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여름이면 동네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친구들과 족대를들고 물고기를
잡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나무를 꺽어서 대를 만들고 조그만 낚시점에서 팔던 튜부찌와 봉돌 그리고 쌍바늘
이 달려있던 100원짜리 채비를 사서 집앞에 있던 방죽에 대를 드리우고 떡밥이란걸
알지 못했던 그시절... 오직 붕어는 지렁이만 먹는줄 알았고, 붕어는 손바닥이상 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땐 그게 낚시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딱히 놀이 감이 없던 시골마을에서 자란 저와
제 친구들에게는 단지 놀이감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따가운 햇빛을 맞으며, 얼굴이 빨갛다 못해 시커멓게 그을릴 때까지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집에갈 생각도 않하고 대나무 낚시대를 방죽에 드리운채 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그땐 그 방죽이 얼마나 크게 보였던지.. 한바퀴를 돌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렸던것
같은데 최근 그곳에 가보니.. 1000평 남짓 작은 소류지로 보이더군요...
제가 태어난곳은 충남 홍성입니다..
아버님을 따라 초등학교 시절부터 낚시를 따라 다녔고 처음 예당저수지에 따라갔다
가 그 큰 저수지의 광경을 보고 놀란일도 있었습니다. 주로 아버님과 다니던 곳은
일명 빼뽀지(홍양지)라고 하는 곳이었습니다.
글라스 로드 대와 멍텅구리 채비...저는 아버지의 낚시대가 얼마나 가지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제가 만든 대나무 낚시대만 보다가 아버지의 곱디고운 칼라에 반짝반짝 빛나는 낚시
대는 제가 받고 싶던 최고의 선물이었지요..
그때만해도 2봉채비에 떡밥을 달아 던지는 또 수평찌맞춤이던 전통찌맞춤이던 그런
지식을 가지고 낚시하던 어르신들은 별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때 투박한 장비와 채비로 고기를 잡을수 있었던것은 붕어들이 어르신들의 장비
처럼 투박하고 거짓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잠시 딴곳을 보고 멍청스레 앉아있다보면 3봉 멍텅구리 채비에 조그만 붕어 두마리
가 달려 있을정도로 고기가 많았던 시절인것 같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도시로 이사를 오게되고 그 시간이 흘러 서른이 될즈음..
유년 시절 추억을 떠올오리다 낚시라는 취미를 다시 갖게 되었지요
하나씩 늘려가던 장비가 부담스러워질때쯤 대물낚시를 알게되었고 요즘은
벌써 3년째 주말이 가까워 오면 손발이 떨리기 시작합니다.
토요일 오전 근무는 왜 이리 길게만 느껴지는지? 남들은 주 5일 근무한다고 하는데
우리 회사는 왜 안하는건지? 이참에 직장을 옮겨볼까 생각을 해본적도 있습니다.
만약 주5일 근무를 한다면 금요일 밤에 출발한다고 하겠지요? ㅎㅎㅎ
낚시대 두대로 떡밥질 하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뎔대도 모자라 보입니다.
장비를 조금씩 늘리다 보니 장비가 트렁크에 하나가득 된답니다.
이젠 찌맞춤도 해보고 새우미끼도 사용해보고 콩도 달아 던져봅니다.
수초 가까이 채비가 안착되도록 앞치기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답니다.
이젠 밤새 한잠 못자고 꼬박 새는것은 일도 아닌것 같습니다.
이젠 정말 어부가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직업을 어부로 전환해야 되는것은 아닌지? ㅎㅎ
이제 내년 3월이면 제 2세가 태어 난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당분간 물가에는 못갈
것 같고 잔잔한 수면위로 떠오르는 캐미빛 대신 우리 아기 얼굴을 쳐다볼날이 멀지
않을것 같습니다..
회원님들 부디 제 대신 498하셔서 조행기에 올려 주세요..
멀리서라도 눈맛이라도 볼테니까요..
그럼 모든회원님들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출조 되세요..
어부가 되어가는 나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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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읽고 갑니다 .....안전우선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