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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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주작낚시대

    육자베기 / 2004-05-09 13:23 / Hit : 7665 본문+댓글추천 : 3

    5월 사랑과감사의달!
    공장의 각종행사와 개인적으로 챙겨야 할부분이 많은 달이기때문에
    어느때보다 나에게는 바쁜달이다.

    어제는 어버이날이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퇴근을하니 9시쯤.....
    봄비가 추적추적내리지만 마음은 벌써 본가로 조심스레 들어간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친이 제일 먼저 반갑게 맞아주신다.

    아이고 야야~고생해쩨..밥무야제.... 아버지께서 잡아놓으신 붕어조림에
    두룹튀김에 더덕무침 옻닭까지 큰아들 몫을 넉넉히 따로 차려두고
    늦은 퇴근의 아들을 기다리고 계셨다.

    자주찾아뵈야하는데 30분만하면가는데..
    그게 마음되로 잘안되니 효자는 아닌가부다.
    옻닭국물에 동생과의 반주한잔 밖에서 내리는 봄비마냥 운치가있다.
    주섬주섬 부모님 선물을 내려놓고 오매 자주몬와 미안허요 하니
    바쁜데 뭐 전화나 자주해라 하신다...

    서서히 큰아들과 아버지의 낚시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때쯤이면 모친과 작은아들 며느리들은 자기할일을 하거나 tv앞으로 모여버린다
    두부자 만의 공통된 취미에 끼이고 싶지않거나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어디로 나가십니까?
    소성못에 낮에 잠깐씩들리고 장박은 영동쪽으로 나가고 계신다고 하시며
    나의 근황을 물으신다.
    요즘은 거의 안나가고 요몇일전 두어번 나가서 꽝치고 왔다고 하니
    밤새고 몸 축날텐데 몸부터 챙기라 되려 걱정을 하신다.

    아버지께 낚시를 배웠지만 나와는 장르가 다르다.
    떡밥을 주로 만지시는 아버지! 생미끼만 고집하는 아들!
    낮낚시는 짧은대 두대에 콩떡밥에 잔챙이로도 만족하시지만
    장박을 나가시면 보통 사오일씩 자리를 잡으시고 잉어대구리만 전문적으로
    노리시는 소위말하는 장박 릴 낚시꾼이시다.
    아들은 오로지 새우만 고집하며 밤새 꽝을 치며 다니고있다^^

    한방 가득 낚시점을 방불케하며 낚시장비와 수리장비로 채워져있는
    아버지의 사랑방을 울아들 또리는 할배 연구소라 부른다.

    사랑방 구석진 한귀퉁이에서 무명천으로되어있는 낚시케이스에 쌓여진
    낚시대를 꺼내신다.
    윗고름을 풀어헤치니 대마무통 세마디가 나온다..
    어릴때 아버지몰래 낚시대 몇대 빼내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닐적 한두번
    얼핏본 통 대나무 낚시대 였다.
    한번봐라... 두툼한 자연산 대나무 뿌리손잡이대에 보니 한자로 東作 이라
    각인이 찍혀져 있다
    부친께서 젋은 시절 수석에 몰두하실때 수석 전시회 출품중 용인사시는
    친한 석우 한분과 애장하던 수석과 맞바꾸셨다는 동작 낚시대!
    동작이라? 처음 듣는데요 한작! 주작! 승작!은 들어보았어도 동작은 첨보내요?
    주작밑에 한뿌리로 나오는거라시며 초리대밑 2번대 끝이 약간벌어져
    흠있는것 말고는 괜챤을 것이라며 잘 보관하라시며 내미신다.
    흐흐흐~아부지 안할랍니다. 좋긴좋은데 걍 두이소.. 어짜피 다내꺼 아입니꺼 ^^
    젋은 넘이 오데가서 대나무 낚시대 펴놓고 폼잡겠습니꺼 ㅋㅋㅋ
    허긴~ 맞다!

    올해 어버이날
    부모의 마음은 하나라도 자식에게 주고싶어하는 마음을 또다시 느껴본다...



    * 월척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5-09 22:11)

    아웃싸이도 04-05-09 13:56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육자베기님? 아버님의 사랑방을 상상해보니 감히,기품과 도를 느낄 것 같습니다. "주작" 이라면 50년대 상공부에서 최우수상까지 내린 전통 낚싯대로 알고 있습니다. 한뿌리의 " 동작" 이라니 보고 싶군요. 사진으로나마 보여 주실수 있을런지요 궁금합니다? 부러워 죽겠습니다.ㅎㅎ
    벽송 04-05-09 13:58
    끈끈한 부자지간의 정이 느껴지는 대목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여든이 훨씬 넘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제 잠시 뵙고 왔는데,
    그저 이것 저것 챙겨 먹이고 싶어하시는 게 다 부모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육자님 항상 즐낚하시고, 우리 효도 많이 하도록 노력합시다.
    늘사랑 04-05-09 15:55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육자베기님!
    좋은 선물입니다. 집안의 가보로 간직하심이 좋을 걸로 사료됩니다.
    옛날의 낚시대는 귀한 물건이지요. 잘 보관하세요.
    부자간의 유친이 덧 보입니다. 계속 부모님의 사랑과 아름다운 마음을
    마음깊이 간직하시고 대대손손 좋은 가르침으로 물려주시길 바랍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계속 되시길 기원합니다.
    육자베기 04-05-10 10:51
    ㅋㅋㅋ 이때까정 삼사년 월척에 글쓰고 이동되긴 첨일세 ....
    죄송해유~~월척님~~엄한데다 글올려서 ^^

    아웃싸이도님 반갑습니다. 무심조우회원이라 알고있습니다.
    무심총무님 진짜 좋으신데 (왕붕님 나잘해쪄^^) 사진은 담에 제가
    본가들어갈때 아버지 사랑방과 함께 찍어올려보겠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벽송선배님 건강하시죠?
    한번도 선배님과 개인적으로 출조를 못했는데 이글님과함께
    올해는 꼭 한번 좋은밤 낚을 기회를 주십시요^^ 효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사랑님 늘감사 합니다^^
    가보까지야 되겠습니까?
    제가 소중히잘간직하다 울아들 낚시좋아하면 주고
    아님 좋은 주인 찾아줘야죠 ^^
    늘사랑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즐낚하시길.....
    탈퇴한회원 04-05-10 19:33
    육자베기님 안녕하세요?
    육자베기님의 글을 보니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

    부모님의 마음을 다주어도 표현하지않아 섭섭했읍니다
    항상 생각하시고 계시지만 표현하지 않아 섭섭했읍니다
    작은 것 손에 쥐어주셔도 표현하지 못해 죄종했읍니다
    살며시 다가와 등 두드려 주실때 표현하지 못해 죄송 했읍니다
    수파 04-05-10 21:18
    효성이 끈끈히 묻어나오는 웃음자아내는 멋진 글이라
    낚시에세이난으로 옮긴듯 하오만......
    리영길 21-08-23 06:15
    항상 즐낚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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