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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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간의 낚시 이야기 1 (불청객)

    독존교 / 2022-08-09 22:52 / Hit : 8882 본문+댓글추천 : 9

    안녕하십니까?

     

    수도권의 많은 비로 인해 피해는 없으신지요?

    장박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이 이야기는 저의 인생에 가장 길고 긴 낚시 여행에서 겪은 잊지못할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때는 20여년전 가을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하여 부득이하게 3개월의 병가를 내고서 낚시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중소기업에서 병가란 쉽지 않았지만 그간 나름 열심히 일한 보답으로 또한 직장 형님의 도움으로 승인을 득하게 되었습니다.

    최소 한달간의 낚시를 계획하고 수많은 준비물의 목록을 수첩에 메모하여 실행에 옮길 일만을 남겨놓은지 며칠...

    드디어 그날이 오게됩니다.

    추석을 쇠면서 육촌 형님을 살살 꼬셔 포터를 빌리는데 성공으로..

    의.식.주를 해결 하기위해 모든 것을 챙겼습니다. 혼자서 하기에는 힘이들고 짐은 왜그렇게 많은지 발바닥에 불이나게 다녔습니다.

    그렇게 또한 모든 준비를 하게되었고. 이제 장소만 정하면 되는데..

    뭐가 순서가 바뀐건지 어디로 가야될지 막막하더군요..

    아무데나 갈수는 있지만 그러기에는 준비한 시간이 아깝더라구요.

    바보같이..  멍청하게..  여기저기 알아보길 또 몇일이 지났고 3곳 정도로 장소가 정해졌습니다.

    3곳 모두가 인적이 드문 계곡지이며 물이 맑고 공기도 좋은 곳이라 내심 기대반 걱정반의 기분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경북 북부지방에 위치한 곳으로 시멘트 농로를 한참을 달려가보니 제방이 보이고 제방 아래에 주차를 하여 올라가니 제방을 제외하고는 산으로 둘러쌓여 있고 무너미 너머로 물이 찰랑대는 만수위에 그야말로 아름다운 계곡지의 모습이였습니다.

    3곳이고 나발이고 바로 이곳을 정하였지요.

    좌우로 나무가 자라 자리라고 해봐야 한두자리가 전부이며 좌측은 제방을 둘러가 산밑으로 난 길도아닌 길로 쭉걸어가야 짧은대 한자리가 나오고 우측 자리는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인해 5평정도의 공간이 있어 누구나 탐낼법한 명당 중 명당으로 보였습니다. 그곳역시 약 100미터정도를 길도아닌 길로 걸어가야 들어갈수있는 곳으로 낚시한 흔적이 있는것으로보아 최근까지 누군가 낚시를 했을거라 짐작하였습니다.

    차에서 모든 짐을 옮기길 수차례.. 가을의 정취는 온데간데 없고 온몸이 땀으로 녹초가 되기 직전이더라구요. 그래도 어쩝니까. 좋아서 하는짓인데 말입니다.. 삽으로 바닥을 다지고 텐트를 치고 주변 나무를 주워와 비닐을 치고 움박도 만들어 제법 그럴듯한 베이스캠프가 완성되니 그제서야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와 몸과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는듯 하였습니다.

    맑은 물에 새우와 참붕어도 어찌나 많은지  던져놓은 채집망에 쓸만한 놈들을 꾀어 12대를 이곳. 저곳. 그곳에 던져놓으니 어느듯 늦은 오후가 되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 나니 주변에 어둠이 찾아들었습니다.

    아무도 없는곳. 달빛에 비치는 산속풍경. 풀벌레 소리가 귀가 아플정도로 울어대는 이밤.. 무엇이 이보다 좋으랴... 첫날밤은 자연을 베개삼아 일찍 잠이들었습니다.

    2일차.

    일찍 일어나 텐트에서 나가보니 밤새 찌는 말뚝이 였나봅니다.

    왜그렇게 귀찮은지 밥은 간단히 먹고.. 모닝커피와 담배한대를 무니 담배맛이 꿀맛처럼 달달하였습니다.

