해집니다...ㅎㅎ
2부 기대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
학수고대 합니더.
독수리여 날아라~~~~~~~~~~~~~~~`
봄날 저수지에 앉아 있는것 같습니다 ㅎㅎ
센스쟁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