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는 불에 타지 않는다 -
안병국 사장은 도쿄 그랑프리 호텔 스카이라운지 커피숍에서 흥분과 긴장이 범벅된 묘한 표정으로
연신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무릎에 놓인 노란 서류 봉투를 두 손으로 꼭 붙잡고 있었으며 주위를 경계하는 듯
때때로 좌우를 살펴보고 있었다. 시간은 평일의 오후 3시경 이었으며 커피숍의 테이블 반 이상이 자리가 비어있었다.
안사장이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훔칠 때 커피숍 문을 열고 회색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40대 중반의 남자가 들어오자 안사장이 일어나며 손을 들었다.
‘여깁니다. 최 선생님“
최 선생이라고 부른 중년 남자가 안사장을 보자 가볍게 손을 들어주며
절도있는 걸음으로 안사장의 자리로 향했다.
“반갑습니다. 안사장님”
“네. 반갑습니다. 최선생님. 여전하시군요”
최선생으로 불리운 남자는 국정원 제 1차장 최종권 이었다.
최차장이 자리에 앉으며 긴 호흡을 토한 다음 말을 이었다.
“영감님께 말을 들었지만.....결국 물건을 손에 넣었다고요?”
안사장이 빙긋이 웃으며 생수를 한 모금 들이킨 후 대답했다.
“제가 한일은 신비로 팀에게 정보를 건네준 것 밖에 없지요”
“신비로 팀......정말 대단하군요. 영감님께서 신비로 팀의 스승님이라는 분을 개인적으로
한 번 만나 뵙고 싶다는 말씀을 강력히 하셨습니다”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사항이 아닙니다. 때가 무르익으면 언젠가 한번은 만나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만 우리 정보통에조차 전혀 모습을 포착할 수 없다는 것이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홍길동 보다 더 신출귀몰 하신 분입니다.”
의례적인 이야기가 끝나자 안사장이 무릎에 놓인 서류철을 최 차장에게 건네며
비장감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동안 불에 타지 않던 그림자들의 명단은 여기 서책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영감님께 무사히 건너가길 바랍니다”
최 차장이 서류봉투를 가방에 집어넣고 역시 비장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영감님께 무사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안사장님과 신비로 팀의 스승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미치꼬의 승용차를 타고 도쿄로 올라온 소년은 미치꼬와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가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미치꼬. 그 때 공원에서 히로미쓰 패거리를 제압했던 세 남자 말인데.....”
미치꼬가 소년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생글거리고 웃자 소년은 이를 악물었다.
“실은 내가 오사카를 구경하다가 불량배들에게 낭패를 당할 뻔 했는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슌스케와 켄지 형제 중 한 명이 함께 나타나더니 불량배들을 퇴치시켜 주었는데 우연치곤 너무 묘해서 말야”
그러자 미치꼬가 더욱 생글거리며 소년의 곁에 바짝 붙어 서서 재밌다는 투로 말한다.
“그것봐 오빠. 일본의 밤거리를 혼자 다니면 불량배들에게 봉변을 당한단 말야.
그럴 줄 알고 내가 슌스케를 시켜 오빠를 따라댕기며 지켜주라고 한거야”
“뭐라고?”
뒷통수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낀 소년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미치꼬에게 재차 물었다.
“그러면......내가 도쿄를 떠나 오사카로 갈 때부터 슌스케가 내 뒤를 미행했단 말야?”
“미행이라면 미행이지만 결과적으론 오빠를 불량배로부터 구해 주었잖아. 나 잘했지?”
미치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소년의 오른손이 미치꼬의 왼 뺨을 내리쳤고 난데없는 소년의 행동에
미치꼬는 아픈 뺨을 어루만지며 두 눈만 동그렇게 뜰 뿐이었다.
“오빠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시끄러, 어서 꺼져. 두 번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오빠......오빠를 미행해서 화난거야? 난 그저 오빠를 지켜주려고 한건데......너무해”
미치꼬가 얼굴을 무릎에 파묻고 훌쩍거리자 소년은 복잡한 감정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길게 호흡했다.
“내 몸은 내가 지킬 수 있어.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한 거야. 지금 너를 때린 광경도 슌스케가 보고 있겠지.