    대를 걷어 큼지막한 미끼를 끼워 던지고 있자니 제방으로 남자4명이 올라오더니 제자리쪽으로  한참을 보고 뭐라뭐라하더니 여기 저기를 손짓하며 뭐라뭐라하는데 낚시를 온건거 같은데 그렇게 내려가더니 그날은 오지 않더라구요. 아마 제자리가 비워있었음 할려는것같은 기분이들더라구요.

    참붕어의 입질인지 까불대는 입질에 헛챔질만 하고는 그날도 꽝으로 마무리 하며 새벽녘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3일차.

    점심쯤 눈을떠 준비해가 삼겹살로 김치찌게를 하여 밥을먹는데 이맛 또한 둘이 먹다가 세명죽어도 모를정도로 맛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성의없는 낚시를 하는데 제방에 어제처럼 사람들이 올라와 뭐라뭐라하는데 도대체 믄짓을 하는지 알수가 없더군요.

    저야 뭐 관심도 없죠. 낚시도 하는둥 마는둥 찌만볼뿐.. 그간 있은 복잡한 심정을 정리를 해야했기때문에.. 시간은 많고 낚시야.. 언제해도 되니 말입니다.

    4일차.

    드디어 자동빵으로 9치의 붕어를 잡고 환하게 웃어봅니다.

    길쭉한 거시 역시 붕어는 이쁩니다. 자연으로 보내주고 고마움에 뽀뽀도 한번 진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도 그분들은 제방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날밤...

    늦은 저녁을 텐트에서 먹고 나오니 제방에 후레쉬 불빛이 4개가 두둥 두둥 좌측으로 움직이더니 무너미를 지나 산밑으로 가더니  불빛이 멈추더니 윙윙 철퍼득.. 철퍼득 .. 촤라락.. 나무가 넘어가는 소리가 막들리는데.. 어두우니 보이지는 않고 믄짓을하는지 감도 안잡혀요.  가끔 지들끼리 뭐라하는데 이것도 잘안들리고 오랫동안 그소리가 나더니 다시 불빛이 제방으로 가더니 내려가버립니다. 

    한바탕 소동에 어이가 없는데..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새벽쯤 잠에 들었습니다.

    5일차

    점심쯤 일어나 나오니 그제서야 한밤의 소동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좌측 물가에 있는 나무들이 십여그루가 잘려나가고 일부는 물에 빠져있고

    일부는 어는 정도 정리되어 낚시할 자리가 생겨 버렸더군요. 하하하.

    미친늠들이죠, 산주인가?  그렇다고 나무를 벤다고? 

    낚시할때가 여기뿐인가? 저고생하여 낚시를 한다고? 여기에 대물이 사는가? 

    참. 기가막히고 귀도막히고 코도막히는데 기분이 더럽더라구요.

    그래도 어쩌겠습니다. 

    용하다는 무당이 오지랖떨다가는 인생조진다는데 말입니다. 봐도 못본척 알아도모른척 .. 물론 다는 못믿지만 그래도 정말 용하긴 했었거든요.

    오랫만에 샤워도 한판하고 개운하여 좋긴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일찍 잠이들었고 잠자리도 불편하고 꿈자리도 좋지않아 밤새 뒤척인것같습니다.

    6일차

    드디어 오후쯤 4명이 제방으로 올라와 자기들이 만들어놓은곳에 낚시대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뭐 이사람 저사람 별사람 다있죠. 그러려니.. 저야 뭐 저한테 피해만 안되면 되니 말입니다. 제가 산주인도아니고..  

    두명 두명 앉아 도란도란 속닥속닥 ㅋㅋ  밥도 묵고 술도 묵고.. 

    저도 고추참치로 소주한잔 먹으며 밤낚시를 기대해봅니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고 피곤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태 잡은 붕어는 9치 1수.. 입질은 간사하고 ㅋㅋ 미끼를 간지가 언제인지..

    그래도 물가에 있다는것 자체가 좋습니다. 

    밤은 오고 의자를 뒤로 젖혀 찌를 보니 찌가 이리저리 흔들리는게 내가 흔들리는지 찌가 움직이는지 어지러움에 잠에들었는데 '으악 ' 소리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반대편에서 낚시하던 사람이 허우적대는 소리와 옆사람들이 떠드는 소린데 아주 생쑈를 하는것 처럼 지들끼리 난리를  치면서 후레쉬 불빛이 제방으로 가더니 사라지더군요.

