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유료터를 찾는 그날
나는 어줍잖은 초짜실력으로 37-40가까운 잉어 세마리와
붕어 다섯마리를 걸었다
유료터를 가자고 채근하는 형에게
늘 되돌아 나가는 말
"유료터 가서 잉어 세마리만 잡으면 유료터 자주 다니겠다"
첫날 나는 잉어 세마리를 채 세시간도 안되어 걸어 내었다
옆에 형은 뒷받침대를 채고 나간 녀석을 건지러
저수지를 반바퀴 돌고
좌대앞 물속에 빠진 뒷받침대를 건진다고 뜰채를 드리대어
한참을 노젓듯 휘저어대기도 하면서 역시 잉어 세마리
다음날
"형님,하루 더합시다"
"나야 좋지"
그래서 하루를 연장하였는데
전날 네사람이 교대로 바턴을 이어가며 한자리에서
40여수가 빠져 나온 자리 좌안 화장실앞 직경이 1m나 됨직한
수관이 묻혀 새물이 유입되는 곳으로 옮기고
형도 내 옆자리로 옮겼다
다음날 나는 초보의 껍질을 벗는 맹활약을 하였다
한시간이 멀다고 연방 쉐~에엑 쉐에엑 쓩쓩하는
숨가쁜 소리를 내 낚시대는 뱉어내고
옆자리의 형은 그럴때마다
"잘한다""잘한다"를 연발하였다
다음날 조과
내가 이십여수
형이 십여수
그래서 이틀을 보내고 다음날
최사장에게 하루 더 하겠다고하자
"무리하지 마시고 쉬었다 다음에 오시죠"
나는 그말이 우리를 염려해서 한 말인줄 알았는데
고기를 너무 많이 잡아서 적당히 잡고 다음에 들렸으면한다는
진심이 담긴 이야긴줄을 수개월이 지난 후 소주 한잔에
붉콰해진 얼굴로 낚시터주인의 애환을 넋두리처럼 풀어놓는
최사장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아하"그래서 그때 그런 이야기를 하였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잉어 걸어낸 이야기는 차츰 풀어내기로 하고
장비이야기를 좀 할까한다
처음 월척에 초짜회원시절
釣竿漫評이란 글을 연재하여서 그글을 접한이들은
나의 장비를 대하는 마음을 더듬어 짚었겠지만
유료터 다니기전까지 내 낚시대는
가장 긴대가 3.5대
가장 비싼대가 5만원을 넘기지 않았고
전체 낚시대가 여섯대 정도로
그 면면들은
한칸대 1대
한칸반대 1대
두칸반대 1대
2.9대 1대
3.2대 1대
3.5대 1대였다
그나마 3.5대는 3번대가 부러져나가
누런 박스테이프로 부러진 목을 깁스하여 들고 다녔다
그 깁스한 대로 곧잘 붕어를 걸었고
아침에 자고 나오면 자동빵으로 끌고 들어간 녀석을
찾아서 헤메이게 한 낚시대도 깁스한 그 대다
그런 장비로 수년간 나는 부족하다거나 아쉽다는 느낌없이
낚시를 즐겼다
그런데
유료터를 다니면서 띄밭낚시터의 특성이
짧은대에서 입질이 폭발한다는 것이다
처음 띄밭 출조에서 이십여마리를 당긴 것에
미쳐버린 나는 그 후 매주 출조를 감행했다
300여킬로미터를......
한번 출조하면 최소 2박3일에서 최대 4박5일을.....