이제부터 날 찾지마. 다시 찾아오면 순스케 부터 박살 낼 테야”
그렇게 말한 소년이 미치꼬를 남겨두고 어딘가로 발길을 향하자 미치꼬는 원망스런 눈동자로
소년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소년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다시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들썩거렸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슌스케는 소년이 사라진 쪽을 한참 노려보다가
담배를 빼물고 울고있는 미치꼬에게 시선을 돌렸다.
슌스케의 눈에서 활활 타오르는 용암덩어리의 뜨거운 열기가 도쿄의 밤거리를 녹이는 것만 같았다.
슌스케는 미치꼬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오랫동안 그녀만 쳐다보았다.
한국의 안전기획부가 국가정보원으로 명칭을 막 바꾸던 시기였다.
첫 번째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한경수 원장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최종권 1차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서책을
다 살펴보자 묵직한 신음을 토하며 소파에 몸을 파묻었다.
그 앞에는 최종권 1차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한경수 원장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긴 침묵을 깨고 한경수 원장이 입을 열었다.
“이거 메가톤급이로군...설마 이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말야”
“원장님, 대통령께 보고드릴 겁니까?”
“아, 그야 당연히 보고는 드려야지 아,,,최 차장도 한번 읽어보게”
그렇게 말한 한경수 원장이 최 차장에게 서책을 밀어놓자 최 차장은 그것을 펼치며 읽어가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그의 얼굴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보다 더 기기묘묘한 표정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책을 다 읽자 최 차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손수건을 꺼내서 이마의 땀을 닦은 일이었다.
“원장님, 정가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치겠는데요”
“회오리로는 약할 걸세. 광풍이 몰아친다고 해야 맞겠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야당의원들을 포함하여 지난번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여, 야 의원들을
모두 합하면 거의 20명 정도 되겠던데요”
“정확히 19명일세”
역시 군 정보통 출신답게 한 치의 허점도 보이지 않는 원장이라고 생각하며
최 차장은 신음을 토하며 말을 이었다.
“정말 놀랍군요. 총련(재일조선인총연합)과 연계하여 김일성 사후에도 이토록 광범위하게
활동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거 터트리면 다음 대선 때 손쉽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군요”
“지금 야당하는 사람들이 오래도록 여당을 했을 때 친일하는 의원들이 있었어도 그때는 워낙
서슬퍼런 독재정권 이었잖은가. 대놓고 친일하는 위정자들과 친미 쪽 의원들이 재선도 하고
3선도 하는 이유는 미국과 일본에서 전해주는 2급 정보를 1급 정보로 둔갑시켜 왕권을 가진 자에게
아부와 아첨으로 얻어진 결과물에 다름 아니었지”
“금뱃지들은 일본에 붙었고 스타(군 장성급)들은 친미 쪽에 많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이거 제가 군 출신으로서 상당히 쪽팔리는데요”
“자네가 쪽팔리면 나는 더 쪽팔리겠지”
그제서야 최 차장이 아차 했지만 이미 말은 뱉어낸 뒤였다
“아니...저기 원장님..”
“괜찮네 이해하니까. 그리고 뭐 말이야 바른말 아닌가. 이 나라를 지키는 군 장성들이 왜 그렇게도
미국 눈치만 봐야 하는지가 서글플 뿐이네. 이래서야 무슨 자주국방을 하겠다고....”
“그리고 서책에도 나오지 않던가? 김주석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려고 한 이유는 어떻게든
정상끼리 만나서 외부세력을 배척하고 우리 한민족끼리 어떻하든 통일의 물꼬를 만들어 보자고”
“원장님. 김일성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이 아님이 명백히 밝혀졌군요.
김정일이 김주석 사후에 왜 그리도 이상스런 행동들을 했는지 서책에 분명히 나옵니다만...”
“하지만 김정일도 지금은 많이 변했네 아니 변한정도가 아니지 그는 어떻게든 지금의
대통령과 만나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봐야하네”
“역사적인 남북 정삼회담이 가능할까요?”
“난 가능하다고 보네. 김정일은 지극히 합리적인 사람이야. 일부에선 김정일을 기쁨조 공연이나
술과 마약에 찌든 독재자일 뿐이라며 폄하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 일본과 미국 쪽에서
퍼뜨린 말에 불과하네. 우리는 그 점을 항상 알고 있어야 돼”
“현재 대통령께서도 특사를 부지런히 북한으로 보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래. 그릇에 물이 차면 넘치는 이치지. 곧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는 마당에 야당놈들의 쥐럴을
한마디로 잠재울 수 있는 이 귀한 서책을 수중에 넣었으니 신비로 팀의 스승이라는 분께
절이라도 넙죽 올리고픈 심정일세”
그렇게 말한 한경수 원장이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치자 최 차장도 뭔가 알 수 없는 것이
울컥 하며 올라오는 기분을 느끼고 눈가가 뜨거워짐을 느꼈다.
