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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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는 사랑이다

딩 동 댕 동 ~

4교시 수업이 끝났다

오늘은 반공일(토요일)이다     난 전라북도 시골에서 국민학교에 다니고 있는 4학년 5반 

지금으로부터 딱 40여년전의 이야기 이다

4월달이라 날씨가 따듯하다   마음이 막 급해진다   담임 선생님은 학생 한명씩 몸에 매직으로 표시 하기 시작 한다

목욕을 하지 않는 학생이 거의 다 이기때문에 담임 선생님의 특별조치였던것 ~

난 최대한 빨리 앞에서서 몸 이곳저곳 마크를 당하고  책가방을 둘러매고 달리기 시작 한다

낚시 용품까지 같이 팔고있는 점빵에 들러

20원 짜리 낚시 바늘은 하나 샀다  기분이 와따이다

빨간 튜브 양쪽으로 끼워져 있고  두바늘  가운데는 납덩어리가있고 덤으로 10~15센티 정도의 뽀끔대(찌)도 준다

이제 4키로를 달려 집으로 가야한다 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이미 버스비는 낚시 바늘 사는데 써버렸다

한시간 가량을 빠른걸음으로 달리면 집에 도착 한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  ㅎ

집에 도착 하자마자 밥도 안먹고 낚싯대를 찾아 바늘을 묶는다

낚시대는  반듯하고 긴 대나무~  

대나무 끝을 돌로쳐서 깨뜨리고  싸리비 끝자락을 꼽아 검은 고무줄로 꽁꽁 묶어주면 기가막힌 나만의 낚시대가 완성 된다

이렇게 완성된 낚시대와 미리잡아놓은 지렁이가 담긴 깡통을 들고

또 달린다  

항상 그렇지만 학교가 끝나면 난 제일먼저 수로에 도착 한다 

말이 수로이지 또랑이나 다름없는  농업용수로  인데

여름이면 동네 아이들 모두 모여 수영하고 낚시도 하고 즐겁게 놀던 놀이터 이다

 

 

손바닥에 지렁이 한마리를 올려 놓고  탁  때려 기절 시킨다음

정신없이 꼬물거리는지렁이 를

손가락으로 자른다음 바늘에 꿴다

난 찌맞춤도 채비도 모르는 붕어만 좋아하는 꼬맹이 조사다

이 또랑에 있는 붕어들은 나를 정말 무서워 하지만

난 가끔 지렁이를 물고 도망가는 가물치와 메기가 더 무섭다

뽀끔대가 뽀끔 뽀금 움직이더니 이내 물속으로 가라 앉아 보이질 않는다

난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낚싯대를 끝까지 들고 낚시를 한다

( 받침대가 없다 !!)

쓔욱 ~~    찌가 옆으로 누워서 막 끌려간다  순간적으로 챔질을 해보지만 바늘은  터져버리고만다

수심이 깊지 않아서   보인다  

내 팔뚝 보다 큰   가물치다

이넘은 내가 정말 싫어 하는넘이다

낚시 바늘 한개를 도둑 맞았다     이제 바늘은 하나뿐이다

이제  이바늘 하나 마져 없어지면 난 낚시를 못한다

속으로 빌어본다  내일까지는 낚시를 해야 하는데   제발 ~!

가물치 메기는 물지 말라

 

걱정할 겨를도 없이   또다시 움직이는 뽀끔대

난 절정의 순간에 힘세게 챔질을 한다

잡었다~  붕어다!

 허공을 날라서 내손에 들어오는 붕어

크다 커  !!    거의 내 손바닥 만 하다    기분이 완전 업된다

갈대 하나를 꺽어서 아랫부분을 묶고 줄기부분으로 붕어 아가미에 꿰어놓으면 난 붕어 사냥꾼이 된 기분이다

동네 형이 낚시하러 온다

 먼저 낚시 하고있는 나를보고 많이 잡았냐고 물어본다

난 팔뚝을들어   이따만한 가물치가 바늘 하나를 떼어먹고 도망갔다고  바늘이 하나밖에 없다고

강하게 어필을 한다

그래야  붕어를 많이 못잡아도 할말이 있지않은가 ...?

