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80년 중반쯤에 광주에서 낚시다니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몇가지를 적어 봅니다
미리 말씀 드리는데 별로 안 재밌습니다~
겁나 깁니다~
그래도 보실 분만 읽어주세요^^
에피소드 하나,
사용해보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그무렵 밤낚시는 카바이트 등을 사용하다보니
펼칠 수 있는 낚시대가 두대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명 칸델라를 켜고 찌에 둘러져 있는 야광밴드와 각도를 맞추고 하는..
늘 함께 다니던 매형과 동행했던 그 날도 마찬가지로 낚시대를 펼쳐서 낮낚시를 하다가
어둠이 내리면서 카바이트 등을 켜려 하는데~
아뿔싸! 산소구멍이 막힌 것인지 온갖 처치를 해보아도 요지부동 켜지지를 않습니다
매형은 나란히 앉아 한대씩 가지고 하시자 하지만 그렇게 둘이서 하기에는 너무 불편한지라
매형께 그냥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가지고 간 과실주 한잔 하고
바닥에 비닐을 깔고 팔베개를 하고 누우니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는 훨 공해가 덜할때이니 별들이 많이 보일때이겠습니다만
유난히도 그날 저녁에 보았던 현기증이 날만큼이나 많은 별들은 그 뒤로도 본 기억이 없는 듯 합니다
결국, 술기운에 취해 별들에 취해 비닐을 깔고 덮고 푹~ 숙면을 취했더랍니다
에피소드 둘,
한동안 영산강으로 낚시를 많이 다녔더랍니다
지금이야 수질이 심하게 안좋아서 낚시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 들은 듯 한데
그 무렵만해도 비교적 양호해서 낚시해서 가져다 먹을만큼은 되었더랍니다
주로 나주쪽으로 다녔는데 버스에서 내려서 족히 20분 이상은 걸어야 합니다
위 에피소드에서 언급했듯이 항시 매형과 함께 다녔는데
그날따라 매형은 일이 있어서 일요일 오전에 일찍 오시기로 하고
저는 토요일에 먼저 출발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둘이서 가면 낚시가방, 의자, 텐트 등등의 짐을 나누어 가져가면 되는데
혼자 가는 터라 텐트는 엄두를 못내고 날씨가 궂을거라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젊은 객기로 걍 방수복 입고 버틸 요량으로 강행을 했더랍니다
도착해서 간신히 낚시대를 펴고 시작을 했는데 비가 점점 굵어 집니다
바위지대에 다소 불안하게 자리를 하였는데 카바이트 등을 겼으나
빗줄기로 인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꺼지고 맙니다
기왕 각오한 일이니 감각에 의지하여 깜깜한 밤에 낚시를 계속해 봅니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강물이 심하게 흐릅니다
결국 도저히 낚시할 수가 없는 상황..
오도가도 못하고 의자에 앉은채로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는데
춥고 몸은 젖고 하니 깜빡 깜빡 졸립니다
발앞 수심은 2~3m, 조는 중에 발이 살짝 미끌려 깜짝 놀라 깨어서
시계를 보니 아직도 세시..