“원장님, 조성일보 방회장 일가가 자민당 내 참의원들과 이렇게나 많이 연관되어 있을 줄은 천만 뜻밖입니다.
그리고 전 수상 나까소네 이름까지 나올줄이야......이거 이완용보다 더한 매국노 아닙니까?
조성일보 방씨 일가의 행위를 터트릴 생각을 하니 흥분됩니다”
그러나 의외로 한경수 원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조성일보는 일본 내 극우파들의 전초기지일세. 밑뿌리가 매우 튼튼하다는 말일세.
보나마나 언론탄압 어쩌구저쩌구 하며 지구상 전 세계의 언론들에게 호소하며 시간만 잡아먹을 가능성이 많네.”
“그렇다면 조성일보는 도저히 건드릴 수 없는 벨제붑의 성이란 말입니까?”
“뿌리를 잘라낼 수 없다면 나뭇잎이라든지 열매를 바꿔야 하겠지”
“네? 그 말씀은.......조성일보의 사주를 바꾸겠다는 말씀입니까?”
“사주를 바꾼다라....그것도 괜찮은 방법 같군”
그렇게 말한 한경수 원장이 싱긋 웃음을 짓자 최 차장은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벌써 뭔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최 차장”
“네. 말씀하십시오 원장님”
‘신비로 팀은 무사히 귀국했는가?“
“신비로는 돌아왔고 소년이라 불리는 비로의 콤비는 좀 더 구경이나 하고 오겠다고 남아있습니다만”
“조만간 그 두 사람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게”
‘네, 알겠습니다 원장님“
도쿄로 돌아온 다케시타는 분을 삭이지 못해 이를 뿌드득 갈아댔다.
양아치 같은 시네마루가 자신의 앞에서 방방 뜨며 입에 개거품을 물고 생쇼를 하던 꼬라지가
눈에 밟히자 입에서 욕지기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시네마루 뒤에서 살모사 같은 실눈을 뜨고 자기를 바라보며 빙긋이 눈웃음 치던 시네마루의 심복
치루를 떠올리자 다케시타는 증오심에 불타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쓰잇, 신노스케를 불러라”
잠시 후에 신노스케가 다케시타의 방으로 들어오자 다케시타는 다시 물어보았다.
“신노스케, 보고 온 상황을 다시 한번 말해보도록”
“넷,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에 칩입한 놈은 천장의 환기구를 통해 침입 하였으며 오오쿠라 사장의
비밀 금고를 어떻게 발견 하였는지는 몰라도 금고를 여는데는 실패한 걸로 보입니다”
“실패했다고? 그렇다면...”
“무언가 소형 폭발물로 금고의 위쪽 부분을 뚫어내고 원하는 물건을 탈취해 간 것으로 봅니다”
“금고를 열지 못했다면 일급 도둑놈이 못 되는가 본데....”
“아닙니다 오야붕, 금고를 열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폭발물까지 준비한 걸로 봐선 일급 기술을
가진 도둑놈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금고를 열지 못했으니 신노스케 너보단 하급 수 아닌가?”
“그렇지 않습니다 오야붕.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 비밀 금고는 저도 처음보는 종류였습니다.
아마 저도 장담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것으로 봐서는 이번에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을
턴 도둑은 저보다 한 수 위의 실력잡니다”
“그렇지만 너는 일본 최고 기술자가 아니냐. 그렇다면 대체 일본에 너보다 나은 기술자가 있다는거냐?”
“그것이 저도 의문입니다. 제가 알기로도 일본에는 저보다 뛰어난 금고털이범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외국인?”
“오야붕, 저도 그런 쪽으로 줄곧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봐라......재미나게 되어 가누만”
곤도가 다케시타의 방으로 들어오자 흥분된 목소리로 뭔가를 보고했다.
“오야붕, 슌스케가 이번 사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만..”
“슌스케가? 들어오라 해라”
슌스케가 들어오자 다케시타가 말했다.
“슌스케. 할말이 있다고?”
“오야붕. 그 전에......미치꼬 아가씨에게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뭐얏, 슌스케. 이런 건방진 놈....나에게 명령하는 건가?”