난  바늘이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 . .

근데 그 형이 얘기한다

야 ~  나도 바늘이 하나여 ~    

오자마자 지렁이를 꿰여 던진다

뽀끔대가 두개가 됐다    혼자 할때보다 더 좋다  하나를 더 보고 있자니 내가 낚싯대 두대를펴고 하는 기분이 든다

이때 내 뽀끔대가 또 움직인다    형이 얘기한다

야 ~   채 !!    채 !!

힘있게 챔질을 한다

또 허공에 붕떠서 붕어는 내손에 들어온다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어깨가 으쓱 해진다

잠시후 형이 낚싯대를 살짝들어올린다  아 ~~  씨  걸렸어     갈대에 낚시바늘이 걸린것이다

이내 형은 바지를 벗고 물에 들어간다  겨우 무릅닿는 곳이라 위험하지는 않지만

1학년 짜리 내 동생은 나를 따라와 낚시를 하다 이곳에 빠져 살려달라고 한적이 있다   ㅎㅎ

가운데는 거의 가슴까지 오는곳이라 사실 위험하기도 했지만 ~~

 

잠시후 물에 들어간 형은 온갖 욕을 해대며 다시 물밖으로 나온다

갈대에 박힌바늘이 빠지지 않고 줄이 끊어졌는가보다

물 밖으로 나온형은 뻘에 빠진 발을 대충물로 행궈 내더니 야심차게 바지 주머니에서 비닐에 쌓여진

낚시바늘 한개를 또꺼내서 묶는다

역시 6학년 형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낚시바늘 한개를 더 준비해 가지고 다니던 형이

참 부러웠던 4학년 짜리 꼬마가 큰 결심을 한다

 

그래 돈을 모으자

돈을 모아서 100원 짜리 뽀끔대를 사고  낚시 바늘도 몇개 더 사가지고 다니자

이왕이면 낚시대도 ~~~

 

갑자기 하늘이 까매 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 한다

낚시대를 챙기고 잡아놓은 붕어도 챙기고 룰루랄라 집으로 간다

사실 비가와서 가는건아니다 이까짓 비쯤이야 얼마든지 맞으며 낚시할수있지만

해가떨어지면 야광찌도 없고 후레쉬도 없어 논두렁 길을 걸어가야하는데 많이 불편해서 미리 가는것이다

마을 어귀에 들어선다 난 개선장군처럼  갈대에 꿰여진 붕어 서너마리를 들고

힘차게 집을 향해 걸어간다

동네에선 누구도 내가 낚시 하는거에 뭐라 하실분이없다 사실 난 공부도 전교 1등이다

평균 90점    넘은 학생만 달고 다니던 노랑색   "우" 자를  자랑스럽게 가슴에 달고 다녔기 때문에 ~~

 

집에 도착하자 엄마는 5분내로 씻고 들어와서 공부 하라 하시고

아버지는  밭에서 지렁이 한깡통을 잡아놓으셨던것을 슬그머니  내게 주신다

기회는 이때다   졸라보자 엄마를 조르고   안되면 아빠를 조르고 ~~

낚시대 하나 사줘요 ~~  엄마 제발 낚시대 하나 사줘요 ~~

그런데 흥정을 할것이 없다

공부는 이미 1등이고  ~

그런데 쉽게 허락을 하신다

알았으니 씻고 들어와 밥먹고  공부 하라신다

내가 뛰어오른다 붕어보다 더 높이 ~~

 

기분이 정말 좋다  

다음 장날에 엄마는 내 낚시대를 사가지고 오실것이다

과연 뿔낚시대를 들고 낚시하면 어떤기분일까 잠이 오질않는다 ~~~

 

 

 

 

 

 

 

 

 

 

 