시간이 그리도 더디게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간신히 간신히 버티며 아침을 맞이하여 살아돌아 왔기에
지금도 낚시를 다니는 거겠죠^^
에피소드 셋,
광주 근교 아마 화순 어디였던 듯 한데
사촌이랑 낚시를 가서 열심히 해보았지만 영 조과가 신통치 않습니다
역시나 낮술한잔 하고 제방에 그대로 누워 오수를 즐깁니다
잠이 꽤나 들었다싶은데 느낌이 영~ 이상스러워 깼습니다
눈을 뜨고 발밑을 보니 운동화 바닥이 물에 닿을락말락~
예나 지금이나 예민한편이기 다행이지
인적드문 저수지에서 수영도 못하는데 그대로 잠수(?)해서
지금 이런글 못쓸뻔 했더랍니다~
에피소드 넷,
4학년때쯤 여름방학에 친구, 동생, 여자후배와 동행하여
나주댐에 낚시를 갔습니다
장마철이 시작된지라 비가 퍼부어댑니다만 역시나 젊은 혈기(?)로 강행합니다
텐트랑 짊어지고 가서 도착하여 비교적 안전해보이는
(수면으로 부터 좀 더 위쪽에 위치한)곳에 텐트를 치고 낚시를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비가 억수같이 퍼붓습니다
나중에 충주호 등에 장마철 오름수위때에는 낚시대를 뒤로 철수해가면서
낚시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그때까지는 한번도 겪지 못한 상황으로
비교적 여유있게(평소보다는) 낚시대를 설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시간 간격으로 움직여야 했습니다
초반에는 그래도 입질이라도 있었건만 시간이 지나며 입질도 끊기고
결국 포기하고 텐트로 후퇴했습니다
텐트를 설치할때 바닥에 비닐을 깔았음에도 불구하고
폭우가 감당이 안되어 물침대(?)가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쿠션은 좋지만 온몸이 젖어서 그 여름에도 추운게 문제라지요
응급조치로 가져간 버너를 틀고 문을 살짝 개방을 해놓았건만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결국 제 후배와 부등켜 안고(안고만 있었습니다~ 그리 젖어서 뭘 하겠습니까 ㅋㅋ)
밤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데
설상가상으로 입고간 청바지가 말썽입니다
혹 산에 갈때나 날 궂을때 낚시가면서 청바지 입어 보신 분들은 겪으셨을법한데
무지 꿉꿉합니다 아니~속옷까지 젖어서 가려워 죽습니다
일반 면바지의 경우에는 그리 가렵지 않는데 청바지는 도저히 감당이 안됩니다
결국 이리저리 방법을 찾다가 물건을 담아갔던 검정 비닐봉지를 맨살 엉덩이에 대고
그 위에 속옷을 입고 청바지 입은 채로 개떨듯이 떨며 하룻밤을 보냈는데
새벽여명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 짧은 에피소드 하나 더,
마찬가지로 매형과 동행하여 나주쪽으로 이고지고 버스를 타고
우중에 낚시를 갔더랬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 잠시 덜해질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처마밑에서 비를 긋고 있습니다
폭우에 더하여 천둥번개까지 치는데
그때까지 번개를 표시하는 그림은 그냥 그림인줄로만 알았습니다
높은 곳에서 치는 번개는 이리저리 갈라지며 방전이 되기 때문에
어릴적 번개를 그리는 기호형태(머라 표현이 쫌)가 아니더라죠
그런데..
그날은 평야로 되어있는 들판에 벼락이 내리 꽃힙니다
태어나서 정말로 번개로 그렇게 생겼다는거 처음 알았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 매형과 저는 얼음땡이 됩니다
저 들판에 가서 낚시대펴다가 저거 만나면 걍 구어질겁니다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아서 아마 되돌아가지는 않은것 같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갔던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번개 무섭습니다
절대 번개 칠 때 낚시대 쳐들지 마세요
고기는 또 오지만 낚시대 펼일이 있어야 고기도 오는 거라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만용이라고밖에 여겨지지가 않습니다
지금이야 충분히 장비도 갖추고 전투낚시는 할지언정
위험을 무릅쓰지는 않습니다만 아직 낚시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싶기도 하답니다
특별히 재미있거나 특이하지 않은 사연을
옛날일 돌이키며 적다보니 무지 길어졌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출조가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월하 배상
소싯적 에피소드 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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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추억의 조행기까지 섭렵하시는군요
점심시간이라서 댓글 먼저 남기고 천천히 읽어봅니다
진짜~~~~~~~~ 안고만 있으셨는지요~~~~~~~~~ ㅋㅋㅋ
검은봉지에 엉덩이~~~ 으~~~~~~~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네요 ㅋㅋㅋ
그래도 좋은 추억들을 간직하신것같아 행복해 보이십니다^^
비슷한 에피소드를 저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옛날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라
잠시 추억에 잠겨 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 혈기방탱한 나이에 그냥 안고만 잣다구요??