짧은대에서 쏟아지는 입질과
깊은 수심,맑은물에서 서식하는 녀석들의
난폭할 정도의 당김새
그로하여 나는 1.9대를 두대 더 보탰다
여름이면 하루 저녁에 대여섯번 대 부러지는 소리를 듣는다
라는 낚시터 최사장의 말을
"대만 세우면 낚시대가 왜 부러지나,멍청해서 그렇지"라고
코웃음쳤던 나는
멋모르고 싼맛에 샀던 짝퉁 보론대 1.9대 두대의 손잡이대 바로윗대
목을 칼로 자른듯 싹뚝 끊어가는 황당한 꼴을 겪고
낚시터 최사장의 말에 "아하,그렇구나 이렇게 뿌러지는 구나"
그리고는 돌아와서 바로 옥션을 뒤지는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한 낚시대란 캐취 프라이즈를 내걸고
바낚스의 케블러 낚시대를 판매하고 있었다
가장 긴대가 3.5m 바로 두대를 장만했다
그런 와중에 기존의 한칸대는 잉어에게 헌납하여 수중 고혼이 되었고
어쩌다 한번씩 목에 깁스한 길표낚시대도 사용하였지만
그건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 한번이고
속칭 드륵대(짧은대 입질을 보느라 긴대를 보지 않는 사이
잉어가 순식간에 드르륵소리를 내며 끌고 간다고 하여 형이 드륵대라 이름지었다)
3.2대
그래서 지난해 시즌 마감전까지 주전으로 뛰었던
낚시대가
위의 케블러 2대
역시 케블러 3.2대 한대
은성 보론 2.5대 한대
그리고 향어라는 이름을 갖인 2칸대 길표낚시대 한대
위의 장비로
2008년 6월 어느날부터 그해가 저물 무렵까지
내가 걸은 잉어는 천마리를 훨씬 넘겼다
그 사이 부러진 낚시대 여섯대
수장시킨 낚시대 두대
시가 4호,5호 원줄을 끊어가고
초리대의 날나리를 찢어가고
지누 4호,5호 바늘의 허리를 동강이 내고
케블라 합사 4호 목줄을 끊어 가는 기막힌 순발력과
넘치는 힘을 과시하는 띄밭잉어에게 빼앗긴 찌가
50개가 넘는다
모두가 만원이 넘는 찌
3만원주고 산 전자찌를 첫 입질에 진상하고
역시 2만여원주고 산 찌도 첫 입질에 수장하는등
묘하게도 새로 사거나 마련한 장비는 한번 사용하고
수장시키는 얄궂은 꼴을 수도 없이 당했다
그러는 가운데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어느날 부터인가 금방 꺾은 캐미가 희미해져서
캐미가 불량인가하고
"사장님,캐미 국산 좋은 제품으로 좀 갖다 놓으세요"라고
엄한 소리를 하기도 하였는데
겨울로 접어들어 온도가 내려가면 캐미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11월에 들어서고
낚시터최사장 겨울이 되면
4칸이 넘어야 입질을 받습니다라면서
긴대를 사용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마침 같이 다니는 형이 안쓰는 대중에 4.3대와 4.5대가 있다고하여
지난해 겨울동안을 빌려서 사용했다
그러나 옛날 낚시대여서 무게나 굵기가 엄청나
사용하기도 어려울뿐아니라 그렇지않아도 파워나 순발력이 떨어진
잉어들을 투박한 낚시대로 걸어내는 것은 스릴도 손맛도 느낄수가 없었다
12월초까지 형의 낚시
투박하고 무거워 감당이 어려운 낚시대로
낚시를 다니다가 얼음이 얼고부터 한동안을 쉬게 된다
그 쉬는 동안 나는
가볍고 잘 부러지지않으며 부러졌을때 수리비가 적게드는
낚시대를 찾으려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한다
(그 당시 월척을 알았더면 쉬이 해결 되었을 터인데 불행히도
그때 나는 월척이란 사이트가 있는 줄 몰랐다)
유료터 백서(에피소드1:낚시대)
-
- Hit : 4377
- 본문+댓글추천 : 0
- 댓글 7
유독 300키로를 달려 올인하신 걸 보면
무언가 큰 매력이 있으신듯...^^
처음 한두번은 잡으면 당연히 가져오는걸로 알았습니다
세번째 부턴가 12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해주고
아침을 대접받으면서 부터 잡은 고기 가져오지 않겠다고 하였고
1인당 3마리이상을 잡은데로 다 가져가면 계산상 적자라는
이야기를 듣고부터 살림망을 아예 갖고다니지 않아서
저는 지금도 살림망이 없답니다
찌르가짐이님 안녕하세요
월척을 알게된것도 띄밭사장님 덕이니 이래 저래 띄밭낚시터 선전을
해야할 입장입니다
혼자는 무서버님
나이 들면서 귀소본능을 느끼는지 그쪽에만 들어서면
편안하고 주변 유료터를 몇곳 다녔지만
시설 환경 저수지규모 수질 모두 띄밭만한곳이 없었고
1년6개월여를 그곳을 줄기차게 찾았던 가장 큰
이유는 그곳 잉어의 당찬 당길힘이랍니다
그때도 1.0 / 1.5칸 짧은대에서 잉어, 향어 많이도 잡았었는데...
지금 제가 사는곳은 저수지가 많이 산재해있어 유료터가 아예 없습니다
유료터 손맛 캬!~~~~~ 지금은.........쩝!!!
항상 좋은글, 재미난 이야기 많이 보고있습니다.
"봄봄님의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월척회원님들 모임을 어제 오늘 양일간 띄밭에서 가져
10여분들이 좋은시간 가졌고 미느리님 잉어 손맛은 혼자 보셨고
붕어 손맛은 여러분이 보셨습니다
유료터여서 나오는 붕어 평균씨알이 9치급이상어서 그런대로
손맛을 보셨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채비와 미끼편에서 언급이 되겠지만
유료터의 스릴과 잉어의 파워를 느낄려면 21대이하대로
치고들어가는 순간의 챔질 속칭 대를 뺐겼다는 순간에
챔질이 가장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할 수 있지않나 생각을 합니다
향작님 안녕하세요
변변찮은 글 관심가져주시고 격려하여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몇편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유료터 1년반 가까이 다니면서
그간 나름대로 겪은 이야기를 시간나는 데로 틈틈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