슌스케가 급히 무릎을 꿇고 앉아 허리를 굽히며 황망히 대답했다.
“오야붕,, 제가 어찌 감히.....”
“슌스케”
“넷 오야붕”
“니가 알고 있는 사실을 하나도 남김없이 보고해라 만약 하나라도 숨기면 네 놈을 묻어버리겠다.”
별 수 없이 슌스케는 미치꼬에게 얽혀있는 모든 것들을 다케시타에게 말했고
다케시타는 미치꼬를 불러내 자초지종을 물었다.
“미치꼬. 언젠가 공원에서 봉변 당하려는 너를 구해준 조센징이 있더냐?”
미치꼬는 엉거주춤 서 있는 슌스케를 한번 일별하고는 태연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요 아빠. 설마 한국인이라고 역정 내시는 거 아니죠? 그는 저를 구해준 은인이예요”
“그리고 그가 도쿄를 떠나 오사카까지 가는 것을 슌스케에게 미행을 시켰고?”
“그래요. 그가 위험에 처해지면 도우라는 생각으로 슌스케에게 시켰어요. 그 일로 화나신 건 아니죠?”
“아니다 화를 내긴.....그만 니 방으로 가보거라”
아빠한테 단단히 혼날 줄 알았던 미치꼬는 의외로 부드럽게 나오는 다케시타를 보자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했지만 슌스케가 알아서 적당히 말했겠거니 하며 방으로 올라갔다.
곤도가 나서며 말했다.
“오야붕. 일이 의외로 쉽게 플릴 것 같습니다.”
“가만.. 순스케. 그 조센징의 일행이 몇 명이나 된다고?”
“세 명인가 봅니다만 한 명은 승합차 운전석에서만 있어서 얼굴을 보진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운전사가 일행인지는 불확실 합니다”
“그럼 나머지 한 명도 지금 일본에 남아있나?”
“한 명은 요즘 보이질 않는 것을 보니 아마 일본을 떠난 듯합니다”
“분명히 미찌꼬를 구해준 그 놈과 또 한명이 오오쿠라 사장의 회사로 들어가는 걸 보았고
그 후, 나오는 걸 보지 못했다고?”
“그렇습니다 오야붕. 그 날 새벽에 만취한 트럭 운전사가 오오쿠라의 회사 현관문을 돌진하여
아수라장이 되었었는데.....그리고 30여분 후에 아가씨를 구해준 놈들을 태운 승합차가 움직이더니
회사 뒷편으로 가는걸 보고 급히 따라갔습니다만 켄지와 저는 승합차가 떠나는 모습만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이것봐라.....그리고......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이 털렸다?”
마쓰이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오야붕. 아가씨를 구해준 놈과 일행들이 수상합니다. 뭔가 있는 것 같은데요”
다케시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말했다.
“슌스케. 그 놈이 묵고있는 곳은 알겠지?‘
“네, 압니다 그 놈은 오늘 밤 술에 쩔어서 묵고 있는 호텔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곤도!”
“넷!”
“슌스케와 켄지 형제를 데리고 가서 그 조센징을 잡아와라. 회사 지하실로 오도록”
노무라 반장은 서울경찰청 외사과의 강순기 경사가 보내준 팩스를 아까부터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따로 뽑아둔 서류철에 있는 이름들과 일일히 대조를 해가며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곤혹스런 표정으로 변해갔다. 강순기 경사가 보내준 팩스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금고털이범 들의 명단이었다. 그러나 노무라 반장이 공항 명단에서 용의자로 간추린 힌국인들의 이름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리고 강순기 경사가 보내준 명단들 중에는 3년 동안 일본을 출입한 이름이 한 사람도 없었다.
낭패감을 맛본 노무라 반장은 담배 한가치를 뽑아 연기를 내뿜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 앞에서 방방 뜨며 개거품을 물던 오오쿠라 사장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대일본 제국 동경 경시청의 수사반장
노무라가 그까짓 좀도둑 하나를 못 잡는다는 생각에 미치자 자존심이 상해서 돌아버리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노무라 반장은 다시한번 명단들을 살펴봤지만 더 이상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자 명단을 찢어버리려고 하다가
문득 행동을 멈추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한국으로 출국한 명단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범인들은 금요일 저녁에 오오쿠라 회사로 잠입하여 다음날인 토요일 오전 1시에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30여분 만에 작업을 마치고 비상계단 문을 따고 나가서 기다리고 있던 차량에 탑승하여
유유히 사라졌다. 여기까지 생각한 노무라 반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출국한 한국인이 명단을 유심히 살폈다.
