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낚시터에서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때는 10여년전 영천 모저수지에 모처럼 낚시를 갔었고 그날따라 자리가 별로 없어서 차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던중 한곳이 비어있어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주차 할곳이 마땅치않아 짐을 내리고 한참 떨어진 곳에 대고 자리로 와서 긴대 짧은대 할것없이 주구장창 널었지요.
어느듯 만족할만한 대편성과 파라솔을 피고 꿀맛같은 구름과자를 먹는데 전화가 오더라구요.
" 여보세요"
" *** 차주 십니까? 제가 차로 사장님 차를 살짝 부딪혔는데 차로 와주셔 할것같습니다."
아... 예. 예..
아 씨... 믄일이고.. 헐레벌떡 걸어가보니 두명의 남자가 서있더군요.
뒷범퍼쪽을 부딪혔다고하여 보니 뭐 흠집도 없고 멀쩡해보여서 손으로 쓱 쓱 닦으니 뭐 아무 표시도 없고하여 괜찮은데요. 부딪힌거 맞냐고 되물으니 자기도 느낌이 나써 그렇다고 후방센서가 잘되는지 확인도 해보라고해서 차에 타서 확인도 하고 괜히 말도걸고 담배도 피고.. 그렇게 한 2십여분쯤 있다가 괜찮으니 잘가시라 하며 자리에 오니....
이... 무슨... 여기가 내자린지...
낚시대 7대와 낚시가방이 없어진 것이 아닙니까요...
세상에 낚시줄을 자르고 낚시대만.. 그것도 긴대들만..
아이고.. 사부님께서 하사하신 수제낚시대.. 손잡이에 자개가 이쁘게 박혀있어 애지중지하던 건데..
2년을 꼬박 모아 장만한 신*향을 가방채로 털리니 세상에 이보다 가슴 아픈일이 어딧겠느냐...
허탈하게 자리에 앉아. ... 줄담배를 땡기니 손이 덜덜 떨리는것이 세상 어떤거 보다 사람이 무섭다는것을 느꼈습니다.
한동안 낚시고 뭐고 정이 뚝 떨어져서 다른길로 빠졌지만. 물가가 어찌나 그립던지 다시 하나둘 장비도 마추고 하게 되라구요.
가슴아프지 않습니까? 전 지금도 아픕니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