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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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9년 경에 타 사이트에 올린 적인 있는 글입니다.

요즘 이곳이 조용해서 옛글 재탕하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어릴 적부터(1970년대 중반 중학교 다닐 때...) 배운 낚시라는 취미 때문에

성인이 되고서도 술을 거의 많이 마시지 않은 나는 결혼과 동시에 그 좋아하던 낚시를 거의 끊게 되었다.

뭐 낚시가 싫어서 끊었다기보다는 아이도 생기고, 직장 생활을 하며 자연스레 마시기 시작한 술이

점점 늘면서 주말에 낚시 갈 엄두가 않나 자연스럽게 낚시와 멀어졌던 것 같다.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면서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내 건강을 염려하신 나머지

 

너 요즘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낚시나 다시 시작해보지 그러냐?” 하신다.

 

, 어머니가 보시기에도 내 건강이 좋지 않구나. 그래, 다시 낚시를 시작하면 건강이 좋아 지겠지이런 생각을 하며

동네 낚시점에 들러 낚시 도구 일체를 구입하였다.

 

그 낚시점 주인은 20대 후반으로 장비를 사면서 내가 야광테이프하고 간델라를 달라고 하니

나를 정신이 좀 나간 사람 보듯 한다. 그때가 1998년인가 할 때이니 지금 생각하면 그럴만도...ㅎㅎㅎ

 

마침 옆에 계시던 노인장께서 젊은이, 요즘은 그런거 안써, 케미라는게 있는데 그 걸 사용하면 돼라고 하신다.

 

, 그렇습니까?”, 반신반의하며 케미라는 것을 샀다.

물론 첫 밤낚시때 고놈의 사용법을 몰라 (은박지 포장만 뜯으면 자동적으로 케미불이 들어오는 줄 알았음...)

밤낚시를 하지 못했지만...ㅋㅋㅋ

 

이렇게 준비하고 집 근처의 낚시터를 몇 번 다녔다.

처음에는 오랜만의 낚시라 이것저것 서툰 것도 있었는데 좀 다니다 보니 옛날 기억이 되 살아나는 것 같아

금새 낚시에 다시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마누라도 남편의 음주 횟수가 줄어들면서 처음에는 낚시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좋아했었다.

물론 지금은 낚시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차라리 다시 술을 마셔!!!” 라고 쏘아대지만...

 

한 일년인가 여기 저기 쏘다니다가 문득 예당 생각이 났다.

예당은 나의 고향과도 같은 곳인데...

 

  

<1> -미끼는 현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을 운용하라!

  15년만에 예당지에 와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그런데 계획없이 떠난 몸이라 포인트도 잘 모르고...

일단 근처 낚시점에 들러 지롱이 한 통, 떡 밥 한 봉지를 사들고 차를 몰고

무작정 예당을 한 바퀴 돌다 보니 동산교 근처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그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것은 괴기가 많다는 것, 여기 앉자...’

 

부지런히 낚시대를 피고 하루 종일 낚시를 했는데 꽝!!!

옆 사람들은 잘 잡아내는데 나만 꽝이다.

 

답답한 마음으로 옆에 계신 노조사님께 한 수 조언을 부탁드렸다.

 

노조사님: 미끼는 뭐 쓰시는가?

: 떡밥하고 지렁이요.

노조사님: 구루X은 안 쓰시는가?

: 그게 뭔데요?

노조사님: 여기는 그거 아니면 안돼...

허탈한 마음으로 대를 접고 돌아온다.

 

 <2> - 총알만 있다고 전투에서 이길 수는 없는 법.

 일주일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동네 낚시점에 들려 구루X을 사고 토요일 오후 예당으로 다시 재도전.

이번에는 성공하리라는 희망으로 지난주 낚시하던 자리 근처에 다시 자리를 잡고 낚시에 들어간다.

몇시간 기다린 끝에 4-6치 붕어 몇 수를 했다.

