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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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조행 누드낚시를하다

◇청양 도림지◇
충청남도 도립공원 칠갑산 "콩밭매는 아낙네야~"로 시작하는 주병선의 노래로 더욱 유명해진 칠갑산은 천장호와 도림지.적누지.사천지를 품고 있으며 그중 대물이 자주 출현하는 도림지가 제일의 낚시터로 꼽히고 있다.



추억의조행 누드낚시를 하다

745-1.jpg 작년 유월 어느날 장마가 시작되어 갈수기를 겪던 저수지는 물오름이 시작되고 여기저기서 호조황 소식도 들려오고 있었다. 그날은 평일이어서 낚시갈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늘 관심깊게 조황을 보고 있었는데.... 청양 도림지가 마음이 끌린다. 그해 사월 나는 이곳에서 새우미끼로 36.5cm를 걸어냈었다.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다. 매일 이시간만 되면 고민에 빠진다. 오늘은 무얼 먹을까... 짜장면? 김치찌게? 시원한 냉면으로 먹을까? 아니면... 컵라면으로 때우고 말어.. 생각은 거기서 멈춰버린다. 띠롱~띠롱~ 띠로롱~~~~ 좀 구형이라 멜로디가 노말밖에 안되지만 아직은 쓸만한 손폰이었다. "여보세요" "나유~" "엉~ 왠일이야.." "빨리 도림지루 가봐유~" "터졌어!?" "이틀동안 낚시를 혔는디 떵어리들이..." "헉~ 그려~ 알았져. 근데 평일이라 시간이 쫌~..." "알아서 혀유~ 후회해도 소용없슈~ 성님만 손해지뭐~ 745-2.jpg 허허 미치겠군. 그러잖아도 도림지가 아른 아른 한데.. 현지 낚시후배님의 전화까지 받고나니 먹던 컵라면도 안넘어 간다. 에라~ 몰것따~ 하던일 부터 대충 정리를 하고 급기야 도림지로 도망치듯 차를 몰아 버렸다. 평일날은 낚시 안가고 일만 욜심히 하기로 약속은 하였지만 이넘의 병을 어찌 고치겠는가.. 그저 마뇰에게 미안할뿐이다. 도림지에 도착을하니 호조황을 말해주듯 많은분들이 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중에는 낯이 익은 얼굴들도 보였지만 간단한 인사만하고 자리잡기에 분주하다. 상류 유입수가 흘러들어오는 건너편 산아래 옛밭자리가 그럴듯하게 보인다. 상류 개울가에 주차를 하고 이것저것 짊어지고 양손으로 들고 장화까지 꺼내어 신었다. 개울물을 건너가기 위해서 였다. 745-4.jpg 산길을 조금지나 묘자리가 있는곳에서 지금은 육초만 빽빽히 들어찬 밭뚝을 따라 물가로 내려섯다. 멀리서 본것보다 자리가 더욱 넓어보이며 초록색 육초가 잠기어 있고 잡목과 개망초대가 듬성 듬성 죽어 서있다. 우선 3.2대를 꺼내어 수심체크와 채비안착이 되는지를 보았다. 채비안착은 잘되었고 수심도 1~1.5미터로 적당하다. 흐흐흐 이렇게 존자리를 모르다니.. 야호!! 745-3.jpg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온몸은 땀으로 젖어 들고 있었다. 그래도 좋은포인트에 앉았으니 곧 덩치들을 만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혼자 신이나서 알지도 못하는 유행가를 흥얼거리며 한대 또한대 대를 깔다가 얼굴로 땀이 흐르면 입고있던 티셔츠로 쓱- 한번 닦아내며 그렇게 대를 여덟대를 깔아갈즈음 서서히 어두워진다. 어라.? 조금전만 해도 해가 높다란 산위에서도 훨 높게 있었는데.. 벌써 어두워지냐.. 해가 넘어갈 시간은 안된것 같은데... 내게 유일하게 시간을 알려주는 손폰에 시간을 볼까 하다가 빨리 대편성을 마쳐야 겠다는 생각에 그만두기로 했다. 그런데 좋은시간은 여기까지였다. 서늘한 바람이 서서히 불어댄다.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바람 이라고 생각이 미치는순간 갑자기 주변이 어두컴컴 하더니 돌풍으로 변하며 엄청난 비를 퍼붓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우르르_쾅! 번쩍번쩍 천둥과 번개까지.. 비를 피할곳은 텐트밖에 없는데..설치를 못한 상태에서 이런 변을 당했으니 짐을 줄이자고 파라솔을 자동차에 놓고온것이 후회스럽다. (허긴 가져왔어도 강풍에 아작났겠지만) 비를 피할곳이 없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것이 어차피 땀으로 다젖어버린 옷인데. 비좀 안맞아 보겠다고 폴대도 못세운 텐트를 이불 뒤집어 쓰듯 하고 비바람에 날아가는 낚시대를 양손으로 잡고서는 한번만 살려달라고 사정하듯 하고 있었으니 ㅠㅠ 745-11.jpg 아무튼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 이런것은 뉴-스시간에나 듣는 얘기였었다. 조금전 까지만해도 콧노래가 나왔었는데 폭우가 얼마나 쏟아졌던지 그좋던 포인트는 이미 물이 불어 발목까지 찰랑거린다. 