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어난 나는 냉장고의 얼음물을 컵에 부어 마시고
더위로 지끈거리는 편두통을 다스리며 모바일을 열었다.
접속을 하고 무작정 단어를 두드리고 있는 이 순간은
생체리듬과 타성에 젖은 습관 때문일지도 모른다.
밤의 적응은 밤낚시의 시간 타이밍과
붕어의 습성에 따른 본능을 체크하고 그에 맞추어
예상가능한 행동범위와 회유목을 쫓아 판단해야 하는
감각을 떨치지 못함에서 연유되었다.
습관적이라는 것은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저수지를 찾아 포인트 선정을 제일 먼저 하는 것 역시 습관이다.
물밑 , 어둠이 내리고 원하는 자신의 바램처럼
얻을 수 있는 그 날 그 날의 조과는 한정적이겠지만
자로 잰듯이 아름다운 찌올림을 매번 볼 순 없지만
습관은 중독과 함께 뇌리에 꽂힌 추억의 저장고다.
낚시와 인생을 흔히 비교하는 것처럼
준비에 드는 노력과 연습, 탐구의 시간과 스스로 정답을 찾아 직접 몸으로 부딪쳐 하나의 가치를 체득하는
깨달음 조차도 예상가능성을 벗어나는 것이
붕어의 습성이니까!
우연을 통해 필연을 만드는 것처럼
나는 이곳 저수지에 대를 담구려 탐색하며 안달나 있지도 않았고 시끄러운 소음을 몰고오는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들,
소위 저수지의 불청객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기차화통을 삶아 먹은 목소리와, 니 저수지, 내 저수지
주인행세를 하며 온갖 참견을 하면서, 채비가 어떻고,
포인트는 어떡해 정해야 하고, 자랑처럼 늘어놓는
입털기와 케미 불빛이 밤의 시작을 알리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는 신경을 긁어대며 울려 퍼지는 번잡한 음주가무 때문에
갈수록 깊은 산속 소류지로 혼자 숨어들게 되는 것이다.
부아가 치밀어 올라 혈압을 높일 필요조차 없는 고즈넉한
산 속은 장 시간 한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집중하며
정적과 고요를 불러오는 몇 몇 조사들의 몸에 밴
절제와 예의의 낚시,
물론 그들도 나처럼
사람들에게 지치고 치여 그런 경험의 습득을 통해서
고요하고 아늑한 저수지, 부산스러움이라고 없는
독조의 참맛과 산 속 소류지가 끌어 당기는 매력 때문에
점점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는 것,
그 또한 습관이 되버린 것이라고 ,
세월이 변해가듯이, 환경의 변화가 삶의 속성마저
변화시키는 것처럼........,
친절하지 않다면 다른 이의 낚시에 방해는 하지 말아야지,
배려하지 못하면 다른 이의 드리운 대에 왈가왈부하진
말아야지,
가지고 온 흔적들을 깨끗이 지우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겨,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이곳 저수지를 찾아와
하룻밤의 시간을 낚아내고
가열찬 희망의 눈부신 아침을 맞이한다면
그 감동은 다른 이에게 전염되고
후세에게 남겨줘야할
자연유산을 위한 환경에 대한 개개인의 노력,
그것이 후일 지나온 자신의 발자국을 반추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욕심은 부리더라도 탐욕은 멀리하라는 성현의 말씀처럼
이 새벽 나는 더위를 핑계로 이 글을 쓴다.
자조섞인 글들이 주는 무게와 의식이 넘쳐나는 자아,
생각할 줄 아는 인간으로서의 습관,
그런 가운데서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얻어낼 수 있는 삶의 여유라면
나는 기꺼이 바람 앞에 내 몸을 맡기고
천둥번개와 무서리가 내리고, 폭설로
오도가도 못하며, 진창에 빠지고 방전되어 버린
의욕일지라도,
또 다시 채우는 충만감을 위해
이름모를 산속 저수지를 찾아갈 것이다.
새벽 4시쯤 잠들다 깨어 물안개 속을 솟구쳐 오르는
찌불과 강렬하게 휘는 대의 진동을 손바닥으로
느끼며 챔질하는 그 순간을 위해......
새벽3시 44분(번외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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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며 저수지를 지나칠때마다~
창가에 낚시꾼 파라솔이가 보이데예~~^^
오늘은"꼭"산속 조용한 소류지 가볼랍니당^^
쪄~~~~~~~~~~~~~
여유라면!!! 마싰나예?? ㅋ
^====^
날이 많이 무덥씀미더. 건강관리!!!!! 화이륑~~~~~~~~~~~~" V "
5짜 한 수 하시구요
달구지님!!!
여유라면은 사막여우를 냄비에 넣고 푹 고와낸 뒤에
면발 청양고추 후추 대파 마늘 고추가루를
넣고 분말스프를 넣고 잘 끓이면~~여유라면
더위가 과했나 보네요 제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