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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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대물향어여~!!(갈망)

    방랑붕어 / 2006-03-03 19:15 / Hit : 9513 본문+댓글추천 : 0

    몹시 지루하게 기다린다는 말을 문자를 쓴다면,,

    一日이 如三秋라 하던가요??


    오메불망,,, 벼르고 벼르던 그 날이 드디어 왔도다...


    -얼렁! 가자~!


    -어디메~?


    -어디메긴~?


    -괴기 잡으러 가는거지,,,


    꾼이 벼르서 가는 곳,
    물어보나 마나지,,,
    뻔~하면 뻔데기,,, 척~카믄 Wol~chuck 이지,,,ㅎ~~^^



    자! 출발~!
    푸렁~! 푸렁~! 푸다다다닦ㄷㄷㄷ........


    눈썹이 휘날리도록 불불거리며 신나게 달려간다.
    오른 손목을 꺽어 밑으로 힘을 더 주자
    속도가 90을 넘어 100에 가까워진다.


    어~!시원하다~!

    속도에 비례하여 맞바람은 더욱 세차게 얇은잠바 지퍼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니
    잠바등짝은 고무풍선마냥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


    룰루~! 룰루~! 랄랄~!!


    앗싸르비아~!!


    탁 터인 도로가 답답한 가심을 더욱 시원하게 해 준다

    아니 꽉 막혀도 나는 달릴수 있다.
    빨간불이 들어와도 멈출 줄 모른다.
    무슨일이 있어도 누가 뭐라하던 뒤로 후진은 절대 없다.
    나는 황야의 무법자,, 아니 길위의 무법자,, 좌우지간에 무조껀 앞으로만 달린다...


    달려라~! 달려~!!
    땡겨라~! 땡겨~!!
    푸다.다.. 다... 다.... 다..... 다...... 다.......다........



    한참을 목숨걸고서 내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흔들~하더니 중심을 잃고서 넘어질뻔 휘청거렸다.


    - 잇꺼! 큰일 날뻔 했네,,,


    두발 밖에 없는 나의 애마를 비웃기라도 하듯
    바짝 옆으로 쒱--하고 지나가는 켈로파인지 퀘미리인지 몰라도
    꽁무니 뒷구녕에선 시꺼먼 연기를 내 면상에다 풍~! 내뱉고는 저 멀리 사라진다.


    - 이런,, 염병헐~~!!


    들뜬 마음으로 신이나서 흥얼거리며 달려가던 짱- 한 기분에 찬물을 부운 꼴이다
    뚜껑없는 두발 자가용의 서글픔이 또 다시 재현되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잠깐이었지만 내 눈알은 섬짓한 분노의 눈빛으로 변하고 십원짜리와 함께
    꼬부랑글 알파벳이 순서대로 입밖으로 쏟아졌다.



    A-쒸이~!


    B-러므글 넘~!


    C-폴~넘~! 가다가,,,벌렁~!


    D-비져뿌라~!


    E-쓰브랄! 개같은 넘아~!
    .
    .
    .
    ㄴ ㅣ미럴! 언제가는 나도 따뜻한 히터 틀어 놓고 잠도 편안히 잘 수 있는
    네발달린 자가용을 타고 낚시하러 가는 날이 오것찌. 암~!



    재작년의 빛바랜 낚시월간지을 보니 충주호에서 월척급 덩어리 붕어들을
    한가마니나 잡았느니 두망태기를 잡았느니 하며 헤벌래~ 웃으며 찍은 사진들을 보니
    염장까진 아니었지만 입맛이 씁쓸해지는 맴은 사실이었다.


    아,,,,나두 빨리 바퀴 네개 달린 자가용 타고서,,,

    타고서는??



    장찌를 환상적으로 올려주는 덩어리붕어 잡으러 충주호에 가고 잡고,

    물돼지 대물향어 손맛 몸맛 입맛 보러, 소양호 귀신꼴에도 가고 잡고,

    메타급 잉어 잡으러 파로호에 배 타고 들어가 장박 낚시도 하고 잡다.



    또 한군데 더,,
    매운탕에 최고일미인 꽁치만한 피래미 잡으러 춘천호에도 가고 잡다.

    띠~벌~!



