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년 전 쯤의 이야기랍니다.
한가한 밤에 낚시잡지를 읽다 어느 낚시점에서 하는 광고를 보았지요..
*소양호 출조 전문.*
포인트까지 모셔다 드립니다.
댁 앞까지 모시러 갑니다.
선비. 교통비 3만원
전화번호 ..어쩌고 저쩌고..손맛 보장.
큰 손맛의 그리움에 애태우던 젊은 조사에게 소양호 출조는 벅찬 기대로 다가왔지요.
그래~ 이번 여름휴가는 소양호 향어들과 지내자..
열정 가득 뜨겁던 저는~
허접한 텐트하나 달랑 들고..반바지에 반팔 차림으로
날씨도 화창한 수요일에 드넓은 소양호로 떠났답니다.
일정은 4박 5일..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소양호는 아름다웠답니다.
드넓은 푸른 수면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
여객선은 짙푸른 수면을 헤치며 달려갑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소양호에서 넘실대는 파도는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마침내 도착한 작은 산막골 포인트..
포인트에 내린 사람은 저 한 사람.
다른 이들은 다른 곳으로 가는지 한 사람도 내리지 않습니다.
포인트까지 동행했던 낚시점 직원은~
자리를 일러주며 5일 후에 데리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갑니다..
온갖 캠핑용품과 취사도구들과 낚시장비를 내려놓고 주변을 살펴봅니다.
어디가 좋을까??
바로 앞에서 하면 좋다는데...
넓은 작은 산막골에서 담배 하나 피워 물고 혼자만의 고민을 합니다.
그때.. 저 멀리 골 안쪽에서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참~ 어제 비가 왔었지..
향어는 새물을 좋아하니 골 안쪽에서 대박을 터트려야겠구나..^^
뜻하지 않은 상황에 기대는 열배로 커져갑니다.
일단 텐트를 치고....... 어디가 좋을까??
가파른 경사면을 올려다보니 좋은 자리가 있습니다.
그 동안 다녀간 조사님들이 고생깨나 하고 만들어 놓은듯 한~
네모 반듯한 텐트 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6.7용 텐트를 치고 쌀 씻고 ...
이것저것 살림살이를 정리합니다.
야영 준비가 완벽하니 이제는 향어 녀석들을 만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방을 둘러메고 골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도착한 포인트는 그림입니다..
적당한 수량의 유입수가 있고~
수심은 1미터50쯤..
흘러드는 토사에 바닥은 비교적 평단합니다.
마음은 바빠지고 ..
두 칸 반 두 대만 꺼내어 어분 달아 캐스팅..
밑밥질을 조금 할 요량으로 헛챔질을 하려는 순간~
입질이 옵니다.
가물 가물 하더니 찌가 쏙 들어갑니다.
재빠른 챔질..
삐이이잉~~~~!!!!!!!!!!!!!
첫 수부터 쓸만한 덩치가 걸려듭니다.
활처럼 휘어진 대를 타고 녀석의 우악스러운 파워가 전해지고~..
철벅 철벅 물보라를 일으키며 40센티 쯤의 중형 향어 녀석이 랜딩 됩니다.
묵직한 녀석을 살림망에 넣어두고 또 다시 캐스팅..
넣자 마다 또 입질입니다.
핑~~핑~~~~~~~~~~~~~~!!
좌로 우로 신나게 달려갑니다.
두 대 펴놓은 채비가 엉켜 두 대를 같이 들고 걸어냅니다.
랜딩 된 녀석은 비슷한 사이즈의 향어.
급한 마음에 줄을 끊어 내고 한 대만 캐스팅.
이번에는~ 채비가 가라앉기도 전에 끌어갑니다.
욘석들이 며칠 굷었나??
때 아닌 호황에 낚시대는 울어대고~~~~
두 손 모아 대를 움켜쥔 젊은 녀석은 어분에 눈이 뒤집힌 향어 녀석들을 연신 끌어냅니다.
욘석들은 모두 쌍둥이들 같습니다.
20 여 수를 끌어내니 담아둘 곳이 없습니다.
이런~~~~~~~~~~~~~~~~~~~~~~~~~~~~~~~~~~!!..
여분의 살림망과 아이스 박스를 가지러 비호처럼 경사면을 달려 캠핑 자리로 달려갑니다.
숨을 헉헉 거리며 또 다시 캐스팅..
역시나 녀석들은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귀여운 향어들..^^
채비가 가라앉기도 전에 채먹는 녀석.
가라앉기가 바쁘게 덥석 물고 내 빼는 녀석..
또 다시 열 댓 수를 걸어내니 이제는 아이스박스에 물을 채웁니다.
이게 뭔 일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커다란 살림망을 더 사올 것을......
엄청난 조황에 젊은 녀석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답니다.
뼘으로 재보고 두 뼘이 못되는 녀석들은 방생하지..뭐~~~~
또 다시 낚시대는 울어대고~
거친 저항으로 저를 즐겁게 해주며 향어 녀석이 물보라를 일으킵니다.
