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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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조가(出釣歌)2

051_essay07393627.jpg 찔레꽃 향기짙고 청청(靑靑)하늘 눈부실때 부들줄기 곧은잎은 푸르름이 더해가고 짙어진 물색깔에 태공(太公)마음 설레이어 수련(水蓮)옆 빈공간에 찌하나 세웠었네. 뙤약볕 열기(熱氣)피해 펼쳐놓은 양산(陽傘)아래 삐딱하면 불편할까 자리골라 의자펴고 좌우풍광(左右風光) 살펴보며 심호흡(深呼吸) 크게하니 풀향기 가득담은 바람은 하늬바람. 잔손맛 보자하고 콩알붙여 내린찌가 중치붕어 한호흡에 몸저리게 솟아나네 한세상 온갖시름 제쳐두고 애달으니 홍진(紅塵)에 젖은몸이 한순간에 맑아진듯, 046_essay07395350.jpg 첫손맛 보고나서 손씻고 젖혀앉아 담배한대 피워물고 다음입질 기다릴때 개구리 울음조차 정겨웁게 들리누나 찌언저리 선회(旋回)하는 잠자리도 예쁠시고. 욕심없이 즐기자던 첫맹세(盟誓)도 부질없네 잔챙이 잦은손맛 어언간에 지겨웁고 부지불식(不知不識) 생긴욕심 대물노려 볼양으로 수초옆 틈새벌려 채집망 넣었다네. 새우를 끼울거나 참붕어로 노릴거나 이른저녁 먹은후에 자리점검 다시하네 복수대 붉은끝엔 찌불꺾어 붙혀두고 명당찾아 던진채비 대물꿈 부푸는데, 낙조(落照)에 붉던수면 산그림자 덧씌우면 얄궂게도 불던바람 한순간에 잦아들고 피곤한눈 달래볼양 살포시 눈감을때 처자식 고운얼굴 미안스레 떠오르네. 038_essay07401021.jpg 찌오른다 찌오른다 두칸반대 찌오른다. 낮은쪽 풀섶따라 비스듬이 쳐두었던 호흡도 멎을레라 시간도 멈출레라 힘주어 잡은손에 땀도촉촉 고이누나. 멈출듯 솟던찌불 힘에겨워 끄떡일때 맘속으로 세던숫자 내뱉으며 채오르네 제대로 걸렸는가 불안도 잠시잠깐 수초감고 버틴붕어 달래려고 온갖정성, 십여분 갖은공력(功力) 빈바늘이 웬말인가? 모처럼 받은입질 도로아미 타불일세 오십년 묵은조사 누가알까 부끄러워 아쉬움에 소주한잔 안주없이 털어넣다. 초저녁엔 한밤기대 한밤중엔 새벽기대 졸리는눈 다그치며 꼬빡날밤 세웠건만 단한번 받은입질 미련으로 남겨놓고 수초옆 맑은물로 얼굴씻는 공탕조사(空蕩釣士). 055_essay07404932.jpg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저수지 마름처럼 얽혀진들 어떠하리 명리(名利)도 제쳐두고 하룻밤을 지샛으니 대장부(大丈夫)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足)한것을... 살림망 불끈들어 어린고기 내보내고 주섬주섬 젖은장비 대강닦아 챙겨둔채 게으른맘 닥달하여 사계청소(四界淸掃) 하고나니 중천(中天)까지 솟은해에 잔등이다 젖었구나. 지치고 허기진몸 추스리며 귀가(歸家)할 때 눈흘기는 아내인사 헛웃음쳐 무마하고 욕조(浴槽)속에 묻혀앉아 비린내 털고나도 가물가물 졸린눈엔 간밤의 붕어생각. 066_essay07414575.jpg (에필로그) 배수기의 시련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러나 우리는 붕어를 찾아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 움추린 붕어 곁에서 술잔이라도 기우려야 하며 취한 목소리로 사어곡(思魚曲) 이라도 힘껏 불러야 한다. 우리가 꾼의 이름으로 사는 한 붕어는 영원한 우리의 그리움이기 때문이다. (2004년 5월 월롱지 조행후) 어유당(魚有堂) 올림

어찌그리 구구절절 표현을 잘 하시는지요???

볼때마다 감동이 밀려옵니다..^^
혹시 국어선생님 이신가요?

어유당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범상치 않으신 글솜씨에

뭘하시는분일까 늘 궁금하여 여쭈어 봅니다

내가 겪었던 어느저수지의 낚시하던 상황이

눈앞에 생생하게 재현이 되는 듯합니다

이젠 매료를 넘어서 중독 수준입니다

지역도 가까운데 꼭한번 물가에서 뵙고 싶네요^^

다음편 기대 합니다 ㅎㅎ

도대체 어찌 이리 글을 잘 쓰시는지..
부럽습니다..
댓글 몇줄 달기도 힘든데..
항상 건강하시고 안출하시길 바랍니다..
한산하던 추억의 조행기...
언제부터 나타나신
어유당님 덕택으로
제일먼저 열어보게 되고
감탄하고 감동하여
댓글아니 달수 없네......^^

전문가의 체취가 물씬 풍깁니다.
늘 배우고 느끼고 감동하여...
감사합니다.
건강합니다.
그저 존경스러울뿐입니다
귀두 막히고 입두막힙니다 ㅎㅎㅎㅎ
골수팬 하나 추가하셨습니다 ^^
나중에 책을 한권내셔도 될듯합니다. 늘 잘읽고 있습니다.
긴장감으로 읽어나가는디 갑자기 도로아미 타물은 웬일이래유

한참을 웃어봅니다. 참으로 정리정돈이 잘된 하루밤 낚시네요

저로서는 흉내도 낼수없는 깔끔함에 그저 감탄사만...항상 건강하세요..

함께 낚시하면서 오래도록 머물다 갑니다...
멋진그림 아릅다운 글들 잘보고갑니다
어유당님!

많이 기다렸습니다...님의 글을...]

금일을 시조를 읊으셨네요..

옛날 중학교시절에 배웠던 4444.4343.4444.4343에 맞추어 옛조상님들이 읊으셨던 시조를 한참 외운것이

불현듯 생각나게 하네요..정말 님께서는 시면시 소설이면 소설 시조면 시조 대충쓰시는것지 정성을 들여서

쓰시는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 하십니다..

다음글을 또 무작정 기다려 집니다..
저는 정성을 다해 적고 한번더 확인하고 글을 올려고 난후

제거 쓴글을 읽으보면 틀린 글짜가 막나오네요..정말 쑥스럽고 님은 훌륭하십니다..
또 틀린 글이 나오네요..부끄럽습니다..
그져 어찌 제맘과 같은지....
한줄한줄이 다 제 기분과 같읍니다
글이 더 아름다운 조행기 입니다.
언제나 행복한 조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직업이 국어선생님 아니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유당님은 소설가나 작가 하셔도 댄듯하네여

붕어 넘 깨끗하고 이쁩니다

좋은글 잘보구 잘잃고 갑니다 ~~~ 항상건건하고 안출하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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