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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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간의 낚시 이야기 2 (소름)

안녕하십니까?

 

많은 비로인해 피해는 없으신지요.  

 

제가 하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습니다. 낚시꾼의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친구한테 가끔 " 낚시가자 물반 5짜반인데 알아놨다" 이러니 말입니다.

 

19일차

 낚시를 하는건지.. 세월을 낚는건지.. 잠을자러 온건지.. 하루하루가 어찌나 빠른지 심심하단 생각은 사치입니다.

높고 파란 가을 하늘을 감상하며  생각에 잠길쯤 제방에 어른 두세명이 올라와 예초기로 풀을 베고 삽으로  땅을 다지는게 보였습니다.

추석도 지났는데 왜 저리노.. 이유는 알지 못했고 또 그러려니 했는데 잠시뒤 제방으로 한복을 입은 서너명의 여자와 그뒤를 따라 남자들과 여자들이 무언가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게 보였습니다.

100여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잘보이지는 않았지만 제사를 지내려는듯 상을 펴 음식을 올리고 갑바천(천막)을 쭉 펼치고 대나무를 세우는 행동에 굿이란 단어가 떠올랐고 . 역시나 굿이였습니다.

어느듯 준비가 다된건지.. 제방 폭이 그리 넓지 않아 3열 종대로 대략 15명 정도가 보이고 한복 입은 분이 큰 목소리로 시작을 알리고 드디어 징소리와 방울소리 장구 가락이 온 산을 울리더군요.

사방이 산인데 그 소리가 메아리치고 앞에선 무당이 땅을 구르며 춤사위을 추고 몇몇분은  무릎을 꿇고 무언가를 애타게 비는듯 보였습니다.

난생 처음보는 낯선 광경에 낚시고 뭐고 의자를 틀어 자세히 보았고 긴 시간동안 많은 의식을 하고 또 천을 찢기도 흰종이를 펼치고 또다시 징 장단에 춤사위를 하고는 기다란 대나무 장대에 흰 천을 묶은 무당이 제방으로 내려와 천을 낚시 하듯 물에 던지더군요. 

도무지 영문도 모른체 그모습을 계속 보게되었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모르겠지만 갑자기 속이 매스껍고 머리가 아픈게 눈앞에 맑은 저수지 물이 갑자기 새까만 먹물을 푼듯 서서히 검게 변하더니 둥근 머리같은게 불숙 쏫아 오르더니 물살을 가르며 무당이있는곳으로 가는것을 보았습니다.

세상에... 내가 미친건지.... X발 뭐지.. 뭐지... 입은 그대로 몸도 그대로.. 오로지 머리속에서만 ' 아~아~ 악'  발악을 했습니다

온몸에 털이란 털은 전기에 쏘인듯 송곳처럼 날이서고 팔과 얼굴에 소름이 돋고 등골이 찌릿찌릿한거시 ... 오줌을 지릴뻔 했습니다.

무당이 천을 당기는데.. 웃긴것이 낚시에 고기가 잡힌듯 대나무가 활처럼 휘더니 힘겹게 들어 올려 천 끝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방으로 올라가 또다시 굿을하고 뒷쪽에 계신분들은 울고불고 그때 저는 잠시 안정을 찾고 온몸에 힘이빠져 의자에 시체처럼 기대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찾아들기전 후레쉬를 키고 깡통에 불을 피워 계속 굿을 하는데. 도저히  어지럽고 속도 좋지않아 텐트로가 침낭을 디집어 쓰고는 식은땀을 흘리며 저도 모르게 끙끙 앓기까지 했습니다.  징소리가 제귀를 후벼파는듯 머리에 꽂혀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습니다.

꿈을 꾸었는데..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기분이 좋지 않고 눈을 뜨니 침낭속이 땀으로 젖어있고 머리가 띵하여 찬바람을 쎄러 밖으로 나가니 굿이 끝났는지 불빛도 없고 소리도 나지 않더군요.

의자에 앉아 기억을 더듬어 생각을 해봐도 검은물과 불쑥쏫은 머리는 이해가되지 않았습니다. 

뭔가  모를 찝찝함을 뒤로하고 아침을 맞이 하였습니다.

* 넋을 건지는 굿이라는 걸 이후에 알게되었습니다.

