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저수지에서 근 보름째 장박모드로 출퇴근 중인데, 물가에 앉잤어도 경북 경남권 조황소식은 거의 실시간 속보로 다~ 듣고 있습니다.
어디에는 월척이 마릿수로 나오고, 또 어딘가는 5짜가 나왔다는..
팔랑귀라서 솔깃하긴 하지만, 옮길 엄두도 안나고 가봤자 자리잡기도 힘들텐데 별 뾰족한 수 가 있겠습니까..
나오라는 붕어시키는 안나오고, 쥐새끼들이 좌대에 어찌 올라오는지 캔에 닮긴 옥수수를 다 까쳐먹고 있네요, 정성들여 빚어놓은 옥무침까지.. 마누라 몰래 밀패형 반찬통 가져와서 옥수수를 지켰는데 어제밤에는 사람이 앉자있는데 발앞까지 왔다가네요, 뱀 보다 쥐를 더 무서워하는데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ㅋ.
마누라한테 등짝스메씽 당해가면서 구입한 텐트에 구멍이나 내지않을까 심히 걱정도 되어서, 벼르다 결국 쥐 개체수를 좀 줄여야겠단 생각에 쥐 잡는 약을 사러 갔지요. 근디요~
"쥐약 좀 주세요.." 했더만 약사가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만, "어디에 쓰실건데요?" 하는겁니다. 아니.. 설마 내가 동네 쥐들 생각해서 쥐새끼들 영양제라도 사러온 인심 좋은 사람으로 보이나..??
"쥐 좀 잡을라고요.." 하니 사람을 또 유심~히 처다보는 겁니다..
"혹~시나 싶어서 말씀 드리는데, 드시면 안됩니다~" 이게 뭔 소립니까..?
" 요즘 약들이 독성이 약해서, 드셔봤자 속만 엄청 쓰리고 안 죽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말씀 드리는데 절대 드시면 안된다고요.."
이 오지랖 넓은 약사는 보름동안 물가에서 살아온 제가 많이 초췌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처럼 힘들어 보였나 봅니다.. ^^;
"제가 먹을게 아니고 쥐 먹일려고 합니다.." 혹시나 처방전 받아오랄까봐 최대한 공손히 말씀 드렸습니다..ㅋ.ㅋ.
차에 타고 백미러 돌려서 얼굴 함 쳐다 봤습니다.. '쉬불~ 사람을 어찌보고..'
붕어들 한테 외면 당하고, 쥐새끼들 한테 화풀이나 해야겠네요..
물가에 앉자 괴기도 안잡히고, 심심하니 몇자 올려봅니다..
'쥐새끼들~ 오늘 니들 다 디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