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오전 업무를 알리는 싸이렌 소리가 울리고 기상점호 6시30분을 기점으로 아침 식사와 간단한 조례, 오전 10시부터는 각자의 파트별 업무를 시작하고 모든 하루 일정이 끝나는 오후 10시 취침은 연구소 직원 모두가 지겨야 하는 생활 수칙이었다.
특변관리 대상군에 속하는 권박사에겐 보안책임자 준이 만일의 사태에 대한 요인경호를 빌미로 배속되어 박사에게 허용된 동선이 아니라면 즉각적인 제재와 강제이동 조치가 뒤따랐다.
보안책임자 준은 명령에 대해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군인이었기에 융통성 자체가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권박사는 연구실이 아닌 집무실에 거의 감금되다시피해서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는 동안에 수석연구원 지석과
의 조우는 갈수록 힘들어 졌다.
생체실험이 공고된 예정시간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지만 표본R을 탈출 시킬 기회는
요원해 보였다.
'저 골치거리를 어떻게든 떼놓고 지석을
만나야 한다. ' 식사 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렸기에 연구소 지하 구내식당으로 내려가면서 권박사는 준의 감시망을 벗겨낼
묘수를 생각하느라 골몰하고 있었다.
식당은 별장에서 온 연구진 그룹과 권박사의
연구소 연구진의 테이블이 구분되어 있었다.
배식 절차는 동일했지만 음식의 질과 양의
결정권은 순전히 강제입성한 그들 마음대로
였다. 식단의 차별은 빼앗긴 자유를 더욱 실감케 했다. 권박사에게 조차 그것은
똑같이 적용되어 길게 늘어선 줄에 맞추어 차례를 기다려야했다.
권박사가 줄의 후미에서 식판을 받고 기다리는
동안 비상벨과 다급한 안내 방송이 식당 내로 울려퍼졌다.
'화재 발생, 화학약품실에 원인 모를 화재 발생!!
소방C팀은 화재진압을 위해 즉각 출동 하고 보안 A팀과 B팀은 지금 즉시 상황실로 오시기 바랍니다'.
보안책임자 준은 그 즉시 무전기를 들었다
"스타트A제로2 현재 K-1 업무중, 상황보고하기 바란다 오버".
"여기는 스타트A제로2 즉각 보고 하기 바란다.
얼마나 심각한가, 범위를 말하라 오버".
준의 무전기로 거친 숨소리의 소방C팀의 답신이 오고 있었다.
"여기는 텐2식스F 현재 폭발위험으로 진입불가,
!!다시 한번 말한다. 스프링쿨러 오작동,
오작동. 유독 가스와 시끄먼 연기로인해
앞이 보이지 않아 불길을 잡을 수 없습니다. 오버!!!!!!
보안책임자 준의 음성이 덩달아 높여졌고
무전기를 대고 고함을 쳤다.
" 야야!!! 텐2식스F, 지금 그걸 보고라 하고 있어!! 연구소내 니들 소방안전팀 5분 내로 모조리 불러서라도 막아 내!!!
화재 못 막으면 내 손에 니들은 다 죽을 줄 알아!!!무조건 끝장을 내고 보고해 .... 알아 들었어!!!!
" 아.... 아알겠습니다 스타트A제로2 오버".
보안책임자 준은 씩씩거리며 무전기를 바닥에 내동댕이 칠 것처럼 제 성질을 못이겨 몸을 부르르 떨면서 웅성거리고 소란스러워진 식당 내부의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식사를 중단 하고 안전조치가 이뤄지기까지는 보안병의 안내에 따라 신속하게 안전지대로 이동해 주십시오."
"박사님도 속히 절차에 따라 이동 하세요
저는 지금 현장에 가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점검하고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보안책임자 준은 그렇게 말하고 식당내의 몇 명의 보안병들을 대동하고 화학 약품실 화재 현장으로 달려 갔다.그것은 권박사에겐 하늘이 준 뜻밖의 기회였다.
밀물듯이 식당을 빠져 나오는 연구진의 틈바구니에서 수석 연구원 지석을 뒷쪽에서 발견했고 지석 또한 권박사와의 거리를 좁히며
우왕좌왕 수많은 인원들의 앞 뒤에서 밀리며 자연스럽게 다가섰다.