어이쿠, 닝기미" 난 왜이리 재수가 없다냐. 모처럼 그럴듯한 자리잡아 하룻밤을 멋진 덩치덜하고 놀아볼려고 했는데.ㅠㅠ 업친데 덮친다구 유입구에 자리를 잡다보니 폼나게 깔아놓은 낚시대는 비바람과 각종 부유물이 떠내려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낚시고 뭐고 홀랑젖은 몸뚱이 비 한방울 이라도 덜 맞아 보겠다고 텐트 뒤집어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때 한숨속에 왜 이짓을 하냐? 나 자신에게 반문을 해보지만 적절한 답은 없었다. 745-8.jpg 텐트를 뒤집어 쓴채 (어차피 다젖은것 왜그리도 텐트에 집착을 했는지 나원참,) 채비는 부유물과 수중물체에 걸려 다뜯기고 망신창이가된 낚시대만 건저 조금은 높은곳으로 피신?을 하였다. 이젠 비가와서가 아니라. 밤이 찿아온 모양이다. 주위는 어둠에 완전히 묻혀 버렸다. 난 더이상 움직이는것 조차 힘이들었다. 거의 탈진 직전 이였다. 점심에 컵라면 하나 먹는둥 마는둥 하고 여기까지 온것 아닌가. 낚시가방 의자등등 모두 산에 버리고 후레쉬 하나만 달랑들고서 차로 돌아왔다. 건너갈땐 장화만으로 건널수 있었던 개울은 물이불어 허벅지까지 잠긴다. 온몸과 옷은 땀과 비에 젖어 도저히 입고 있을수가 없었다. 모두 벗어던지고 개울가로 내려가 대충 씻고 옷도 대충 빨아 자동차 뒷자석에 널었다. 마땅히 입을 옷이없다. 옷이 있어야 밥이라도 먹으러 갈텐데... 정리를 잘 못하는 나는 항상 차안이 돼지우리간(마뇰생각) 같다. 어수선한 뒷자리를 뒤져보았다. 무언가 담겨있는 종이 봉투가 보였다. 아내가 낚시 쫓아다닐때 입었던 긴팔 겨울 츄리닝이었다. 워낙 작은 아내옷이라 잘 맞을리 없었다. 내 몸 튀어나올 부분은 모두 튀어나온 그야말로 쫄쫄이 칠부 패션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보긴 좀 뭐해도 밥먹는 대는 별무리 없어보인다. 745-6.jpg 제방 아래마을에는 개장국집이 있었다. 영양탕에 이슬이 한잔 또 한잔 캬~ 죅인다. 이젠 살것 같다. 낚시고 뭐고 집생각이 굴뚝 같기만 하다.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이슬이 한잔에 음주 단속도 걱정이 되고 산속에 버리고온 애물단지도 가지고 가야한다. 일단 차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런데.... 점심때 나를 꼬득이던 현지후배의 전화가 왔다. 퇴근을 하여 밤낚시를 하러온 모양이었다. "성님 어디 계슈~~" "엉~ 밥묵고 있어." "낚시 장비는 산에 다 있던데여..?" "그래 거기 두고왔지.." "왜여? 낚시 안할거유~?" "으으응~(왠지 지질이 고생만 했다고 말하고 싶지가 않다,)" 대답이 궁해진 나는 "밥묵고 다시할라고." 헐~ 도대체 어쩔려구 그런답을 하냐 자존심 때문일까? 후배에게 못난모습으로 보여 지기 싫었을 것이다. "그려유~ 빨리 밥묵고 얼른 와여~기둘리고 있을께여~.." "아~알았따~" 으~이구 미쳤지 미쳤어.나는 후회를 하고 있었다. 그 고생고생을 한지가 얼마나 지났다고 거길 또 들어간단 말인가. 에~혀~ 내 팔자야~ 745-5.jpg 어느덧 비는 가랑비로 바뀌어 있었다. 다시 낚시를 하러 개울을 건너야한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젖어서 벗어 놓았던 옷을 다시 입고 장화신고 허벅지 까지 빠져서 개울을 건넜다. 칠흑 같이 어두운 산속엔 랜턴 불빛외엔 한점의 빛도 없었다. 모두 철수를 하였는지 조용하기만 하다. 섬뜩 공포감이 밀려온다. 후배부터 찿아 보기로 했다. 그런데.. 백여 미터는 족히 산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지 않은가.ㅠㅠ "어휴~ 뭐하러 여까지 들어오냐~ 내 낚시가방 앞에서하지~.?" "성님! 여그가 젤~ 존자리유~" 내심 낚시가방을 던져놓은 부근에서 낚시를 하기를 바라던 나는 적지않은 실망을 하였지만 어찌하겠는가. 애물단지를 들고 그어둠속에 비를 맞으며 후배옆으로 옴겨오긴 이미 체력적으로도 무리일것 같았다. 그렇다구 무서워서 그러니 자리를 옴기자구 할수도 없었다. 그래~ 깡으로 악으로 해보자.! 이번엔 텐트부터 설치를 하고 후레쉬불빛속에 채비정리를 하여 네대를 깔았다. 젖었던옷 이지만 또 다시 땀에 비에 젖어버리니 퉁퉁 불은 살갖에 옷이 감겨 쓰리고 아프고 기분까지 더러워 진다. 시간은 자정으로 가고 있었다. 에라~~몰것따.! 벗자 벗어~~ 난 젖은옷을 홀랑 벗었다.(팬티는 아까 벗어버렸지만) 그리곤 깊어가는 어둠속에 파란 찌불의 향연을 즐기며 여덟치급과 아홉치급 두수와 4짜급 메기 두수를 하고 비가 그친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745-12.jpg 그당시 촬영한 사진이 있어 이미 타 사이트에 올렸던 글을 재구성 해 보았습니다. 허접한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여.늘 행복한 시간되십시요.