    근디, 네발달린 자가용 언제 살낀데??
    글세??

    올해는 턱도 없고, 내년도 좀 어렵겠고, 후내년에도 장담 못하겠는데....--,.--
    그럼, 빨리 꿈 깨고 가는 길 오토바이 운전이나 똑바로 잘 혀~! 이 궁뱅아~!
    붕어도 없고 낚시도 못하는 요단강에 먼저 건너 가지말고... ㅡ,.ㅡ;;


    지금은 먹을 수 없는 그림의 떡을 잠시 침을 흘리면서 잡아 땡기며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오고자 했던 낚시터에 다다렀다. 끼~ㄱ!, 스도옵~!!


    근데 이런 웬걸??


    인간들이 왜이리 만타냐??


    오늘이 무신 요일??


    아차! 토요일이구나, 이런 젠장헐~~


    하필 토욜랄 올께 뭐람,, 예감이 별로 좋지 못하다.


    어쩌랴, 이까지 왔는데,, 돈내고 해야지,,
    짐받이에 꽁꽁묶인 낚시가방을 얼른 풀어 어깨에 메고는 물가로 뛰다시피 내려와
    공장에서 갓 나온 새낚시대를 첫마디부터 사정없이 뽑아 올린다.
    .
    .
    .
    .
    - 이건 얼만돼요?
    - 그거요? 3만*천원인데 단골이시니 3만원만 주셔요...


    이곳의 대물향어 잡으려고 어제 이틀치 일당을 한순간에 날리며 큰맘 먹고 장만한
    반카본 3.5칸대부터 장전 발사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다음 세칸, 두칸반, 글라스대 세대를 연속으로 포진 발사하고 나니
    입에선 어느새 자동으로 담배를 물고 있다.



    불을 붙이고 길게 한모금 내품어 내자 며칠전 이곳에 뭔 모르고 지나가다
    내입이 쩍 벌어진 일들이 다시 떠 오른다.


    한참 형님 뻘 되는 두 아자씨가 3.5칸대로 이번엔 형님차례 다음은 아우차례 하며
    사이좋게 5분 간격으로 사이좋게 교대교대로 잡아내고 있는 향어들이
    대부분 2키로 이상급을 정신없이 낑낑거리며 끌어내고 있어서니......


    낚시줄로 된 큰망테기 안엔 시꺼머케 우글거리는 대물향어들이,,,,
    그 중에 초대형급 3키로급 이상도 보였으니,,,,
    내 입이 쩍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을 수 밖에,,,,



    어메~!

    커다~! 커~!

    허벌라게 커네~!


    그래,, 나도 조만간에 함 와야 쓰것따,,


    대물향어 잡으러 멀리 소양호까지 갈 필요 가 있는감??
    여나 얼렁 와서 형님먼저 아우먼저 할 필요도 없이 나 혼자 실큰 잡아보자,,
    향어회도 배 터지게 실큰 잡셔보고......




    그래~서어~
    이 몸이 죽자사자 이곳에 허벌라게 달려오게 된 동기가 된 것입니다요...~ㅎㅎ~^^*
    .
    .
    .
    찌에 케미 삽입 할 시간은 아직 멀어서니 본 전투로 들어가자면 미리 순대부터 채우고 나서...
    맛은 별로지만 마눌님이 정성스럽게 싸준 김밥 세줄을 하나씩 통채로 우걱우걱 뜯어 먹기 시작하였다.


    송아지 되새김질 하덧 입안이 한뭉태기다.
    뒤늦게 보글보글,,, 뚜거운 수증기를 토해 내는 라면과 함께,,,
    누가 좀 달라고 하지도 않을텐데도
    몇끼를 굶은 각설이 마냥 입안으로 허겁지겁,,, 막 쑤셔 밀어 넣는다.
    이마에 땀까지 흘리면서,,,


    김밥이 세줄이라??
    혹시 이거,, 초장부터 김 새는거 아녀라??



    설마??
    내가 누군강?


    붕어는 몰라도 향어만큼은 자신 하지 않는가??
    기럼, 기럼,,,



    순대도 빵빵하게 체웠으니,,, 이제 스~슬 밑밥질을 해볼까나,
    어분과 부셔놓은 보리건빵, 빵가루를 적당히 섞어 조제한 향어 먹이가 쉴새없이 들어간다.


