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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설-오탁번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세요)

    도편수 / 2015-01-30 07:57 / Hit : 2113 본문+댓글추천 : 0

    오탁번님의 시 한편 또 올립니다
    월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폭설...오탁번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 부렀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웨메, 질랄나부렀소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

    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가 흰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느님이 행성만한 시루떡을 뒤엎은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내렸다

    좆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윗목에 놓인 뒷물대얄 내동댕이치며
    우주의 미아가 된 듯 울부짖었다
    -주민 여러분! 워따, 귀신 곡하겄당께!
    인자 우리 동네, 몽땅 좆돼부렀쇼잉!

    달랑무™ 15-01-30 08:00
    ㅇㅇ?
    여백釣公 15-01-30 08:13
    나고 ㅡ 새로 났는데
    아니고 ㅡ 그게 아니라고 ?
    돼부리고 ㅡ 다시 되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날 아낙네의 실루엣은? 등등
    정겨운 시골풍경 연상과.
    독자의 상상력에,
    탁월한, 색감을 자극하는

    입니다.
    달구지220 15-01-30 09:09
    그날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캬~~~문학적으로 야쑬적인 문구임미더,,,?? -.=
    붕어와춤을 15-01-30 09:13
    저번에는 앞으로 안하다더니

    오늘은 뒷물 하는군요 ㅎㅎ
    랩소◇디 15-01-30 09:49
    으흐흐흐
    좀 웃고 가겠습니다
    로데오 15-01-30 09:59
    불끈합니다ㅡ험ㅡ!
    두개의달TM 15-01-30 10:42
    글이 참으로 훈훈하구 바람직 합니더!
    벌써 부피의 변화가.....

    이눔의 사그러들줄 모르는 감수성 떵어리,
    차칸 짐승 두개의달님 하고는.... 쩝
    도편수 15-01-30 11:01
    역시 시보다 더 훈훈한 댓글들이
    마구 달리는군요 ㅎㅎㅎㅎ
    박라울 15-01-30 13:58
    하하하하하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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