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두번째 이야기)
6년전 일년여를 가까이 살면서도 그 형이
낚시를 하는줄을 전혀 몰랐다
그 당시만 해도 여간해서는
남에게 먼저 말을 건네지 않을뿐 아니라
곁을 내 주지않는 성격탓으로 이웃해 있어도
몇년을 눈인사만 할뿐
입밖에 내어"안녕 하세요"인사하지 않는
이웃이 대부분이니
가까이 있다하여도 말섞을 여지가 없었던 것
그런데 우연히
놀러간 형의 거실에 버티고 서있는 낚시가방
처음엔 대수롭지않게
"형님 낚시 댕깁니까?"
"낚시 좀 당겼지"
"바다낚시?"
"바다,민물 한참 미쳐서 돌아 다녔지"
그리고
낚시가방을 열고 구경을 시켜주는 낚시대를 보는 순간
"아하,꾼이구나"
하는 감탄을 하였던게
처음 낚시를 시작하고 낚시잡지를 통해
소개되는 번쩍이는 새로운 낚시대를 사고싶어 안달하였던
때라면 나도 두어대는 가졌을 낚시대
처음 출시되었을 때
낚시대 색감은 별 내 마음을 당기지는 않았지만
그 비싼 가격에 "호"하는 한숨을 뿜게 만들었던
낚시대가 받침대까지하여 셋트로 그득하게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바다대를 보여준다며
다락방으로 안내하는 순간
"어,이양반 중증이었구나"
그야말로 한때 내로라하는 광꾼의 한사람이 여실이 들어나는
낚시장비
그렇게 좋아했고 떠나고 싶었던
조행길....
그 떠나고 싶은 날들을 몇년을 잠재우고 있었을
"꾼"의 마음을 읽은 나는
"다음주 같이 한번 나갑시다"
그로부터 그형과 나는 6년여를
시즌이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매주를 동행하여 위로는 청도,경주,건천,영천,하양,자인,경산의
엔간히 소문난 저수지는 물론 물맑고 경관좋은 소류지는
샅샅이 뒤지고 다녔고
아래로는 진주,함안,김해등지의 소류지를 헤메이는
둘도없는 낚시친구가 되었다
때로는 저 멀리 충주댐으로하여 원남지
4짜가 쏟아진다는 2군사령부 근무시 단짝으로 지금은
육군본부에 근무하는 박상사의 말을 듣고
금산까지 4박5일에 1500여키로를 돌파하는 강행군을 하기도 하였고.....
그러기를 5년여....
2박3일동안 붕어다운 붕어 입질 한번 못 본
서운함을 형은
"유료터에 가서 맘껏 손맛 한번 봐야하는데...."
몇번을 유료터 가자는 청을 넣었다가
일언지하에
"그 웅디이 같은데 옹기 종기 모여서
거기 낚신교"하는 말을 몇번 듣고서는
혼자서 잘 나갔던 유료터 자랑을 한다
경기도 00낚시터에 가면 형은 vip대접을 받는다는둥
그곳에서 상으로 받은 찌가 몇개,청소기,금반지등등하여
자신의 유료터 솜씨를 자랑한다
솔찍이 형의 낚시솜씨는 인정을 한다
낚시터 현장에 도착하면
형은 절대 좋은 자리를 탐하지 않는다
"허사장,좋은데 먼저 앉으소"
"형님은 어데가 좋은 것 같은데.먼저 자리 한번 잡아보소"하고
양보를 해도 내가 먼저 앉기 전에는 절대로 먼저
"여기가 내 자리하고"털썩 가방을 내려 놓는 적이 없다
내가 자리를 선점하고
낚시대는 다섯대에서 여섯대를 펴면
낮에 이곳 저곳 다니면서 놀다가 어떨땐 낮술이 과해 버리면
낚시는 뒷전일 경우도 있다(이 경우는 나를 만나고 서로 편해지고 난
한참 후의 일이지만......)
내가 대편성을 다 끝내고 날 즈음
형은"시작해 볼까"하고
두대 아니면 세대
5년간 동행한 그 숳한 날들중 형이
낚시대를 다섯대이상 편 날은 다섯 손가락을 넘지 않는다
그만큼 떡밥낚시에 길들여져서인지
많은 낚시대 펴는 것을 싫어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체력적으로 부쳐서였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밤낚시를 마친 다음날
조과는 다섯대를 편 나보다 형이 늘 앞선다
나는 꽝 아니면 두어마리 걸면
형는 대여섯마리
물론 채비나 미끼에서 조과의 차이가 나겠지만....
