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맘 알리 없지
초저녁 동산에 달이 뜨면 맨 먼저 저수지에 잠기고
어슴프레 검은 나무그림자도 물에 빠졌다.
저수지에는 물만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품었다.
하찮은 인간이 저수지의 물만 바라볼뿐
물속세계를 모르고 있다.
가느다란 외줄하나에 꾼들은 교감을 달고
인간과 수중세계를 연결하려하지만
그것은 욕심이었다.
푸른빛 케미컬라이트는 바람에 움직이고,
물살에 움직이고
피로한 눈꺼풀에 다시 움직이지만
수중 신호가 아니었음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인간의 사악함이 바늘에 미끼를 달고
붕어의 자유를 빼앗으려 하고 생명을 위협한다.
그 상황를 모르는 붕어는 인간의 사슬에 묶이게 되고
인간세계를 처음 구경은 하지만
그것이 어쩌면 마지막 운명이 될수도 있었것이라는 것을
붕어는 알고있을까.
흔히 꾼들은 손맛을 즐긴다고한다.
낚시대의 끝에서 전해오는 흔들림의 전율을 느끼고
입가에 웃음을 전해준 월척급 붕어들은
꾼들의 손에의해 계측이되고 영정사진을 만들고 화보로 옮겨지고...
소문을 듣고 그형제들 사냥에 나서는 또다른 꾼들의 무리
그렇게 밤마다 붕어는 인간과 숨박꼭질을 한다.
저수지에 물안개가 피고
밤새 삼켰던 온갖 자연을 토해 내 놓는다.
잔잔한 물살이 생동하고
온갖 생물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새벽이 왔음을 알린다.
꾼들은 수중세계와 연결한 인연을 끊고
복잡한 도시로 향한다.
꾼들이 떠난 저수지에는
다시 고요와 평화가 찾아들고
부산한 움직임과 산 그림자가 저수지를 덮었다.
저수지를 떠난 붕어는 어디로 갔을까.
꾼들의 손에의해 목숨을 맡길수 밖에.....
붕어맘 알리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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