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찰진 촉감을 쫒아 내 입술이 그녀의 목선을 타고 서서히 내려갔다.
온몸은 불덩이 처럼 달아오르고 나는 이미 현재의 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간과 공간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아니면 현재의 시간과 공간속에 내가 아닌 또다른 내가 존재하고 있거나....,
목선을 타고 내리던 입술이 그녀의 부드러운 젓무덤위까지 다다랐다.
“그만, 이제 그만해요.”
그녀가 갑자기 나를 밀쳐내며 조수석 창문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녀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옷을 여몄지만,
아직도 조금 전의 격정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듯 거칠어진
호흡은 정상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게 거부의사를 표명하며 등을 보였지만,
한번 당겨진 시위는 멈출수가 없었다.
나는 이미 이성이 지배하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몸은 열에 들떠 불덩이처럼 일어섰고,
성난 황소처럼 거칠어진 코에선 뜨거운 호흡이 끊임없이
품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미 나는 내자신을 제어할수 없는 상태였다.
아직 거친숨을 몰아쉬고 있는 그녀의 두어께를 잡고
그녀의 몸을 돌려 힘껏 끌어 안았다.
완력에 이끌려 그녀는 다시 내 품에 안겻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굳어있었고, 두팔로 가슴을 포갠체 고개를 푹숙였다.
무언가 그녀를 다시 격정속으로 빠져들게할 것이 필요했지만,
그녀의 입술도 가슴도 목덜미도 모두 움추린 자세속에 완벽히
방어되어 있었다.
시선을 내리니 올라온 스커트위로 그녀의 하얀허벅지가 드러나 있었다.
그곳만이 방어되지 안은채 무방비로 놓여 있었다.
한손으로 강하게 그녀를 품어 안은체 다른 한손을 그곳을 향해 움직였다.
내손이 그녀의 허벅지에 닿으려는 순간,
손등위로 한방울의 액체가 떨어졌다.
그녀의 눈물이었다.
한방울로 호수를 붉게 물들게 하던 전설속에 있을법한 마법의 시약처럼
그 눈물 한방울로 한순간에 내 흐려진 시선과 의식이 일깨워
지는 것을 느꼈다.
그 한방울의 눈물은 한순간에 내 본능을 잠재우고 내 가슴속에 일던 뜨거운
욕정의 불꽃을 사그라지게 만들었다.
나는 그녀를 감싸고 있던 팔에 힘을 풀었다.
그녀가 두려움에 쌓여있었던지 스프링처럼 튕겨 내 품에서 벗어났다.
아직 호흡은 정상을 찾지 못하고 거칠게 품어져 나왔지만,
내 이성은 이미 또렸한 상태로 깨어나 있었다.
두려움에 떠는 그녀를 안심시키는게 우선인거 같았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오버했습니다.”
그녀는 눈을 들어 두려움에 쌓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한번 그녀에게 사과를 했다.
내말에 진성성을 느낀 탓인지 그녀의 눈빛에서 두려움이 사라졌다.
나는 애써 호흡과 열기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그녀도 옷을 다시 한번 여미고 감정을 추스르는거 같았다.
어느 정도 서로간에 안정을 찾은 후 다시 한번 그녀에게 사과를 했다.
“제가 너무 오버했네요. 저에 대해 오해는 하지 말아주셨음 좋겠습니다.”
그녀도 어느 정도 감정이 수습된 탓인지 차분하게 대답했다.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해요.”
그리고 그녀는 내 눈을 마주보았다.
어둠속에 보이는 그 눈빛은
‘다 이해해요. 너무 걱정마세요. 당신이 나쁜사람이 아닌건 알고 있어요’하고
말하고 있는듯 했다.
그녀의 이런 눈빛은 나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나는 무릅위에 흘러내린 담요를 들어 그녀에게 건네 주었다.
그녀는 담요로 몸을 덮었다.
“저 잠깐 나가 있을께요.”
나는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 상태에서 무슨말을 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될지
가름할 수가 없었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길게 숨을 들여마셨다.
차가운 밤의 대기가 차갑게 폐부속으로 스며 들었다.