하지만 옆사람들은 월척급을 연신 끌어올린다.

이상하다???

일단 오늘은 작전상 후퇴...

 

<3> - 야간 전투에서는 지형을 필히 확인해야...

복수의 일념으로 칼을 갈며 일주일을 보냈다.

내 비록 낚시를 10년쯤 쉬었지만 20년 넘게 낚시를 한 몸이 아닌가...

지루했던 한 주가 지나고 어느덧 주말.

볼 일을 보고 예당에 도착하니 저녁 8.

동산교 근처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으려 했는데 빈자리가 없다.

먼저 낚시하시는 분에게 다른 포인트를 물었더니 저 아래로 가면 자리가 있다고 해서

차를 몰고 가보니 쥑이는 수몰나무 지역이 보인다. (지금 생각하면 오리장 근처다.)

내려가 보니 3-4명이 낚시를 하고 있다.

 

자리가 이렇게 좋은데 왜 사람이 없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자리를 펴려는데 어떤 분이 대를 걷으시며 내게 자리를 양보하신다.

살림망을 보니 묵직해 뵈는 놈들이 꽤 여러 수...

 

짧은 대로 여기 붙이고 어쩌구 저쩌구...”

자세히 포인트를 설명해 주시고 가신다.

이번에는 구루X도 있고 포인트도 전수 받았으니 니들 죽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밑걸림과 윗걸림...

수초가 아니라 수몰된 생나무에 걸리니 재수 좋으면 채비요,

재수 없으면 찌까지 뜯겨져 나간다.

게다가 위로 뻗은 나뭇가지 때문에 낚시대를 뒤로 제끼면 초리대가 나뭇가지에 엉켜 원줄이 끊어지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나의 내공으로는 그 분이 알려준 자리에

채비를 투척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것 같지만...

하여간 고기들은 많은 것 같은데 채비안착이 불가능하니 역시 꽝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걸림과 싸우다 채비를 모두 뜯기고 차에서 자다 아침에 철수할 때

내가 낚시한 자리를 보니 멋진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있지 않는가...

, 앞치기 내공을 좀 더 쌓아야겠군.’

 

<4> -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우리 동네 근처에는 한 1000평쯤 되는 못이 있었다.

그곳에는 4-5치 붕어만 있다는데 가끔씩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곳에서 무뎌진 앞치기 내공 연마에 들어갔다.

피나는 연습(?)끝에 대충 목표 지점에서 20-30cm의 폭격 오차로

채비를 투하할 수 있게 되었고 나는 다시 예당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연습이고 실전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곧 알게 된다.

토요일 퇴근 후 가급적이면 날이 훤할 때 낚시를 시작하기 위해 쏜살같이 달려 동산교에 다시 도착했다.

마침 좋아 보이는 자리도 비어있고...

 

이번에는 성공하리라

 

부푼 꿈을 안고 낚시에 돌입하지만 수몰나무에 잘 붙이지 못하겠다.

동네에서 연습할 때는 쉬웠는데...

 

맞다.

동네 못에서 연습할 때는 실패에 대한 부담이 없어 쉬워 보였지만

실전은 한 번의 실패가 채비 뜯김과 직결되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채비 투척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그래도 지난주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그런데 몇 주 동안 계속 예당에 다니면서 이상한 입질을 발견하게 되었다.

 

찌가 깔짝깔짝하다 그대로 끝이다. 도무지 챔질 타이밍을 주지 않는다.

뭔가?’

간만에 찌가 쭉 올라와서 채보면 4-6치급...

이렇게 해서 잔챙이 몇 수 하고 아쉬움 속에 대를 접었다.

 

<5> - 知彼知己

집에 돌아와서 아무리 생각해도 실패의 원인을 잘 모르겠다.

할 수 없이 동네 낚시점에 들러 이것저것 물었다.

, 그게 떡붕어 입질이예요.”

떡붕어요?”

