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니 행복은 가까이 있었네요..
덩치급 붕어 상면할거란 기대를 품고 3월초 부터 경남지역 곳곳을 헤매고 다녔지만, 이른 봄부터 뭔 비가 그렇게 많이도 오는지.. 붕어 얼굴은 고사하고 지지리 고생만 하다가, 심신이 지칠데로 지쳐 버렸습니다.
자숙하는 심정으로 당분간 집 근처 동네 저수지에서 조신~하게 짬낚시나 할것이라고 맘 먹고 찾았는데, 물고기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람의 입장으로 봐서 좋아보이는 자리는 죄다 알박기 텐트가 점유 하고있고.. 여기저기 둘러보니, 빈자리 라고는 수초가 심하게 밀생하고 수심이 얖아 도저히 낚시 할 자리로는 볼수없는 그런 곳들인데 그중 한 구간이 눈에 들어 오는데, 왠지 끌립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3일을 굶으면 전봇대가 떡볶이로 보인다'더만 제가 그런 처지에 다달았나 봅니다..^^
구멍난 바지장화 때워입고, 허리춤까지 들어가면서 하루 서너시간씩 이틀동안 낫 들고 설치고나니, 입에서 거품이 나옵니다..ㅋ. 이러니 아무도 엄두를 못내었나 봅니다..
좌대 설치하고 낚싯대 펴고 텐트까지 설치 하고나니, 진짜 나자신이 뭔가 큰일을 해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집에서 십분 거리여서, 낚시하다 배고프면 달려가고 배 아파도 달리고, 졸리면 자러가고.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출근하듯 물가로 나옵니다.
아직 덩치 큰놈들은 안보여도 7치에서 9치까지 되는 꼬기를 17대~28대로 낚으니 손맛도 충분히 느낌니다.
몸으로 때우는 직업이라서 수입이 넉넉치 못해 딸셋 키우느라 하고픈거 다 못하고 살았는데, 이제 나를 나 자신이 위로해주고 싶어서 유일한 취미인 낚시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네요..
실력도 없고 어복도 없는 사람이 욕심에 고기 나온다는곳 쫓아다니는것도 좋지만 마음을 비우고나니 이렇게 편할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큰 고기는 잡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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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못비우신 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