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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분의 조행기를 읽고.....

    붕어우리3 / 2013-12-03 09:59 / Hit : 2743 본문+댓글추천 : 0

    저 산 너머 / 산새우리


    아침부터 차게 자다 턱이라도 돌아간 것인지
    하늘은 온통 찌푸린 채 빗방울을 뿌린다.
    저 산 너머 어디선 간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겠다.
    내 삶의 뒷덜미가 뒤틀린 채 몸부림치고 있을 때
    허리를 꺾여버린 내 이웃의 삶이 무너져 내릴 때
    저 산 너머 어디선 간 축배의 잔을 들고 있었겠다.
    언제나 고통과 불행은 내게 가까이 있고
    축복과 기쁨은 저 산 너머 어딘가에 있었다.
    저 산 너머 사람들이 그것을 찾지 못했다면
    그 다음 산 너머 어딘가에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게 산을 넘고 넘어 그 어딘가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늙고 병들어도 기쁨이 넘치는,
    삶이 맹수처럼 달려들어 허리를 꺾어 놓고
    뒷덜미를 물어뜯지 않는 그런 세상이 있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비 내리는 겨울아침 우리는 수레에
    재활용될 삶의 잔재들을 무겁게 쌓아 올리다
    쉽게 펴지지 않는 허리를 들어
    저 산 너머를 바라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어쩌면 삶이란 마지막 긴 날숨 토할 때 떠올리는
    전전긍긍의 파노나마였는지도 모른다.

    피터™ 13-12-03 10:40
    참 좋은 글입니다.
    넘어ᆞ너머ᆞ파로나마 같은 티끌은
    가볍게 무시하고픈 멋진 글입니다.

    우리님의 글에는 늘
    소외된 주변인에 대한 측은지심이 있네요.
    이대로도 썩 좋지만,
    혹 과하여 자승자박이 될까 염려도 됩니다.

    한 번 쯤은
    어루만져야 한다는 것에서 벗어나
    배반이든 욕망이든 극한까지 가보시기를
    감히 권해봅니다.
    피터™ 13-12-03 11:19
    소심하신 우리님, 고쳤어~ ^^"
    소풍 13-12-03 11:22
    우쒸..

    파노라마 ..^^
    소풍 13-12-03 11:26
    그렇게 산을 넘고 넘어 그 어딘가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늙고 병들어도 기쁨이 넘치는,

    삶이 맹수처럼 달려들어 허리를 꺾어 놓고

    뒷덜미를 물어뜯지 않는 그런 세상이 있음이 분명했다.



    참 마음에 드는 표현입니다.
    덕산토종붕어 13-12-03 11:37
    ^^*
    효천 13-12-03 11:38
    우리님의 마음과 똑같은 글이네요.

    따뜻한 감성이 듬뿍 묻어있는,,,,

    오리탕점심.

    맛나게 드세요.
    산골붕어 13-12-03 13:14
    서로 생채기가 생기지 않는 글만

    봤어면 합니다만 ᆞ정가에도 가보고싶고

    허연비니루 양반두 잘계시는지 ᆞ
    박라울 13-12-04 10:47
    쉽게 펴지지 않는 허리를 들어
    저 산 너머를 바라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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