    아마도 졸다 넘어진건지 물에 빠진건 아닌것같고 믄 일이 있어나봐요.

    좀 우습기도 하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쯤 되었더군요. 

    텐트에 들어가서 잠을 자려는데 오늘도 잠자리가 편하질 않아 뒤척이며 잠들었습니다.

    7일차 

    점심쯤 일어나 나가보니 반대편에는 사람도 낚시대도 없었습니다.

    아마 제가 일어나기전에 철수를 했나봅니다. 

    먹을거라고는 라면. 김치. 참치. 스팸. 햇반. 김. 쌀. 마른 반찬. 계란

    차를 타고 나가 장도봐야 하는데 귀찮고 뜨거운 국밥도 묵고싶은데 귀찮음.

    참치에 밥비벼서 대충 먹고 라디오를 들으며 물가를 보니 이제서야 머리가 좀 맑아지는게 느껴집니다.

    8일차.

    오늘도 어제처럼 별 소득없이 하루를 보내고 새벽녘 잠자리에 드는데  잠자리가 불편하고 꿈자리도 디숭숭하고 자고일어나도 깨운하지가 않습니다.

    좀 깨림직 해도 그러려니 합니다.

    9일차.

    점심쯤 점잖은 입질에 9치가 힘을 씁니다. 깨끗하고 이쁜 붕어가 주는 손맛에 오랫만에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10일~18일차

    중간에 장도 보고. 단백질도 보충하고 목욕도 하고 그렇게 와보니 역시나 오고간 사람도없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19일차 .

    이날까지 잠자리는 불편하였지만 나름 8.9치 붕어도보고 머리도 정리되었고 시간이 어쩌나 잘가는지 밤이 낮인지 낮이 밤인지 헤갈리는데 몸은 잘도 기억하고 적응합니다.

    그리고 오후에 처음보는 낯선 광경때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난중일기도 아니고 낚시를 가면 기록을 남기는 습관으로 이래저래 작성하였습니다.

    이후 좀 일이 생기는데..  너무 길고 감흥도 없고해서 이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새벽정신 22-08-10 09:58
    벌써 다음 조행기가 궁금해지네요
    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보았던 출조를 하셨네요
    이제는 옛 추억이 되었겠지만 살면서 되돌아보면 멋진 추억이었겠지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나루터 22-08-10 11:50
    소름돋는 일이 뭔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
    로더21 22-08-11 12:05
    2화는 언제입니까
    르노 22-08-11 15:24
    30일 장박이라...부럽기만 합니다.

    다음편 기대됩니다.
    꿀래 22-08-19 07:23
    하여간 대단함니다 30일 이라 나도 낚시 인생 50년이 넘었지만 저번주에 3박 4일이 최곤데
    3박 4일 되니 마트 한번 갔다오고 나니 집사람이 아제 먹을것도 없고 집에 가자기에 철수
    집나가면 개고생 한다는데 불펀함은 많을 낀데 낚시꾼이 30일 장박이라 과연 몆 %
    될까요 찐짜 대단 함니다 존경 함니다^^^^^^^^^^^^^^^^^^^^^^^^^^^^^^^^^^^^^^^^^^^^^^^^^
    꿀래 22-08-19 07:24
    다음편을 ?????????????????????????????????
    솟아라찌야 22-08-19 09:29
    다음편 기대해 봅니다~
    긴글 잘 읽었습니다~
    H2O60863 22-08-19 09:46
    저도 딱 장박을 두세번햇는대 위장병 고치고 담배도 끊고...자연에서의 힐링이 만병을 고쳐주더라고요.
    그느낌이 되살아 나는듯한 낚시스토리네요...근대 뭔지 섬뜩한기분이.......담편이 기대되네요 ㅎ
    여울사랑 22-08-19 11:01
    다음 편 기대가 됩니다
    5짜좀보자 22-08-19 18:07
    다른 분들 처럼 30일 장박 낚시 부럽습니다.
    저는 아마 그렇게는 못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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