학교까지 4km, 전교1등, 대나무낚시대와 채비....
모든것이 저의 어릴때 추억과 비슷합니다.
그시절의 추억은 평생 잊지못할겁니다.
ㅎㅎㅎ 그렇게 꾼이 한분 생겨났습니다.
옥당님 ..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읽는내내 풍경이 보이듯 지나가네요

좋은 추억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옛 생각이 소록 소록 피어니네요.
집이 팔당 이였거든요.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는 국민학교 시절에 추는 돌멩이묶고
찌는 수수깡 반 갈라서 꽂고 줄은 엄마
바느질실에다 미끼는 밥알한개해서
낚시해도 참 잘낚였던 기억이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참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문득 옜날 생각이 나서 ~~
접점님 저 국민학교 졸업 할때는 반에서 10등안에도 겨우 들엇답니다 ㅎㅎ
숙자님 63114님 수초님 모두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 하시고 안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ㅎ 오랜만에 들어보는 뽀끔대? 우리동내는 빡수대라 한거 같은데요.
저는 김제입니다,ㅎ
묵현객님 반갑습니다 ㅎ
지금 거주 하는곳이 전남 영광인데 이곳도 찌를 빠수대 라고 하더군요 ~~
저도 땟장수초님 처럼 낚시하던 때가 주마등처럼 스치네요
저는 정읍에 거주 했는 데요.
그때 찌를 빠수대로 기억하네요
모든게 부족하고 돈이 없어
저수지 한바퀴 돌아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바늘이나 줄을 주워서
했던 기억이 나네요
공감가는 내용이 많습니다.

튜브 끼워진 바늘,

4학년 때,

딱 때려 기절.

저는 바늘 도둑 누치 멍짜,

허공을 가르는 붕어,

꿰미,

옆에 찌에 눈길 등등

덕분에 추억으로의 여행을 떠나 보았습니다.
차주사님 정읍 이시군요 ㅎ 어제 저녁 정읍가서 혼자 심야 영화보고왔습니다 태풍때문에 낚시를 못가니 ㅡ.ㅡ ㅋ

풀뜯는범님 잠시지만 추억으로 다녀오신 여행 감동이셨길 바랍니다 ㅎ
덕분에 저의 좌충우돌 유년 시절이 생각 납니다.

배고파서 철수길에 옥수수대 씹어먹었던 기억이 ㅋㅋㅋ
저는 끝까지 부모님이 안사주셨는데.
참으로 서글펐고, 족대나 어항들고 피리나 불거지 잡던거 밖에 없었죠.
빠수대 오랬만에 들어봅니다.

어려서 낚시에는 흥미를 갖지 못하였지만, 빠수대는 들어 보았습니다.

탐진강에서 투망과 은어 훌치기만 해 보았습니다.

은어 훌치기 아마 섬진강쪽에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바닷가 섬에서 살았는데...
어렸을때 뻐꿈대 라고 불렀습니다.

가는 수수깡 목부분이나 갈대 마디 아래와 마디 윗부분을 잘라 찌를 만들어 썼습니다
낚시바늘은 문저리 바늘을 사용 했고 낚시줄은 그물 수리할때 사용하는 요즘 말하는 합사를 사용 했답니다
봉똘은 폐 그물의 큰 납을 잘라 만들어 썼지요

10년 넘게 신후대 반듯하고 긴놈들이 주력 낚시대였고
고등학교 다닐때엔 팔뚝만큼 굵었던 로얄 그라스롯드 2칸대가 보물 1호 였는데
거름 헤집어 지렁이 몇마리 깡통에 담아 저수지 아무곳이나 던져놓고 있으면 월척 붕어 뿐만 아니라 손목만큼 굵은 장어가 잡혀 무서워 했습니다 ~

지금은 최고의 제품과 소품으로도 턱걸이 한마리 잡기 힘드니
이거야 원 ~~
캬~~ 저도 40년뒤에나 이런글을적을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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