토요일 하루만 72명의 한국인이 출국했고 다음날 일요일에는 64명,. 도합 136명 이었다.
이 중에 범인들의 명단이 있을까 생각한 노무라 반장은 자신이 뽑아둔 명단과 대조를 해가며 다시
용의자로 분류해 둔 명단의 이름은 총 48명 이었다.
그리고 그 48명의 명단을 다시 살펴보고 느낌이 안 좋은 이름들만 추려내자 25명이 되었다.
그리고 최후로 25명의 명단 중에서 늘 일행과 함께 오는 이름만 추려내자 17명으로 좁혀졌다.
노무라 반장은 그 이름들을 한명씩 중얼거렸다.
곽상수와 배한기는 일행이고, 김진철,노현호,황성하가 일행이고 신비로,곽기봉이 일행이고,
박정만,김도근,임기호가 일행이고.........
소년은 아련한 속쓰림을 느끼며 눈을 떠 손목시계를 바라보니 오전 10시가 막 지나가고 있었다.
간단히 식사라도 할 생각으로 밖으로 나온 소년은 가부끼 거리 시장으로 들어가 보았다.
사방을 둘러보며 걷던 소년은 선지국밥 비슷한 국그림이 그려진 식당으로 들어가서 늦은 아침을 때우고 나오니
하늘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소나기라도 내릴 기세였다. 어디로 갈까 잠시 망설인 소년은 그냥
가부끼 시장이나 구경하자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그의 앞을 막아서는 사람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당신은 슌스케?”
“그렇습니다. 만나뵙기를 청하시는 분이 계신데 잠시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미치꼬를 떠올린 소년은 잠시 희비가 교차하는 얼굴을 지었지만 슌스케에게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만나기 싫다고 전해주시오”
“미치꼬 아가씨가 아니고 다른 분입니다”
“미치꼬가 아니라고요. 그럼 누가....”
“일단 만나뵈면 아실 겁니다 그렇게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좋소, 가봅시다”
딱히 할일도 없던 소년은 슌스케에게 묻고 싶었던 것도 있던 참이라 슌스케를 따라서
가부끼 공원 쪽으로 향하였다.
“곤도상, 모시고 왔습니다”
곤도는 소년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곤 입/고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아무리 높이 봐줘야 165쯤 되는 키에 몸무겐 70도 안될 것 같은 왜소한 소년을 보자 가소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뵙겠소. 나는 곤도라고 합니다 미치꼬 아가씨네 집을 맡아보는 집사입니다”
“......”
“미치꼬 아버님이 당신을 한번 뵙자고 하십니다. 함께 가주셔야 겠소”
“미치꼬 아버님이라고요? 난 흥미 없소이다. 이젠 미치꼬는 잊었으니까”
그렇게 말한 소년이 발길을 돌리려는데 켄지 형제가 앞을 막아서며 눈을 부라렸다.
“이봐 조센징 꼬마. 순순히 따라오는 게 좋을거다”
곤도의 입에서 조센징 꼬마 라는 말이 뱉어지자 소년은 그 자리에서 켄지 형제에게 낭심을 걷어차고
한 놈에겐 박치기와 돌려차기로 쓰러뜨리며 뒤돌아 서서 곤도를 보며 옹골차게 말을 했다.
“난 분명히 말했다 안 간다고.....쪽바리야”
곤도가 순식간에 쓰러진 켄지 형제와 소년을 번갈아보며 어이없다는 말투로 대답한다.
“뭔가 한가닥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싸가지가 없는 조센징이로군.
강제로 끌려가고 싶다면 무력을 행사할 수 밖에”
“슌스케. 상대해줘라”
슌스케가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나서자 소년은 이를 갈았다.
저놈들이 나를 부르는 것은 단순히 미치꼬 때문이 아니다. 슌스케가 나를 미행하여 내가 오오쿠라 사장의
회사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면 뭔가 문제가 발생한 걸로 봐야 한다 라고 생각을 한 소년은
대장을 따라서 함께 바로 한국으로 들어가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었다.