    퐁~! 퐁~! 포봉~!!
    폭~! 폭~! 포복~!!


    낚시대 세대는 잠시도 받침대에 앉아 쉴 시간을 주지 않는다.
    어느새 땅꺼미가 지고 어둠이 짙어지자 수면위에 떠 있는 푸르고 푸른 반딧불들은 더욱 선명하게 눈알에 박혀 들어온다.


    몇천평밖에 안되는 낚시터에 7,80여명의 중무장한 조사님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각자 자기의 목표지점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향어탄을 사정없이 갖다 퍼 붓는다.


    수십 수백마리의 청반딧불들이 까만 밤하늘의 창공을 휙~휙~한바퀴 원을 그리고선 검은 수면 아래로
    다이빙을 하였다가 몇초후 벌떡! 일어나서 물표층에 사뿐히 내려 앉는 환상적인 찌불놀이의 연출은
    오랜세월 갈고 닦은 꾼들만이 표현 할수 있는 고난도의 싱크로라이즈 합작 묘기라고,,,감히 말씀을 드려도 될런지요??


    마치 새벽 한밤중에 바그다드시 상공위로 빗발치듯 퍼붓던 미군의 미사일 폭탄처럼....아무턴,, 정신없이 날아간다.



    슉~! 피~~융~~!! 포봉~!!!


    옆에서도,, 포봉~!!

    앞에서도,, 포봉~!!

    저 건너에서도 ,,포봉~!!

    우리 모두 다함께,,,포보~옹~~~!!!!!!


    금방이라도 불쑥 하늘로 치솟아 오를 것 같은 수면위,, 빠곰히 머리만 내민 찌불를 쳐다보니
    나자신은 끝없는 미로의 긴장의 터널 속으로 들어간 듯 숨소리 마져 조용하다.


    세상만사 골치아픈 일들은 먼 남의나라 일인 듯,
    눈빛은 오로지 보이지 않는 광채로 파아란 불, 찌불과 피 튀기는 눈싸움만 할뿐이다.
    .
    .
    .
    .
    ( 힘들게 낑낑거리며 산에 올라가 봤자 잡기도 힘들고 먹을꺼도 없는 산새들이 약만 올리지만,,,
    물가에 가면 편안히 앉아서 쉽게 잡을수 있는 맛좋은 물괴기가 천지에 늘려 있지,,?)

    .
    .
    .
    이느머 자슥들,,,
    더도덜도 말고 한마디만 올려라..
    나의 심장을 콩알만하게 오그려 들게 한 죄,, 절대 용서하지 않으리라....



    파아란 찌불이 수면에 비친 자기의 어여쁜 모습을 보려고 일어서는 순간,,,
    너의 입속에 감춰진 예리한 침은 네 스스로는 절대로 내 뱃지는 못하게 되리라.....
    .
    .
    .
    시간은 강물처럼 흘러 어느새 한바가지의 물돼지 먹이가 거의 바닦이 나고 있는데도
    정신이 번쩍!! 들게하는 껌벅!! 하는 향어 특유의 입질이 나타나질 않자
    품질하는 횟수도 서서히 줄어 들고 밑밥질도 귀찮아 질 쯤에,,,


    누가 볼까 두리번거리며 사주경계를 하면서
    준비해 온 비장의 미끼를 비닐봉지에서 꺼내 캇타칼로 스걱~ 스걱~ 썰기 시작하였다.


    겨울에 실내 향어 낚시터에서 재미보았던 *치를 낚시대 세대에다 모두 달아 던져 놓고선
    붕어 새우대물 낚시마냥 의자에 기대어 편안하게 기다려 보았다.



    근데 비장의 미끼도 별 무용지물인지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있는데도
    찌는 지남철 처럼 요지부동,, 꼼짝달싹 할 생각을 않는다.
    실내 향어와 실외 노지 향어들의 먹이 습성이 다른강?
    분명히 초저녁에 대물 향어들을 왕창 쏟아 붓는걸 봤는데...



    그 향어들은 다 어디메로 간다 말인가?


    향어 주둥아리를 낚시줄로 꿰메고 풀었나?