머,,,믿을말을해야 믿지요,,ㅋㅋ
진짜로 그냥 안구만잣다면 도대체 애들은 머루 맹그셧대요??
수상해~~~
수상해~~~
젊은나이에야 무서운게 없엇잔아요,,
지금은 날씨가 좀만 꾸물거려도 영 안내킨답니다,,ㅎㅎ
구적거리긴해도 어느정도 내리는 비속에서하는 우중낚시는
아직도 매력잇긴하죠,,
한바탕웃고가유........ㅎㅎ
전체적으로 징허게 미런헌짓은 다 해부럿네요~?
에피소드 하나~?
카바이트는 물(水)량을 잘 조절해야 됩니다.
많아도 적어도 안 되죠?
미리 잘 정돈된 카바이트 용기(간드레)에 특히 구녕 바람 잘 나오나 확인하고~
카바이트 넣고 필요량의 물 첨가하고 셋팅하고 불 댕기면 끝~(근디 쉽지만은 않죠 이~잉)
"바닥에 비닐을 깔고 팔베개를 하고 누우니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그때만 해도 지금보다는 훨 공해가 덜할때이니 별들이 많이 보일때이겠습니다만
유난히도 그날 저녁에 보았던 현기증이 날만큼이나 많은 별들은 그 뒤로도 본 기억이 없는 듯 합니다"
시방도 별볼일 엄청 많습니다~
에피소드 둘~
또 물이 문제였구만요~
에피소드 셋~
하여튼 그넘의 술은 안 빠져요~????
에피소드 넷~
"결국 제 후배와 부등켜 안고(안고만 있었습니다~ 그리 젖어서 뭘 하겠습니까 ㅋㅋ)"
장난하십니까?
거시기 할적엔 나름 꿉꿉하고 끈적끈적해야 더 댕기거든요~?
"4학년때쯤 여름방학에 친구, 동생, 여자후배와 동행하여
나주댐에 낚시를 갔습니다"
그때 함께한 친구와 동생은 어대로 갔나요?
어데로 갔나?♬
어데로 갔나?♪
어데가~♬
인자는 그런 미런헌짓 안하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접니다~ 붕애성아~
글고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도 다 보시는데
소싯적이라뇨~?
시방은?....
예전에, 몇년전에.....
여기다는 답글은 가급적 자제하려 했건만
성아님땜에 못 삽니다요~
노계만 병아리 시절이 있는거이 아니라
중닭도 병아리 시절은 있답니다
나름 소싯적 얘기이오니 테클걸리 마옵소서^^
기타 몇분이 궁금해 하신 부분은
궁금해 주그시라고 안 갈켜 드립니다
기왕 답글 쓰는 김에
별 재미없는 옛이야기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낚시 삼매경에 빠져 폭우가 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채
정신없이 낚시 하다가 물이 범람하는 줄 모르고 있다가
그만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남은적이 있엇어요
월척도 좋치만 주변 환경 살표보고 여러형태에 무익함과 유익함을 가지고
즐거운 낚시인이 됩시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그냥 안고만 잤다고 강조한 글에서 풍경님께 들키고 말았습니다.
제 생각도 풍경님과 같습니다.
어쩌면 악천후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서 다행이었겠습니다.
추억의 책장 펼쳐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매형과의 젊은날의추억,,
행복하세요
여자 후배랑 한적한 낚시터에 갓엇다,
텐트를 치고 있으니 비가오기 시작한다.아 둘만의 호젓한 시간이 되겟구나 하고 속내는 기뻣다.
빗물이 텐트속으로 스며들고 둘다 옷이 젖어 촉촉한 그 상태가 되엇다.
밖에는 빗소리가 우리둘만의 사랑(?)을 축하해주는듯 빗방울 피아노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그때에 후배가 춥다고 안아달라고한다.
따뜻한 후배의 가슴을 안고 후배의 채온을 느낀다..
우리는 잠시 그렇게 서로의 채온을 느끼며....
더이상은 19금....
죄송합니다 ㅎㅎ;
아주 좋은글로
잊혀졌든 옛날의 기억을 나게해주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