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린글 다음을 이어 적었습니다
맞춤법 등 글이 모자르지만 기억을 살려 써 봅니다
깡촌 골짝.
조부모님 손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낚시를 시작한듯하다
할머니의 발당시개(반지고리함) 를 뒤져 작은 옷핀이라도 발견하는 날엔
흰실과 낚시바늘모양으로 구부린 옷핀을들고 개울로 향한다
집옆은 대밭이어서 살피다보면 할아버지께서 낚시대로 쓰시려 잘라놓은 대나무가 마르고있고 옆은 항상 좀 짧은 살대들도 잘려 져있다
당시에는 그냥득탬. 앗싸 하나구했다 며 싱글벙글 어깨매고 개울행이었었지... 기억도 하지못했겠지 손주녀석 낚시대까지 생각해주신 조부님 마음을
개울옆은 조모님 텃밭 .
고추며 가지며 호박등 거름냄새에 코를 찡그리며 작대기로 땅을 후비다보면 청색 지렁이들.
호작질(방언:해적질 인듯) 하지말라시며 호통하시지만 눈가는 주름웃음이다
살대에 실을묶고 봉돌은 철사로 수수깡으로 찌 흉내를 내본다
청지렁이를 손바닦에올려 박수치듯 몇번 "짝짝" 기절시킨후 돌칼로 바늘 크기만큼 스스슥 .... 노랑색 액과함께 퍼져나는 그향... 싫지는 않다. 낚시하는 맛이다
살대를 드리우고 사선으로 입수한 수수깡찌 를 보며 어린 난 무슨생각을 했을까?
도회지에 돈벌러 가신 부모님?
아니면 또래 아이들 유치원생활의 부러움?
그런건 어린나의 머리엔 없었겠지
오로지 수수깡찌가 누어버리든지 물밑으로 꼬끄라지던지 둘중하나
어쩌다 눈먼 붕어가 한마리 걸리면 개울이 떠나가라 고함치며 빨레하러나온 할머니들 놀래키고
살대끝으로 전해오는 후드드 한 손맛뒤로 딸려오는 반짝이는 옷핀
아씨!! 작은입에서 나오는 허탈한 뱉음.
옷핀을 손에잡힌 나뭇가지로 다시감아 펴진 바늘도 정비하고 애꿎은 수수깡찌도 툭툭 건드려본다
다시 휙~
퐁
정오의 햇살은 개울물에 반사되어 부서지고 인상을 지푸린 얼굴을 환하게하는건 조부님이시다
허허 우리새끼 낚시하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흥분된 목소리
할배!! 인자 막 윽수로 큰. 팔뚝만한거 떨가쓰예~
노쳐버린 물고기는 크다
물론 5살짜리의 팔뚝만한건... 몇치나되려나
무용담을 들으시며 털털 웃음을 하시고
조부님은 손자의 머리를 쓸어내린다
배안고프나?? 밥무로 가자
언제나그렇듯 조부님 등에 오른다
한손엔 조부님이 준비해주신 살대와
다른한손엔 빈 양파망
조부님어깨너머로 개울을 내려다보며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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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 한 귀퉁이.
백색 양철로된 밥상옆에 아이가 자고있다
반바지속 가랑이에 오른손을 꽂아넣고 다른 한손엔 나무를 깍아 종이로 돛을단 말그대로 돛단배를 쥐고있다
주위가 금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쏴~~~
한 여름 지나가는 소나기소리에 아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비설거지로 마당을 바삐 움직이는 조부와 조모.
떨어지는 빗방울에 마당엔 흙먼지가 튀어오르고 금새 조부의 하얀 고무신위로 튀어오른 흙먼지가 물기를 머금는다
기와를 타고 떨어지는 빗줄기
처마 끝에 매달린 노오란 물방울에 아이는 신기한듯 올려본다
마당에 물이 골을 타고 흐르기시작했다
뒷담에서 처마에서 외양간에서 모인 빗물은 마당에모여 노란 송화가루의 소용돌이가 펼쳐진다
우르르릉~ ......
하늘이 울고있다
.....,
쫘!!악!!
