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지에서 생긴일
햇살이 쏟아지는 7월의 막바지에
오늘은 잔득 찌뿌린 오후
연일 삽십도을 웃도는 삼복더위에
모든사람들은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피서을 떠나지만
월순일 만나고픈 꾼들에게 더위는 별반 새삼스럽지가 않다
메스컴에선 집중호우가 예상된다니 조심하라지만
꾼이라면 새물찬스의 기대을 저 버릴순 없지
내일까지 기나긴 여름철 하루해을
방안에서 TV와 시름하며 보낼수 없을것 같아
늦은 오후에 가까운 아홉지을 찾았다
무엇이 비오는 풀숲에 않아
모기에 할퀴며 한밤을 지새우게 하는걸까?
짙게 드리운 먹구름이 파란 물빛에 반사되어
흐린 초여름 밤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간다.
낚시대를 펴기가 무섭게 울려드는 손폰소리.
어디에 자리을 잡았냐는 조우의 연락에
1급포인트을 놓치고 그 다음 포인트에 자릴 잡았다니
같이 할 사람이 있다고 보낸다네
붕대물님의 외도로
쏘가리님의 1급포인트 찜 선포에 아무도 않을 엄두을 안한걸까
거기엔 이미 낮선 꾼이 않아 기나긴밤을 준비하고 있다
1급포인트에 않을 좋은 찬스를 놓친것이 아쉽지만
함께지새울 자리 배치가 좌청룡 짱구님, 우백호 산전님이라
오늘 여기서 어떤날보다 더없이 황홀하고
즐거웠음을 회상 할 수 있도록 절감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함께하지 못했던 많은 조우들이
오늘을 시샘하며 무쟈게 꼬운 눈초리로 바라 볼수 있도록
세명모두에게 행운이 따라 주었으면 한다
언제 생각해봐도 낚시의 재미는
낚시터에 도착 할때 까지의 재미가 가장 큰것이 아닌지...
흐뭇해 하고 있는데
짱구님께서 시원한 맥주을 가져 왔단다
아이스박스 얼음속에 정성스레 담긴 맥주, 쇠주와 안주
보기만해도 군침이도는데
삼광아찌가 지원사격을 위해 캔커피까정 들고 나타난다
낚시대 편다고 흘린 땀으로 목이 타들어 가는데
시원한 맥주가 목줄기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
마치 대물을 맞을 때 처럼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빗방울이 몇방울씩 후두둑 떨어져
낮게편 파라솔 아래 의자에 않으니
아홉지의 수려한 경관이 눈앞에 펼쳐지고
수몰나무사이에서 반복하여 울어대는 매미소리
건너편 산기슭엔 백로가 하얗게 둥지을 틀었다
체우지 못할 그리움으로 잡을 수 없는 기다림 인 걸 알면서도
서산의 황혼은 짧게 머물다 흔적없이 사라졋다
밤은 깊어가고 캄캄한 어둠이 내려 앉은 수면위
빗방울이 일으킨 파문과함께 바람까지 거세진다
호젖한 강변을 울려대는 이름 모를 풀벌레소리와
산세소리를 밀치며 달려드는 비바람과
바람에 흔들리는 수몰나무와
일렁이는 검은 물결이 내게 다가와
또하나의 아홉지 밤을 아쉬움속에 훔치려 듭니다
자정을 훌쩍 넘기고 새벽으로 시간은 흘러 가는데
거세게 불어대던 비바람도 이젠 잠잠해 지고나니
중천에 작은달이 검은 수면위을 밝게 비춘다
산세소리와 풀벌레 소리도 멈춘 조용한 시간
우측수몰 나무사이에 세운 초록케미가 빛을 발하더니
갑자기 하늘로 치솟는다.
어~이쿠~야!
늦었다……..이것이 마지막 입질일 줄이야
어둠을 벗기 시작한 물안개 속에서
칠월의 높은 하늘아래 커지는 그리움
숱한 여름날 추억의 물꼬를 트며 홍수처럼 밀려들고
마지막을 예고하며 그리도 충실했던 칠월이 간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배운자와 못배운자 위선의 옷을 벗고
한가로이 낚시터에 앉아 열려있는 마음으로
삶의 아픔과 슬픔을 잊고
더 풋풋하고 신선한 푸르른 날을 생각하며
지는 석양에 묻어두고 싶은 그리움으로
그대 그리고 나 우리 라는 만남이 은은한 향기로 남을수 있다면......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빛스러운
열름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간다
아홉지에서 생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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