형은 언제나 떡밥낚시를 하던 채비 0부력이다
포인트 선정도 맹탕,수초권이래도 듬성 듬성하여
예민한 채비가 쉽게 안착되는 수초를 피하여
수심이 1.2-1.5정도의 적당한 수심에 포인트를 정하고
다양한 미끼를 구사한다
가장 좋아하는 미끼가 옥수수
다음이 새우(새우는 그리 좋아하는 미끼가 아니다)
글루텐,지렁이 입질이 없으면 왼갖 미끼를 다 동원한다
그러나 나는 항상 수초가 빽빽한 최상류
수심 80cm미만에 투척하면 퐁당소리가 나는 무거운
채비로 미끼는 오로지 새우
그도 새우를 살 때부터 큰새우가 없으면 아예 사지를 않고
수조에 큰 새우들이 기어 다녀야만 비로소
"새우 좀 주소"
그 큰새우들중에서도 큰 새우부터 골라서 가지채비 아래위에
한놈씩 매달아 놓으니 잔챙이는 아예 미끼를 피해 다녔으리라
그런 채비에도 운 좋은 날은 저녁 아홉시에 새우가 동이나
현지 새우 큼지막한 넘 한넘을 뜰채로 어쩌다 한마리 뜨면
"아홉치 한마리"라고 자신했던 꿈같은 날들이 있었으니
어쩌면 나의 고집불통 새우를 향한 맹신은 새우낚시의 황금기에나
먹어주었던 지금은 "엿이나 먹어라"할 그런 낚시행태였을법하다
우리 둘은 그렇게
몇년을 다녔다
통상 다섯대 멋진 수초구멍이 나를 유혹하는 좋은 포인트에선
예닐곱대
그러나 조과면에선
세대이상을 펴지않는 형에게 늘 밀렸다
자연지 5년간의 조행길에서는.........
유료터 백서(에피소드2;채비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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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막연한 확율로 대를 많이 펴지않고 오늘밤 한 두번은 반드시
내가 자리한 곳으로 고기가 다가 온다는 믿음과 왔을 때는 여러대라서 놓치기 쉬운
찌보기나 타이밍 늦은 챔질등...보다는
두세대에서의 집중력 있는 낚시를 하셨나 봅니다.
저도 봄봄님 처럼 5대~8대 까지는 폅니다.
그러다가 입질오는 대 있으면 거기에 집중하고
낚시중에도 한번도 없거나 가능성이 떨어지는 대, 긴대가 올때는 짧은대를 접어서
한대씩 줄입니다.
그형이 많은 낚시대를 갖고 있지만
가방에 많이 담아가지고 다니지 않는 것과
많은 대를 펴지 않는 근본 원인은
체력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동갑내기로 저보다 두달 빠른 생일때문에
형이라 부르지만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냥 말을 텄을 법한...
그런데
지나친 음주와 자신의 몸을 함부로 다루어서인지
체력은 칠십후반으로 봐야할 그런 체력이어서
10킬로 남짓한 낚시가방도 버거워하였더랬습니다
분할(좁쌀)봉돌채비
편대채비
얼레벌레
내림낚시
원줄도 2호이하로
바늘은 되도록 작게!
이것저것 다 해봤습니다만
지금은 굵직한 4호원줄에 13호 바늘
찌마춤도 되도록 무겁게 해서 3.6칸쌍포, 4.0칸 쌍포만 펴고 있는데요,
가방도 가벼워지고 채비손상에 대한 걱정도 없어서 요즘에는 오히려 맘편한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내년부터 노지로 다시 나갈거라고 갖가지 무거운 장비들을 사놓았는데
무거운 장비 들고다닐 체력이 점차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저와 가끔 함께 동출하는 후배의 장비를 보고 있노라면 입이 쩍!쩍! 벌어지는데
그 후배는 뭐가 부족한지 또다시 하나씩 장비를 추가하네요!
저와 체질적으로는 안맞지만 내년에는 그 후배 따라다니면서 옥내림이나 배워둬야겠습니다.
며칠 장거리 다녀오느라 답이 늦어 졌습니다
잔손가는 채비나 기법이 싫어서 새우미끼 하나만 고집하였던 것 같습니다
떡밥채비나 예민한 채비는 잔손이 많이 가고 느긋이 기다리는 낚시보다는
뭔가 조바심치고 자주 들었다 놓았다해야되는......
유료터를 다니면서
밑밥의 중요성을 알고 부단히 밑밥질을 하였던 생각이 나서
자연지는 역시 새우가 편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요근래 유료터에서 많은 분들 만나면서
그래도 붕어 좀 만나려면 낚시미끼나 기법의 변화를 시도해야 되겠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