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 서늘한 얘기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머리속에
아리송하게 남아있는 추억이 하나 있어서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약 10여년전쯤 여름 휴가를 맞이하여 충북 음성 산속에 위치한 자그마한 소류지로 독조를 했었습니다.
그 저수지는 진입로가 험하여 사륜구동이 아니면 진입하기가 까다로웠는데 특히 비가 오는 날엔 사륜차도 안심할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선지 평소에 낚시꾼이 거의 찾지않고
주변이 온통 정글 분위기가 나는 소류지였습니다.
당시 혼자 그곳을 찾은 이유는....
그해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하룻저녁에
사짜 두수를 포함하여 10여수를 한 곳이었기에
그 추억에 이끌려서 찾았을 겁니다.
저수지에 도착하니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수지 상류쪽에 주차를 하고 수풀을 헤치며
반대편 산 밑으로 진입하는데 한여름의 습도때문에
땀을 비오듯 흘렸습니다.
날씨는 비가 오락가락하며 저기압이 아주 낮게 깔려
숨이 컥컥막히는 그런 날씨였죠.
포인트에 도착하여 우거진 잡목들을 제거하는데
주변에서 사체가 썪어서 부패되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냄새의 근원지를 추적하여보니 제가 포인트한 곳에서 3~4미터 뒤에 무언가를 묻은 곳이 살짝 보이더군요.
나즈막하게 흙으로 덮은 봉분같은것이 보였는데
미쳐 흙으로 다 덮지 못한건지 아니면 폭우로 흙이 흘러 내린건지 알수는 없지만 일부 살짝 노출된 곳 사이로 구더기들이 바글거리는게 보입니다.
기분이 더러운 느낌은 있었지만 사짜붕어 욕심으로
별생각 안하고 하룻밤을 보내기로 해봅니다.
대를 깔고 얼마후 간간히 올라오는 준척급의 붕어...
밤이 되자 기다렸다는듯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참 희안하죠.
이런날은 이상하게 마음이 푸근해지고 아련해지는
저만에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이런 느낌은 어릴적 학교갔다 오는길에 비를 쫄딱맞고 집에와서 씻고 마루에 걸터앉아 비오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포근함을 느끼던 감정과 비슷했습니다.
그런 편안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대낮에 흘린 비지땀 때문인지 문뜩 잠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꿈에 안보이시던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나타나셔서 무서운 얼굴로 저를 꾸짖으시더군요.
남의 집에서 뭐하냐고 막 꾸짖으시는데 꿈속이지만
엄청 무섭더군요.
잠에서 벌떡일어나 주위를 보니 비는 부슬부슬오고
있었고 시계는 밤 열한시쯤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순간 그때까지 느끼지 못했던 공포가 엄습해오는것을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더 무서웠던 곳에서도
혼자 낚시를 해왔었는데 그 순간 만큼은 머리가 쭈뼜거리며 선다는 느낌이 뭔지 알겠더군요.
잠시 짧은 생각에 잠겼다가 주섬주섬 대를 걷고
미친듯이 빠져나왔습니다.
저기 산아래 민가가 있는 가로등까지 차가 고두박질 칠정도로 달리고 나서야 안도의 숨이 쉬어지더군요.
다음날 단골 낚시점에 들러서 장비를 살펴보니 어젯밤에 정신없이 철수했던 바람에 살림망이랑 받침대 몇개를 저수지에 놓고 와 버린걸 알았습니다.
당시 그 낚시점에 친하게 지내던 분들이 계셨는데
제가 지난밤에 있었던 얘기를 꺼내니 킥킥거리며
웃으시더니 제가 저수지에 두고온 받침대를 주으면
자기가 가지겠다고 농담삼아 얘기하셨습니다.
며칠뒤 휴가가 끝나고 일하고 있는데 그때 낚시점에
계셨던 분께 전화가 왔습니다.
내용은...
자기가 그 저수지에 일행들과 낚시를 하려고 갔는데
저수지 초입부터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어서 낚시를
못하고 나왔다고 하더군요.
뭔지 모를 온갖 상상들과 잡념들로 가득한 한여름밤의 낚시 추억이었습니다.
당시 촬영한 포인트 사진입니다.
무엇이었을까요? (무서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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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곳은 욕심 내지말고
동행출조하셔야요 ^^
혹
그후에
그곳으로 출조해보셨나요
거기 다음에 다시 가실 때는 제가 꼭 동행하여
시신과 아무 관계가 없음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
4짜가 우글거려도 독조는 사절입니다.
저런 산속 소류지에 독조를 간담도 좋으십니다
담부터는 저정도면 짬낚으로 댕기세요
소류지 알려지지안은곳을찾아다니고있습니다
다음에 가실때는 저를 델구 가세요
까이꺼 ... 잉어가 낚시대 부러트리는거 외에는 겁이 하나도 없는
대큰 조사입니다 ...
아셨죠 ?? 꼭 델구 가세요?
같이 가자고 해도 안갈랍니다 ㅡㅡ
나이가 들면서 점점 겁이 많아 져서요 ㅡㅡ;
추천은 해드리지요.........
간이 배밖에 나왔던 시절이였죠.
괴기가 뭐라고...
한때 낚금이였는데..전 사람들이 너무 들어와 쓰레기를 버려서 낚금이 되었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 무서움땀시 낚금이 아니였든가 하는 생각이....
3번정도 봉전지 상류, 중류에서 낚시해봤는데..할때마다 무섭더라고요...
제방을 제외하고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여져 있어 여름철 햇볕을 피할수 있으나..밤낚시는 좀 어려운곳이네요..
한 두번 구경 갔었는데...ㅠㅠ
꼭 동출 하세요~~~
그래도 사체가 눈을뜨고 사망한 사체를 보면 조금 거시기 합니다
지금도 산속 소류지를 독조를 많이 하지만 꼭 동행출조 하는것을 권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