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쯤일 겁니다.
그때는 아직 낚시를 제대로 몰랐던 시절이라
낮에 저수지에서 4치~5치 붕어 잡던 시절이었습니다.
정말 월척은 도저히 꿈도 꿀수없는 시절이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고기가 없을 포인트에만 낚시를 폈던거 같습니다.
쌍바늘을 쓰니 수초에 걸릴까봐 일단 수초에서 멀리 떨어져서
수심이 기본 2m이상 되는 곳에 낮에만 낚시를 했으니
엉감생심 월척을 꿈이나 꿨겠습니까.
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늦가을 해거름녘에 큰고기 잡아보겠다고 장성댐으로 출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장성댐 근처에 왔을때 이미 어둠이 깔리고 있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장성댐 바로 아래 수로에 낚시대를 한대씩 폈는데,
지금의 눈으로 봤다면 낚싯대를 펴지 않았을 포인트 입니다.
수로의 4/3정도는 수심이 너무 낮아 떼장이 그득하고 좁은 물길이 있는데 물길 전체 수심이
70~80cm를 넘는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물이 너무 맑아 바닦이 너무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친구놈 하는 말이 해가지면 물속이 깜깜해져서 아무것도 안보이니까 전혀 상관이 없답니다.
그말을 믿고 낚시대를 그곳에다 편겁니다. 주변은 낚시했던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 그날밤 대박을 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둘이서 밤12시까지 월척3수에 준척5수를 했으니, 말그대로 대박을 한것입니다.
몇칠후 1박낚시를 준비하고 친구녀석과 다시 그곳으로 출조를 했습니다.
결과는 다시 대박 아침까지 하니 월척과 준척이 망에 그득합니다.
말도 않되는 포인트에서 말도 않되는 미끼(신장떡밥에 찰떡밥섞어서 풀어지지도 않을 떡밥)을 써서
대밖을 맞은 겁니다. 포인트가 도로변에 있어 지나가던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이런곳에서 낚시하는 우리가 신기했던지
"뭐좀 나와요" 하며 다가옵니다.
우리는 자랑스럽게 망을 들어보이며 자랑을 합니다.
보는 사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어떻게 이런데서 이런 고기가 나오는지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답니다.
장성산다는 사람들 마져 평생 이곳을 지나다녔지만 낚시대 펼생각을 못했답니다.
다시 몇칠후 이미 포인트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라 친구와 느긋히 어둠이 다 내린후에 출조를 했습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그 보는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온 수면이 케미라이트 불빛으로 촘촘히 빛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끼어들 틈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해후 그곳에 갔을때 물빠진 보에 포크레인이 열심히 바닦을 파고 있습니다.
옆에는 그럴싸한 수변공원의 청사진이 붙어있고,
수심을 정당히 파고 연안을 정비해서 물놀이도 하고 광주사람들의 쉼터가 될곳을 만든답니다.
그리고 다음해 깊어진 수심에 더 좋은 낚시터로 변해있을 모습을 생각하며, 여름 밤낚시를 갔습니다.
수량이 부족한 관계로 물속은 수초로 가득하고, 물위엔 청태들이 군락을 이루워 썩어 떠있고,
바닦도 지저분합니다.
그 아름답던 보가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장성댐 밑으로 야유회등을 오던 광주 단체나 개인들도 이젠 더이상 그곳을 찾지 않습니다.
그주변 식당들도 예전의 영화만을 기억하며 파리를 날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4대강의 진실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아름다운 보의 비극
-
- Hit : 8701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8
끝이 좀,,,,,,,,,,,,,,,,,,,,,,
저도 옛날 다니던 회사에서
야휴회 장성댐으로 많이 다녔는데..
가본지가 까마득하네요.
넓은 공터에서
축구 야구 하면서 놀았었는데...
저는 잡자마자 그냥 풍덩하고 놔줍니다.
누가 와서 물어봐도 입질 없어요하고 말해줍니다.
4대강 잘못되면 누가 책임지나요?????????????????????????????????/
공감 합니다.~~~
공감2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