귀청을 울리는 커다란소리에 아이는 두눈을 질끈 감았다
"아따 ~ 그거 귀청 떨어지것따"
조부님은 하늘에 대고 큰소리를 치신다
쏴~~~~
빗줄기가 거세졌다
아이는 번떡이듯 마루위를 튕겨져 올라섰다
까치발을 하며 마루기둥에 올라붙어 담장너머를 응시한다
가끔 울리는 천둥소리에 한쪽귀를 기둥에 붙여막고 한손은 다른귀를 그리고 남은 한손은 기둥을 감고있다
찡그린 시선은 여전히 담장너머 개울가
손주녀석의 볼품없는 자세에 바쁜 조부의 발걸음 또한 뭠췄다
빗살이 삿갓을 타고 떨어진다
아이는 미동치도 않고 한 곳만 보고있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 조부또한 담장 너머로 고개를돌려 삿갓을 치켜든다
잠시후 조부의 심심한미소가 수염을 움직였다
"머하능교~ 아나 어른이나 .퍼뜩퍼뜩 움직이소"
조모의 가픈 목소리에 조부는 삿갓을 고쳐쓴다
저멀리 거뭇한 산에선 안개가 피어오르지만 앞산은 아직 소나기가 내리는듯하다
산과 산을 이어주는 골자기에선 흙탕물을 쏟아내고있고 하늘은 아직 그늘이 개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소나기도 그칠무렵 마당의 흑탕물은 담장사이 물길로 빠져나가고 마당위엔 송화가루 흔적이 즐비하다
간혹 마당위를 어지럽힌 청지렁이를 쫒아 누렁이가 장난치고 있지만 아이의눈을 즐겁게하지는 못했다
"여 와서 할배 어깨좀 쭈물러바라"
조부는 마루에 걸터 앉아 삿갓을 벗는다
아이의 얼굴이 어두워 보인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조물딱 조물딱 거리는게 영 신통챦다
"비가와서 걱정되나?"
......
조부의 음성은 단조로웠다
조부는 마루에 널부러진 수건을 다리에 펴고 손주를 눞힌다
많이 젖지는 않았지만 물기가 가시진 않았다
조부의 다리배게로 올라오는 열기에 내색하지 않는다
아이의 생각은 여전히 담장너머 개울가
"고기라카는거는 물이 마이 내리가도 안떠내리가고 큰 돌밑에 딱 붙어 있다. 걱정하지말그라"
아이의 걱정을 뚫어보듯 조부는 손주의 작은 귓볼을 만지며 위로한다
" 비가한번 지나가면 저 아랫동내있던 피리들은 물타고 잘 올라온다 아이가"
"메기도 올라오고 뱀제이도 물타고 올라오니라"
"또 아나 웃담 못에서 커다란 잉어하고 붕어도 떠내리 올찌도 모리고"
"물좀 잔잔해지모 ~ 할배하고 낚시하로 가보자 이~"
.........
아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허이구야 우리 새끼 피곤했는갑네"
"바라 아 잔다 덮을꺼 좀 가꼬온나"
조부는 아이의 머리를 곱게 뉘이고 마루귀퉁이에있는 나무배를 손에 쥐어놓고 일어선다
"내 회간 점빵 잠깐 가따오꾸마 아 마루서 떨어질라 잘바래이~"
조부는 뒷짐을지고 마당을 나선다
"올때 밀가루좀 사오소 술빵이나 만들구로"
조모는 아이의 크기에맞는 이불을 움켜지고 조부의 뒤모습에 부탁을하고
조부는 대답대신 끓는 가래를 바닦에 뱉어 고무신으로 문지른다
"독꾸야 내하고 마실이나가자"
귀가 쫑긋한 누렁이가 지렁이를 버려두고 조부를 따른다
어느새 앞산에도 안개가 걸리듯 피어오르고 조부는 개울한번 처다보고 회간으로 향한다
할아버지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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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1
아련한 마음으로 읽고 갑니다
나네요 잘보고 갑니다
경산도 사투리가 정겹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추천에 한방 꽝 !
수수깡.. 기억을 또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맞깔난 된장찌게를 먹는것 같네요
잘읽엇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