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때니까 70년대 말정도 되겠다.
항상 붙어다나던 친구가 있었는데.코딱지를 달고 살았다
코밑에 허연자국하며 특히 겨울에는 콧물이 인중사이로
들락날락하는걸 볼때면 가관이었다
물론 어무니는 이친구와 붙어다니는걸 매우 싫어하셨다
우리집에 와서 한번씩 밥을 먹는데 코로 콧물이 쑥들어가는
걸 보면 숟가락을 탁~~놓고 정지로 들어가곤 하셨다
어머니; 우찌그리 아가 쑥쑥하노..(혼자말로)
아부지: 쩝쩝~~(한번보시곤)
화약총 만들어서 (판자 자르고 우산대를 총신삼고 화약과 촛농을 이용한 사제총)놀고 산으로 들로 같이 누비고
다니는 중 ..집뒤에 언덕배기 너머 둠벙에 물이 빠져있다.
얼마 안된듯하다.(옆집 아재가 오래전 붕어를 넣었다고 함)
친구;야..요 ..물빠졋네..붕어 있으까,,?
나; 이자슥아 물이 하나 음는데 잇것나
친구;아이다..진흙속으로 들어칸다카더라..누가 그라더라아~~?'ㅡ함 ..파보까??
나: 고마..집에가자 .니 내일 숙제 안하끼가? 담임한테
맞아 죽는다이~~~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친구는 둑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두손으로 땅을 파넨다..중앙 부터
나는 못둑에 뒤돌아 앉아서 촛농뽀수고 화약을 넣어 ..날아다니는 새가 없나하고 두리번 그리고 있었으니...
바리그때...
친구; 내 뭐라 캣노!! 함바바라...!
뒤돌아보니 내 눈이 잘못됏나 싶었다
나: 와..쥐기네!!!
팔뚝만한 큰붕어를 손에들고 (뻘이 가득붙은 얼굴은 누런
이빨만 보일뿐이다) 고함을 치고 있다.
당시에는 월척급 붕어를 처음보았기에 신기하고
멋져 보였다
새고 나발이고 ..신발벗어 던지고
그때부터 땅을 판다..두손으로 바닥을 긁어.....
나중에는 거의 뻘에 기어 다녔다.
멀리서 보면 흡사 두마리의 짐승이 먹이활동하는걸로
보였으리...
파뭍힌 붕어는 계속 나왔다..우린잡는대로 옆에 있는
논에 던졌다. 진흙뭍은채로...진흙을 닦으니 노랗고
반짝거리는 두꺼운 비늘을 보며
둘다 감탄사를 연발하고...ㅎ
주위가 어두어진다.... 논옆에 잡아논 많은 붕어중
제일큰거 들어보니 히죽거리며 정신줄 놓은
친구를 뒤로 하며
나; 이거 우찌 가져가지? 바께스 가꼬 와야 되것다
친구; 갓다 온나..모으고 있으꾸마
집에가니 어무이와 아부지가 아직 들에서 안들어오신 모양이다. 양철로 된 바께스가 보인다
큰거만 추려내고 담아도 한가득이다.
둘이 낑낑거리며 일단 가까운 우리집으로 가지고 왔다.
친구집은 가져가도 반기지 않으니 우리집으로...
어무이는 놀래서 바라보시고
-이노무 작들이... 꼬라지가 뭐이고 !!??
캭고마..씨리 쥑이고 못하고.. 우찌그리 ...???
이게 뭐시고,??
친구; 아지매..붕언데예...
뒤에 못에서 우리가 잡앗으예....
뒷뜰에 계신 아부지 우리꼴을 보고 달려오고...
양철 바께스에 가득담긴 붕어들이 펄떡기리면서
철푸덕 떨어진다..
할머니도 보시곤 많이 놀래신다.
뒷짐지시고,
"아이갸~~~얒굿어라~~ 를 연발하시믄서....
어무이는 내일 학교갈 옷을 다버려서 그것때문에
눈을 흘기며 나무라고 있고,
할머니; 이이고 야야..아들 고마 머라쿠고 밥채리 묵자 고마..
다음날 학교가서 숙제못해 늦게 집에오니.. 어무이가
가마솥에 매운탕을 맛있게 해 놓으셔서..친구하고 거의 일주일간 붕어매운탕을 먹은 기억이 난다 .
아부지도 친구들 불러서..막걸리와 드시고
아부지; 막둥이 조노모 자슥이 잡은기다..마니 묵으라 ..허허
지금도 벌초때문에 그 둠벙을 지날때면
그시절 생각하면서 얼굴에 흐믓한 미소를.........
아버지도 가끔 지금도 얘기하시구요.
연세가 내년이면 90이신데
정정하시구..하루 막걸리 한병(하루도 빼놓지 않으심)
-아버지!..막내가 항상 걱정만 끼쳐드렸네요
자주 시골에 가야하는데 죄송해요...항상
님들 붕어를 캐내신적 있으신가요?
난 캐봤어요 ㅋㅋㅋ
재미없는글..읽어주셔서 감사^^
항상 498하세요
산골 둠벙에서...채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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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하세요
일단 월척은 잡아 보셨네예? 부럽슴돠 ㅠ
얼굴한번 보고 싶네여 ㅠㅠ
안출하세여^^
옛추억 새록새록하시겠습니다^^
좋은추억 감사했습니다.
최대가 35센치네요 ㅠ
수채화 같은 이야기 넘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