무언가 수렁에 빠진 듯한 예감을 느낀 소년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슌스케를 보려는 찰나,
슌스케의 발길질이 보였고 소년은 황급히 피하며 슌스케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상대가 많을 때는 겁먹지 말고 당당하게 선방으로 기선을 제압하여야 한다’
갑자기 불무도를 가르쳐 주신 주지 스님의 말씀을 떠올린 소년은 슌스케가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폭포차기로 슌스케의 복부를 노리는 척하다가 반바퀴 돌아서며 정확히 슌스케의 인중을 손날로 쳐내자
슌스케가 얼굴을 감싸쥐며 비틀거렸다.
소년은 틈을 주지 않고 계속 몰아치며 복부를 무릎으로 찍어버리자
슌스케가 둔탁한 신음을 토하며 무너져 버렸다.
이 광경을 지켜본 곤도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뒤에 있던 대여섯 명의 부하들에게 소리치자 부하들은
소년에게 덤벼들기 시작하였다. 일본 심장부를 호령하는 동경의 정예부대 야쿠자들에게 둘러 쌓인 소년은
그들을 한명 한명 퇴치하였지만 곧 호흡이 가빠지며 땀을 비오듯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본 곤도가 소년에게 공격하자 소년은 곤도의 발길질을 맞고 무너져 버렸다.
“이놈 잡아서 끌고 갓!”
곤도가 손을 털고 옷깃을 바로하며 슌스케를 보며 말한다.
“슌스케. 너는 켄지 형제와 병원에 다녀오고 다시 아가씨를 지키도록”
다케시타의 회사 지하실로 잡혀온 소년은 온 몸을 결박당한 채 한쪽 모퉁이에 쳐박혀 있었다.
소년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머리를 굴려보았다. 오오쿠라 회사에서 물건을 탈취 한 것과
슌스케가 소년을 미행하며 지켜본 것과 아무런 연계성이 없다면 소년은 일찍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소년이 오오쿠라의 물건을 탈취한 것과 미치꼬의 아버지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다면
소년은 이곳을 살아 나가기는 매우 힘들거라는 생각에 미치자 갑자기 전신의 맥이 빠지고
비로와 스승님의 얼굴이 교차되며 반복적으로 떠올려졌다.
소년은 이를 앙다물었다. 미치꼬의 아버지가 조센징인 자신이 그의 딸과 사귀는 것을 싫어해서
혼쭐을 내주려고 잡아온 것 이기만을 바랬다. 소년이 여기까지 생각 했을 때 지하실 문이 열리고
다케시타가 심복들을 거느리며 들어섰다.
“곤도. 이 놈인가?”
“그렇습니다. 오야붕”
“한국에서 온 놈이라는데 일본 말은 하는가?”
“그럭저럭 하고 있습니다. 소통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이봐. 네 놈 이름이 뭐냐?”
다케시타가 살모사 같은 눈을 부라리며 소년에게 물었지만 소년은 묵묵부답 이었다.
“곤도. 이놈 성깔을 좀 더 죽여 놔야겠다.”
다케시타의 말이 떨어지자 곤도는 각목을 들고 사정없이 소년의 몸을 난타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그만!”
곤도가 뒤로 물러서자 다케시타가 담배를 빼물며 다시 소년에게 물었다.
“이봐 꼬맹이 조센징, 난 두 번 말하진 않는다. 알아서 개겨라. 네 놈 이름이 뭐냐”
“곽.....기봉 이라고 합니다. 나에게 왜 이러는거요.
당신 딸을 만나서 그렇다면 당장 한국으로 떠나겠습니다”
소년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케시타가 구둣발로 소년의 안면을 강타했고
소년은 단발마를 토하며 옆으로 고꾸라졌다.
“꼬맹아. 니 놈이 오오쿠라 사장의 집무실에서 물건을 탈취한 걸 나는 안다.
그 물건 지금 어디있나. 사실대로 불지 않으면 너는 여기 지하실에서 시멘트로 묻는다.”
소년은 실눈을 뜨고 다케시타를 바라보았다. 역시...올 것이 왔구나 생각한 소년은 절망감을 느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해도 자신은 죽어서 나간다는 생각에 미치자 소년은 잇새로 바람소릴 내며
힘겨운 듯 일어나 자세를 바로 하고 다케시타에게 되물었다.
“무슨 소릴 하는거죠. 물건이라뇨? 저는 도둑놈이 아니라 관광객입니다
당신들은 무고한 관광객을 납치, 감금하여 폭력을 행사하였으니 반드시 댓가를 치루도록 하겠습니다.”