그리고 여전히 왼 손에 들고 있던 빈 식판 밑으로 재빨리 오른 손을 내밀어 권박사의 상의 왼쪽 호주머니에 무언가를 집어넣고 그렇게 두 사람은 대피하는 연구진 틈에 뒤섞인 채로
멀어져 가고 있었다.
불은 화학약품실 창고에서 시작되어 내부 일부를 태웠는데 스프링쿨러의 오작동과
방화문이 자동 차단이 되어 진입이 어려웠고
화재시 자동분사 시스템의 노즐 역시 고장이 난 상태였기에 여러모로 접근이 어려웠지만
다행스럽게도 각종 화공약품이 즐비한 캐비넷 까지는 옮겨 붙지는 않았고 기계를 통해 수동으로 방화문을 열어 제치고서야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
그을음으로 인해 내부의 벽과 천장은 시끄멓게 변했고 바닥은 소화기 분말과 깨어진 용기의 유리조각과 물바다였지만 대형 사고를 막아서 실로 천만다행이었다.
보안책임자 준은 대기하고 있는 부하들로부터 상황을 현장에서 보고 받고 화재 원인을 반드시
찾아 내어 보고하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소방안전팀에 지시를 내린후 부하들과 함께 상황실에 도착했다.
" 도대체 준실장은 뭐하는 사람이야,....
이딴 식으로 할 것 같으면 당장 때려 쳐!!!
당신 말이야 보안 메뉴얼은 숙지하고나 있냐고.... 제1행동 원칙 상황실에 상황보고는 뒷전이고 오라고 했으면 즉각 올라와야 되는데 지금까지 어디 쳐박혀 있다가
이제서야 나타난 거야 !!!
"화재 현장에 가서 조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쯧쯧 ...준실장 그게 지금 말이라고 떠들고 있어. 판단은 상황실이 하는 거고
당신 업무가 고작 화재현장 뒷치닥거리나 하라고 우리가 여기 부른 건 줄 알아!!!
보안책임자 준은 노발대발한 이사에게 그렇게 핀잔을 들었다.
" 그게 아니라.....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곳 안전을 총괄책임지는
책임자로서 제 일은........,
보안책임자 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사로 부터 재떨이가 날아왔다.
" 그래 !!!보안 말이다. 보안!!!
보안 공백......알아 듣겠어!!! 준 실장 자네는 보안 공백을 초래 했다고....연구소가 두쪽나기전에는 당신은 죽어나 사나
권박사 곁을 떠나면 안되고 밀착 감시하는 게 자네 임무야......자! 지금 박사는 어디 있지.....".
"안전지대로 대피 시켜 놓아..........
보안병의 인솔하에.......넷!!!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연락 조치를...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보안책임자 준은 경직된 자세로 말을 더듬었다.
" 이리 좀 가까이 와 보게 준실장....."
이사는 엉거주춤 책상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보안 책임자 준의 짙은 눈썹 위
이마를 중지 손가락으로 강하게 눌러 밀면서
다그쳤다.
"머리를 쓰라고 머리를,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게 아니라......이 답답한 친구야.....
부하들 앞에서 내가 왜 이런 개쪽을 먹나 생각 좀 하라고......엉!!!!! 정해진 점심 시간에 모두
식당에 내려가 있는데 아무도 없는 창고에서
화재가 났단 말이다. 지금 이게 단순한 사고로 니 눈엔 보여!!! understand!!! 감시통제의 울타리가 개박살이 났는데 이래도 모르겠어 !!!
니가 일을 이따구로 하니까 진급이 더딘게지!!
고개 쳐 들어 이 쓸모조차 없는 근육덩어리 새끼야!!!!
이사는 다시금 중지 손가락으로 보안책임자
준의 이마를 기분나쁘게 콕콕 찌르고 치켜 올리며 말을 이었다.
" 지금 당장, 모든 CCTV와 카메라,폐쇄회로를 분석하고 어떤 놈이 그랬는지 내 앞으로 족쳐서라도 잡아서 데려와 !!! 니 밥줄 끊기기 싫으면 만들어서라도 끌고온다. 알아 들었나 준실장 아니 준대위!!!,
전쟁의 시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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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