상상을 하면서 글을 읽으니...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ㅎㅎㅎ

아마도 꾼들은 이런경험 조금씩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겁니다.
저 또한 비슷한 추억(?)이 있지요.
재미난 글 잘 읽었습니다.

또 하나의 작품이 올라왔네요!
님의 조행기 많이도 기다렸답니다.

자연과사람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지요?
님의 위트넘치고 아기자기한 글솜씨는 읽는이로 하여금 무한한 즐거움으로
소리없이 전해 진답니다.
군데군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 까지도 더 없이 포근하고 정감이 가네요.

작년6월의 어느날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그런 악몽같은 일이 있었군요! ㅋㅋㅋ
그래도 그렀지 팬*까정 홀라당벗고 까만밤을 지새우셨다는 것은 좀 심했네요! ㅎㅎ
6월이면 흡혈귀도 있었을텐데,,, 거시기를 가만 놔 두었을까요? 푸~하하하

아무튼 님은 악몽같은 사건 이었지만 읽는이 로서는 그저 웃음만 나오네요.
다시한번 님의 위트넘치는 조행기 접할수 있어서 행복 하답니다.
다음엔 언제쯤에나 올라 오려나!!!,,,,,,,,^*^
가내에 신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늘 강건 하십시요.

자연과 사람님의 글을 읽으면, 웃음과 함께 술술 잘 지나갑니다.
모습을 상상하니 지난 저의 추억도 같이 실려 지나갑니다.
좋은 볼거리와 재미있는 글을 잘 읽고 갑니다.
늘 편안하신 나날이 되시길 빕니다.
관광붕어님 안녕하세요.
낚시를 즐기다 보면 생각지 못한일이 일어날수 있죠,

장마철 비슷한 경험을 하신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당시야 참 그렇죠. 그래도 추억이라 그때 생각이 날때면 웃음이 납니다.ㅋㅋ

골드존님 안녕하시죠.
이런일 없으셨나요.ㅋㅋㅋ 한번쯤은....
보는사람 간섭할 사람이 없는 산속의 물가인데요.

그래도 조심스럽기는 하죠.
혹시나 처녀귀신이...하하하
밤새도록 텐트속 낚시의자에서만 비비적 거리다 ..
엉덩이 까지 쓰려 오더군요.ㅋㅋ

혹시 이런일이 생기시면 절대 낚시의자에 맨살을 드러내고 앉지 마시길....
몇일간 운전도 제대로 못합니다.
엉덩이가 상해서요.ㅎㅎ


입질...님 안녕하시죠.
낚시란것이요. 주로 혼자서 하는것이라 그런지요.
말못하는 사건이 많은것 같습니다.

저야 뭐~ 야그를 다 합니다만 (안믿으시나..?)
지나고 보면 웃지못할 것도 말못할것도 없드라구요.ㅎㅎㅎ
참!! 그리고여~.
빨리 17편 올려 주셔요..^^*
자연과사람님~
추억의 조행기라 웃으면서 봅니다
님도 지난 추억을 더듬어 웃으면서 글을 쓰셨겠지요
님의 글이 있어 즐거움이 더합니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이글 다음에는
어떤 추억담이 올라올까 기다려질것입니다
낚시꾼의 고집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어떨때는 허황되기도 하고요
지금이라도 온몸을 살펴보시지요
풀벌레 날짐승이 꾼의 나체를 그냥 놔두지 않았을텐데요
요즈음은 병이 도지지 않는지요?
시기가 기기인 만큼 좋은 추억을 담는 과정에서
대물 만나시기 바랍니다
웃음을 자아내는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지난주말은 넘 바쁘게 지냈습니다.
케미마이트님 안녕하시지요
주말과 휴일은 존시간 되셨는지요

항상 님의 격려와 관심에 감사한 마음뿐 입니다.
이번주도 알찬 시간만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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