긴 방황의 끝에서 집으로 돌아와 긴잠에서 막 깨어난 탕아처럼
정신은 투명했고, 기분좋은 몽롱함이 전신을 휘감고 돌았다.
낚시의자에 앉아서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비개인 후 청명한 하늘엔 별이 쏫아질 듯 가득했다.
고개를 꺽어 밤하늘의 별들을 정면으로 보노라니,
문득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독백 한구절이 흐르고 지났다.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려놓은 둣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혔다는 봉평의 메밀밭처럼 하늘엔 별이 총총했다.‘
‘나는 오늘밤 허생원이 흐드러진 메밀꽃에 취한 밤,
물레방안간에서 슬픔에 취한 성서방네 처녀를 만났듯이,
그녀의 향기에 취해, 슬픔에 취한 그녀를 만났구나!’
그순간 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그건 도저히 현실 속에서 있을거 같지 않은 오늘밤 일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아는 것과 이해는 다른 것이다.
나는 비로소 메밀꽃 필무렵에서 이해할수 없었던 한구절을
진실로 이해하게 된거 같았다.
사람이 술에 취하듯 때론 술이 아닌 다른 것에도 깊이 취할수 있음을
알게 된것이다.‘
나는 조금전에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깊은 상념에 빠져있었다.
그때 차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그녀가 가방을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좀전의 일들에서 완전히 벗어난듯 차분한 상태였다.
그녀는 나를 잠시 쳐다보더니 가방을 끌고 아주머니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걸음은 당당했다.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이 힘있게 목적지를 아는 걸음 걸이로 위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실루엣이 완전히 어둠속으로 사라졌을때 나는 차로 다시돌아왔다.
차안은 좀전의 뜨거웠던 열기와 나를 취하게 하던 그녀의 향기가 가득차 있었다.
나는 그 숨막혔던 순간을 몽롱하게 상상하는 사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차에서 잠을 깻을때 이미 해가 높이 솟아있었다.
시계를 보니 열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열두시 예식에 늦겠다는 생각이 퍼득 머리에 떠올랐다.
빨리 서둘러야 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급히 일으켜 세우려는 순간,
지난밤의 영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는 지나갔다.
잠시 차시트에 몸을 기댄체 멍하니 어제일을 떠올려 보았다.
‘꿈이었을까?’
‘진짜 현실이었을까?’
아무리 고민을 해보아도 도저히 가름이 되지 않았다.
현실처럼 너무나 생생한 느낌과 기억들,
하지만 일어나기엔 너무나 비현실적인 일....
가만히 몸을 일으켜 백밀러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입술주변에 립스틱이 번져 있었다.
그 순간의 미묘한 감정들이 서로 교차하며 일어났다.
도저히 표현할수 없는 이반된 감정들이 동시에 솟구쳤다 사라져 갔다.
차 앞유리 윈도우 넘어로 소류지 풍경을 바라보았다.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는 소류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내가 이곳을 다시 올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내 ‘나는 이곳을 다시올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이 강한 확신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p.s 한술에 다 해블믄 않돼쥬. 넘 실망하진 마셔요.
저수지의 그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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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아 불끄고 퍼뜩자라 ㅋㅋ
님의 대명을 볼때마다 저는 움찔한답니다.
왜냐고요?
ㅎㅎㅎㅎㅎㅎㅎ
제 이름하고 연관되어 있답니다.
불끄고 퍼뜩 자겠습니다.^^;
아~ 오늘밤 저수지 그녀을 떠올리며 마눌에게... ㅋㅋ
무지 재밌슴다. 7부빨리좀. ㅎㅎ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추천하고 갈테니 빨리 올려주셔유
월척에 들어오는 또다른 재미 ㅎㅎ
감사합니다
8편 있겠지요??? 추천 빵빵~!!!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중독성 강한 글 잘보고 있습니다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ㅋㅋ
잘보고 흔적 남기고 갑니다....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올봄 붕순이 우얄꼬...
저두 그렇구 ~~빨리줌~~~^^
주인공이 유부남은 아니죠^^
글기다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