    아니면 ㅇ ㅏ가리를 강력본드로 딱 붙혀 버렸나?


    또 아니면 비오듯 퍼붓는 미사일공격에 후세인처럼,,,지하요새 땅굴 벙커에 모두 숨어버렸다 말인가??


    대체, 왜?? 입질이 없는거야??


    나뿐 아니라 옆에 옆에도...ㅠ.ㅜ


    며칠전부터 고무풍선 마냥 부풀었던 기대도,, 희망도,, 소망도,, 믿음도,,개 나발도,,
    서서히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할 때 쯤,
    아래쪽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뒤쪽 야산 풀숲에 불이 났으니 속히와서 화재진압 해달라고...


    일언지하에 잽싸게 달려 갔었다.


    거므스레한 굵은호스에서 줄기차게 뿜어내고 있는 따뜻한 물줄기를 내려다 보며
    소방훈련을 열심히,, 골고루,, 있는 힘을 다해 힘차게,,, 뿜어내고 있는 와중에,,,
    뒷머리가 건질거려 고개를 돌려 물가 찌쪽으로 슬며시 쳐다 보았더니,,,
    .
    .
    보 아 떠 니....
    .
    .
    .
    엥~~~!!!!!!
    요런, ㅆ ㅣ부랄~!!!
    요런일이 대체 내게 있을수가 있단 말인가??


    반카본 세칸반대 찌불이 대물붕어가 새우를 물고 올려놓은 찌처럼 만땅~! 올려 놓았다가
    내가 본 순간, 메~렁! 하고는 다시 제자리로 쏙-! 들어가고 있지를 않나,,,


    하~~~!
    니끄머 ㅆ ㅓ벌~~~!
    환장하고도 도라삐리것네~~~!
    아직도 불 다 못껀는데.....닝기리~~ 꺼이~꺼이,,,,ㅠ.ㅠ.ㅠ



    풀뿌리가 허옇게 드러나도록 한 곳에 집중적으로 분사하구 있던 뜨거운 물줄기는 모타 힘이 다 되었는지

    사정거리가 점점 짦아지더니 이내 발 앞에서 똑!똑! 떨어지구 있었다.



    케미 꺽은 후부턴 자리 한번 안뜨고 저놈의 입질 함 볼려고 정말 열시미도 했건만
    하필 요럴때 입질이라니..너무나 분하고 원통하여 나도 모르게 또 터져 나왔다
    입에서 다보탑 십원짜리가...



    향어가 원래 이스라엘 잉어라 했나??

    - 이~스버랄! 임머~!!
    - 10 + 8~!! jo~~tto 다!!!
    .
    .
    .
    조옷~통수를 까서 나팔을 불어도,,,
    자루에 담아 거꾸로 메달아 놓아도,,,
    대한민국 국방부시계는 돌아간다 하였던가??

    괴기를 잡던 못 잡던 해양 수산부시계도 똑같이 돌아갔다.


    늦은봄의 새벽녘 찬바람도 제법 싸늘하게 온몸을 휘감는다.
    그넘의 입질까지 없으니 붕어알(빠르게 세번만 발음 해 보세요..ㅋ~) 까지 쪼그려 든다.



    대부분 다른 조사님들은 지붕이 있는 아늑한 공간속으로 들어가 편안히 늘으지게 자건만
    한심하고 불쌍한 우리의 호프 ct100조사는 들어 갈 곳이 없어 챙겨 온 비닐을 펼쳐 깔고 덮고 둘둘 말고서는,,



    이슬먹은 풀밭위에 시체처럼 누워서 까만 하늘에 뿌려진 은하수별빛을 헤아리며
    물속에서 풍겨오는 향어특유의 비릿한 냄새에 취하여 비몽사몽간에도
    여명이 어서 밝아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겨우 꿈나라로 향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움추린 몸은 연탄불 위에 올려진 마른오징어 마냥 바짝 오그러 들고 있었다.
    (어,,, 추브라,,,덜덜덜,,,)







    ---다음 (애원)편에서 계속---


    돌돌이 06-03-06 09:56
    참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스릴에 애간장 녹이는구먼요,,ㅎㅎㅎㅎㅎㅎㅎ
    달구지220 08-06-26 10:15
    정말 글을 재미있게 쓰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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