“이 쉬퀴 제법 독종인데... 뜨거운 맛좀 보고싶다 이거지”
뒤로 돌아선 다케시타가 곤도를 보며 말했다.
“곤도. 쓰요하시를 데려와라”
쓰요하시는 고문기술자였는데 다케시타는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대방 야쿠자를 잡아오면
쓰요하시의 고문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여 제법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기에
싸움엔 별로인 쓰요하시를 조직에 데리고 있었다.
지하실로 들어온 쓰요하시는 인상이 족제비처럼 생긴 전형적인 일본 사람처럼 생겼는데
손에는 묵직한 가방을 들고 있었다.
“쓰요하시. 너 조센징 싫어하지? 저 꼬맹이는 조센징이다. 네놈이 가진 기술들을 유감없이 펼쳐봐라”
쓰요하시가 느물거리며 웃더니 가방에서 대못이 타원형으로 박혀있는 작은 몽둥이를 꺼내더니
다짜고짜 손녀의 허벅지를 향해 내리 찍었다.
“아악”
소년은 대못이 박힌 오른쪽 다리를 경련하며 비명소릴 내질렀다.
소년의 허벅지는 금새 핏물이 솟구치고 있었다.
다케시타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봐 꼬맹아 다시 묻겠다. 네 놈과 다른 일행 두 명이 작당해서 오오쿠라 사장의 회사
집무실에서 빼낸 물건은 어디있나?”
소년이 힘겹게 눈을 뜨며 꺼져 들어가는 목소리로 힘없이 대꾸했다.
“대체......무슨 말입니까......난 도쿄에서 오사카로 관광을 간 것 뿐입니다”
다케시타가 쓰요하시 에게 눈짓을 하자 쓰요하시는 가방에서 커다란 집게 모양을 한 도구를 꺼냈는데
그것을 소년의 바지춤 사타구니에 있는 불/알에 대고 지긋이 누르자 소년은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비명을 토했다.
“아아아아악,,,,,그만, 그만하세요....크흑.....”
다케시타가 눈짓을 하자 쓰요하시가 도구를 빼내며 물러앉는다.
“다시 묻겠다. 우리는 네 놈이 오오쿠라 사장의 회사로 들어간 것을 다 보았고 물건을 탈취한 후에
비상계단을 통해 빠져나온 것 까지 알고 있다. 죽어서 나가기 싫으면 사실대로 불어라 꼬맹아.
네놈들이 탈취한 물건은 어디있지?”
“........”
소년은 이제 알고 있었다. 미치꼬의 아버지라는 작자는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야쿠자가 분명했다.
오오쿠라 사장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 줄은 모르지만 이 모든 사단은 자신이 미치꼬를 만난 것부터가
잘못된 만남이었다는 것을.....
쓰요하시가 다시 소년의 앞으로 다가서자 소년은 사색이 된 얼굴로 말하였다.
“나는.......그것이......안사장님이......아니, 우리 대장이......가져갔습니다”
“꼬맹아 똑바로 말해라 너 외에 일행은 모두 어디로 갔지?”
“한국으로 이미......떠났습니다”
“너희들은 오오쿠라의 집무실에서 무엇을 탈취했나?”
“몽유....도원도....라는 우리 선조의 옛 그림입니다”
“또 다른 건?”
“다른 건........없습니다. 그림 한 점 뿐입니다”
“쓰요하시. 더 손봐줘야 겠다.”
쓰요하시가 다시 집게를 들고 소년 앞으로 다가서자 소년은 이를 앙다물었지만
몸은 이미 사시나무 떨듯 떨어대고 있었다.
“아아아악......그만. 그만...말할게요 그만 하시오”
“말해라 죽기 싫으면....다른 물건은?”
“그냥.....빨갛게 보이는 작은 서책 하나뿐입니다.”
“그래 그 서책은 지금 어디있지.?”
역시 그랬구나. 이놈들은 서책을 노리고 있었다고 생각하자 소년은 안사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극복할까......그러나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소년은 그냥 자신의 직감에 의지하자며 다케시타를 올려보며 말했다.
“ 그 서책은 우리 대장이 이미 한국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네 놈의 대장이라는 자의 전화번호를 말해라”
“그건.......”
“죽고 싶냐 꼬맹아. 어서 말햇”
별 수 없이 소년은 전화번호를 말해 주었고 다케시타는 소년이 불러준 번호를 자신의 핸드폰으로 눌렀다.