 

20일차

새벽에 일어나 아침이 될때까지 의자에 앉아 라디오를 들으면 생각에 잠겼으나 마냥 기분이 찝찝하여 제방으로 걸어가 보니 향내음이 진하게 나며 머리가 아파서 차을타고 읍내로가 두통약과 짜장면을 먹고 목욕탕에 들러 샤워도 하며 저녁에 먹을 음식을 가지고 다시 저수로와보니 제자리에 누군가 서있더군요. 

어제 무당과 같이 온 사람인데.. 낚시하는데 죄송하게 되었다고 사과를 하고 사과를 좀 건네 주시더라구요.

고맙습니다. 인사하며 우물쭈물하니 여기가 음기가 강하니 되도록 낚시를 하지않고 가시길 바란다고하며 집에 가실때도  여기저기 둘러 집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며 뒤돌아 가셨습니다.

 [[[[[ 뭐..  사람없고 조용한 저수지에 음기가 쎄지 양기가 쎌까?

용하는 무당이 참견없이 살면 잘 살진못해도 그럭저럭 살끼다. 이러는데 별일이야 있으랴..

고기 욕심은 없지만 낚시꾼이 월척은 잡아야 할게 아니겠는가..

밤낚시를 위해 눈을 붙이기위해 텐트로 들어갔고 잠시후 텐트를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깨어 나가보니 비소리였다.

가을비가 제법 굵게 내려 비닐을 찾아 텐트를 덮고 삽으로 텐트 주변을 정리하고 나니 옷이 젖고 살살하여 파라솔에 앉아 난로를 틀어 낚시대를 보니 제일 긴데의 찌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잠시후 정말 이뿌게 쏟아 오른다.

자~ 100퍼 월척을 예감하며 힘차게 챔질하니 대가 그대로 앞으로 처박힐듯 힘을 쓰는데 낚시줄에서 앙칼진 비명소리가 에에앵~~ 피이이이잉 하는 소리가 미칠듯 난다.

두손을 부여잡고 버티다 결국 팅~ 허탈하고 애통하다.]]]]]

바늘이 ㅡ 자로 펴져 있었습니다.

미끼가 뭐지.. 새우가.. 참붕어였나.. 옥수수였나.. 아.. 돌대가리.. 기억도 안난다.

큼직막한 새우를 꾀어 다시 한번 던져놓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긴 한숨을 들여 마시는데..  갑자기 세상에...  물이 시커멓게 변하는것이 아닙니까...

놀라 일어서 물을보니 금새 맑게 돌아와 있었습니다. 눈이 부비며 다시 보니 역시 내가 잘못 본거라 생각했습니다.

옷이 어느정도 마르고 비가 계속와 낚시는 내일 하기로하고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였습니다.

21일차.

간밤에 별일없이 오랫만에 꿀잡을 잔탓에 컨디션이 좋아 라디오 노랫소리에 맞춰 돼지목을 따봅니다. 나혼잔데 뭐 어때,  3단 고음에 헛기침을하고 피를 토하듯 하여 목이 칼칼합니다.

저녁이 되고도 좋은 컨디션에 오늘은 기필코 내 그대를 맞이 하리오..

힘찬 기합과 각오를 다짐합니다.

이렇다할 입질도 없고 까부는 입질은 수도 없이 들어옵니다. 그냥 좌우로 까딱까딱..  10시쯤 커피한잔에 담배불을 붙이는 순간 가강 긴대에서 어제처럼 멋진 입질을 감지하고 니는 디져쓰.. 힘차게 챔질 합니다.

다시한번 대가 앞으로 빨려들어갈듯 꽂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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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하면 별거아닌데 글로 쓰니 길어지고 감흥도 없네요.

이후 또 뵙겠습니다.

 

부디 안낚하세요

 

 

 

 


다음편이 기대 되네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일편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네요
간약한 사람이라면 그날 밤에 바로 철수결정 했을건데
그래도 용감하게 계속...
다음편에는 분명 대물한수 나올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기대하겠습니다.
낚시꾼들의 꿈의 장박이죠,, 언제가보나 ㅠ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으미 내일 독조는 글럿네.
재미있습니다
다음편 빨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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