전에 낚시할 때 국내 저수지에 일본 붕어를 양식해서 퍼트릴 거라는 말을 얼핏 듣기는 했지만

그게 주 낚시 대상어종으로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내가 10여년 정도 낚시를 쉬는 동안 떡붕어가 국내에 많이 퍼졌나보다.

 

찌를 어떻게 맞추셨어요?‘

그냥 봉돌 달고 찌가 천천히 가라앉게...”

그러면 못 잡아요.”

과거에 낚시 꽤나 했다(?)는 나도 마이너스 맞춤을 듣고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떡붕어의 취이 습성을 조금은 이해하기 때문에 예민한 맞춤을 쓰지만...

그리고 이렇게 예민한 맞춤으로 찌가 한 두마디 올라오면 채세요.”

처음에 들으니 정말 황당한 소리다.

이렇게 가벼운 맞춤을 하고도 찌가 한마디 올라오면 채라니 그럼 얘들은 먹이를 핥아 먹는 다는 얘긴가...

하긴 나중에 TV에서 보니 거의 핥아 먹는 수준이긴 했지만...

 

그리고 예당에서는 XX찌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예민한 입질을 어쩌구 저쩌구...”

거금 수만원 투자해서 좋다는 찌도 몇 개 샀다.

(장삿속에 속고... 비싼 찌가 특별히 예민한 것인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알긴 알았지만...)

 

<6, 7> - 盡人事

이렇게 해서 나름대로(?) 떡 사냥 준비를 마친 나는 그후로 미친 듯이 예당을 다녔다.

물론 잘은 못 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낚시를 했던 것 같다.

와중에 큰 떡도 몇 수하고.

그러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도의 대박은 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산란이나 달의 기울음, 날씨 등의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낚시를 했으니...

 

 <8> - 待天命

 그러던 어느날 소위 대박이란걸 맞았다.

아마 예당을 열 번 넘게 매주 미친 듯이 출조하다 얻은 행운이다.

뭐 별다른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낚시를 시작하자부터 고기들이 물려주기 시작하더니

5-6시간동안 9-12치 사이의 떡 들이 넣으면 입질을 한다.

그 날의 대박으로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낚시가 아무리 세월을 낚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즐거운 낚시를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고

또한 대박은 복권과 같은 것이어서 너무 집착하면 결코 내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나의 채비가 예민한 떡붕어의 입질을 표현할 수 없는 상태였고

조금씩 배워가며 나아졌지만 채비나 포인트가 완벽하다고 항상 붕어를 잡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붕어를 많이 잡아야 한다는 낚시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낚시인은 누구나 대박의 꿈을 가지고 있고 또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것에 집착하느냐 집착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추억은 추억~!!!
저도 옛날 어설펏던 일들이
떠올라 웃음이 나네요^^
잘 간직하세요~ㅎㅎ
누구나 그런때가 있었을법한 글입니다.
저도 그랬던것 같구요.
지나고 나면 좋은 추억이네요.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지나오면 모두가

좋은 추억이 되지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재미있는 추억의 한페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재미있는 추억 이네요
ㅎㅎㅎ 잘보았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오리장..가본지가 오래됬네요..
그 수몰 버드나무 틈바구니에사 낚시해볼거라고..초단절 짧은낚시대도
구입했었죠..^^
부천에서 대전으로 이년정도 일다닐때..가면서 일박, 오면서 일박..
하도 자주가니..2000원 청소비도 안받고..어죽집 아주머니는..자연스럽게..고기망 비워가고..ㅎㅎ
이글귀가 참 마음에 와닿네요^^ (낚시가 아무리 세월을 낚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즐거운 낚시를 위해서는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고

또한 대박은 복권과 같은 것이어서 너무 집착하면 결코 내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저도 한 못에 30여회 출조했었죠...

후에는 저만 고기 잡더라는...

그래서 현지인 못따라간다고 하나 봅니다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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