온갖 고민.....
욘석들을 어찌 담아두지..
이제 낚시 시작했는데.. 오늘 곱하기 5일 이면~???
하하하하하~~^^*
몇 가마니 될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은 흐르고~..
다시 어분 달아 캐스팅..
그런데, 웬일 입니까??
입질이 없네요..
몽땅 모여든 향어들을 제가 다 걸어낸 모양입니다..
담배하나 피워 물고 발 앞의 살림망을 들여다 봅니다.
우글 우글 향어들이 모여 있습니다.
두개 담궈 논 살림망에는 이미 체포된 녀석들이 속없이 꼬리를 흔들고 있고~
살림망 밖에는 자유로운 향어들이 같이 모여 우글우글 놀고 있습니다.
군집성 어종이라더니~
머리 나쁜 녀석들이 사라진 친구들과 놀려고 같이 모여 있더군요.
발 앞에 모여든 녀석들 입 앞에 채비를 넣어봅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미끼가 떨어지기도 전에 채가던 녀석들이 입 앞에 어분을 대령해도 본체만체 합니다.
욘석들을 뜰채로 떠버릴까??
에이~~~~참자....
담아 둘 데도 없는데...~~
끊어진 입질에 눈을 들어 소양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겨 봅니다.
몇 시간이 지나도 입질은 되살아나지 않고~
텐트와의 거리가 상당한지라...
대를 접어 곶부리 자리로 옮기기로 합니다.
살림망의 주둥이를 굵은 로프로 묶어 물속에 담아 둔 채로 끌고~
가방 메고.. 아이스박스 까지 들고 보니..
한번에 옮길 수가 없습니다.
아이고 무거워~~~~~~~~~~~~~~~~
결국 살림망과 아이스박스를 먼저 옮기고~
가방과 장비들을 나중에 옮기어 곶부리에 도착합니다.
어쩌나??
밤에 나오는 향어는 어쩌지??
내일 나오는 향어..모레..글피는???
주변을 둘러보아도 말없는 산과 물뿐..
그 어디에도 사람하나 없는 작은 산막골..
엄청난 무게의 살림망을 꺼내어 비교적 작은 녀석들을 방면합니다.
*어린 나이에 엉아를 매우 즐겁게 해 주었으므로 너희의 식탐을 용서해 주느니라 ^^*~~~*
십 여수를 방생하고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그렇게~ 젊은 녀석의 소양호의 하룻밤은 시작되었지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 1.2부로 나누어 글을 씁니다*
소양호 향어와 처녀귀신 (첫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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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기둘려지네~ !! ^^헤헤
기다려집니다....
아니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므흐흐~
초보로선 당시 양어장에서 밤낚시에 3마리도 어려웠는데........
대단하십니다.
그렇게 많은 향어를 낚으시다니요. ㅊㅋ ㅊㅋ
긴장 됩니다.
2부 얼른 올려 주십시오.
저는 큰붕어 낚시 4년째 다니면서 30넘는 잉어도 한 마리 구경 못해 봤습니다.
소양강 처녀~ 가 생각나네요.
향어가 군집성이 강해서 그시절 난 옆에다 모래 쌓아놓고 낚시했는데
모래뿌려주면 먹이주는 줄알고 계속 모여있죠 소향호 귀신 야그 일품이죠?
그시절 젊은 나이에도 귀신야그 하면 좀 뒷목덜미가 썬득 썬득 했죠
내일은 프로님..4월의 추억님..어뱅이님..술취한대물꾼님..바닥찍고님..
옛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은 언제나 재미나는 일 인듯 싶습니다..
오래되어 정확하지는 않는 것 같으나~
신당 낚시였던 것 같습니다.
낚시점의 처남인가 되는 젊고 키 큰 사람이 승합차를 운행 했었답니다.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오빠..하던가요,,?아님..애말이요(전라사투리)..? 하던가요..^^
향어손맛..쥑이죠..붕어 손맛은 빠이빠이죠..ㅋㅋ
한여름 장마때면 한번씩 가두리가 터져서 쏟아져 나오는
향어들 잡는맛에 여름에 장마비만 오면 청평에서 장박치던 생각이 나네요
그시절 향어떼를 만나 한칸대로 어분으로 계속 잡다가 고기가 붙으면 짜게로 교체해서
잡다가 호기심에 피고있던 담배필터에 짜게 고무줄 껴서 던졌는데도
물고 올라올 정도로 군집성이 대단합니다
아 그옛날 향어손맛이 그리워 지네요
낚시 예기보다 소양강 처녀 예기가 더궁굼해 지네요
2부가 기대되네요.
기대됩니다
저도 향어 손 맛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는 바로 윗칸에 있답니다.
흥미롭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서운얘기가 좀 땡기네요..ㅋㅋ
기대됩니다~~~2부.ㅎㅎ
새해에는 하시는 일 번창하시고~
가정에 화목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