잠시 후 신호가 떨어지자 다케시타는 핸드폰을 소년의 귀에 대주었다.
“여보세요?”
수화기 저편에서 꿈속에선 듯 아득하게 대장의 목소리가 들리자 소년은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대...장......크흐흐흑........”
“소년? 소년...? 뭐야 너 우는거야?”
“크흐흑......대장....나......”
소년이 여기까지 말하자 다케시타가 핸드폰을 자신의 귀에 대고 말하였다.
“곽기봉 이라는 사람을 아는가?”
난데없이 수화기 저편에서 묵직한 목소리가 소년의 본명을 대며 위압적으로 말하자 비로는
가슴이 덜컹 하는 기분나쁜 기운을 느꼈다.
“그렇습니다만......무슨 일로?”
“곽기봉은 지금 우리가 잡아놓고 있다. 이 놈을 살리고 싶으면 오오쿠라의 집무실에서
탈취한 빨간 서책을 가져와라”
비로는 뭔가 직감적으로 일이 잘못 되었음을 알았다.
그러나 여기서 이성을 잃으면 상대의 페이스에 넘어가게 된다는 것을 비로는 동물적으로 알고 있었다.
“빨간 서책 말입니까? 그건 이미 내 수중에 없어서 다시 되가져 가려면 당장은 힘듭니다만.....”
“수작 부려도 소용없다. 이틀을 주겠다. 이틀 내로 가져오지 않으면 곽기봉은 영원히 볼 수 없을거다”
“여보시오. 이성적으로 생각 좀 해봅시다. 이틀은 무리입니다. 나흘만,
아니 사흘만이라도 시간을 줘야 되가져가든 말든 할거 아닙니까?”
“좋아 사흘을 주겠다. 앞으로 사흘 후에 록뽄기 거리 만남의 광장 앞에 있는 대형 분수대로 나와라
시간은 오후 3시 까지다. 사흘 후에 나의 폰 번호로 전화해라.
제 시간까지 전화하지 않으면 곽기봉은 시체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라”
다케시타가 전화를 끊자 비로는 지금 소년이 처한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이번의 작업에서 뭔가 실수가 있었고 소년을 데리고 함께 한국행을 하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다.
비로는 즉시 스승에게 메일을 띄우는 한편 안병국 사장에게 무슨 일이 발생치 않았는지 전화를 해보았으나
안사장은 이미 서책을 국정원에 넘긴 상태이며 소년이 처한 상황을 모르고 있음이 분명했다.
비로는 안사장에게 소년이 처한 상황을 말해줘야 하나 처음에 망설였으나 안사장의 일본 내 지위도
무시하지 못할만큼 영향력이 있음에 생각이 미치자 비로는 안사장에게 소년이 처한 상황을 말해주었다.
안사장의 놀라는 목소리가 비로의 귀에 비수처럼 꽂혔다.
“뭐라고? 소년이 정체 모를 일당들에게 잡혀있고 서책을 원하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아마..소년은 고문에 견디다 못해 제 이름을 댄 것 같습니다만
아직 안사장님 이름은 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일이 완벽히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문제가 발생했으니 제가 스승님의 메일을 받는대로 일본으로 가겠습니다.”
‘으음...“
안사장은 무거운 신음을 토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소년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천진스런 얼굴을...그러나 싸울 때는 작은 타이거처럼 용맹스런 소년을.....
안사장은 얼굴을 찌푸리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밖은 어느새 굵은 장대비가 쏱아지고 있었다.
네온싸인이 하나 둘 씩 켜지며 영혼없는 마네킹들을 형형색색의 불빛들로 위로를 해주는 듯이 보였다.
- 제 8부 끝 -
세상의 모든 것들은........(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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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올라갔네요 =_=;
재미없어도 그냥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만 일어주시면 고맙겠군요
이제 점심식사나 하고 천래강으로 고고씽~~~~~~~~~~~~)))
9부도 곧 올리겠습니다
오늘의 천래강 조과는 갈겨니 포함해서
각종 피래미들 50여 마리 입니다
시간은 약 3시간 정도 입니다
벌써 조림 만들어서 한 잔 하고 오는 것이죠 ㅎ
여러분들도 즐낚시 하시고 맛난 음식 드십시오!!
함 맛보고십네요
강피래미 맛은 다 거기서 거기죠 ㅎ
항상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솨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