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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1985 (1) - 그녀의 비명소리가 들려...

    의경80기 / 2013-12-03 12:30 / Hit : 2646 본문+댓글추천 : 0

    소싯적 군복무 시절 제가 특수임무(?)를 수행했었다는 것은

    이미 자게판을 통해 밝힌바 있습니다만

    이 글은 그 당시에 개인적으로 겪었던 일화 입니다.

    조한기 수전증이나 달래보려고 그냥 웃자고 쓰는 가치 없는 쓰레기 글이니

    너무 다큐처럼 생각하지는 마시고

    요즘 거의 백수나 다름없이 공기와 밥만 축내고 있는 사내가 재미삼아 멍멍 짖어대는

    헛소리 정도로만 보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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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80년대 전 의경으로 군복무를 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당시만 해도 매일 집합이 있었

    던 시절이라 제 가슴팍과 허벅지 안쪽은 성한 날이 없었지요.

    그까짓 의경생활이 전방에서 고생하는 육군이나 훈련 근무 빡센 해병대에

    비하기에 하겠습니까만 제 나름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삼촌이 면회 한 번 오고 나서

    저는 며칠 후

    경찰서 도보대(데모 진압과 시내 방범순찰을 주로 하던 의경 중대, 철망을 덕지덕지 두른 소위 닭장차를 생활 근거지로 삼아 서식했음)

    근무에서 파출소 근무로 발령을 명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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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하고...

    아시다시피 당시 파출소 의경이 하는 일이란 청소와 순찰,

    술 먹은 동네 아줌마, 아저씨를 주정 들어주기

    그리고

    또 하나의 특수한 임무 중 하나가 당시 레지라 불리우며 다방에서 일하던

    꽃다운 누님들과 여동생들 관리 였죠. ㅋ

    제가 소싯적엔 꽃미남이란 소릴 듯 던 때라 동네 순찰을 돌면 시간 맞춰 다방 아가씨들이 쏟

    아져 나와 제 손을 붙잡고 울고불고 난리가 아니었드랬습니다. - Believe it, or not. - ㅋ


    함튼 비교가 좀 그렇습니다만

    저에게 파출소 근무란

    매일 생사를 넘나들며 전투를 벌이던 전방에서

    평화로운 낙원으로 근무지를 옮긴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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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각설

    7월 어느 장마철,

    저는 비가 억수 같이 내리는 새벽에 저는 불광동 달동네로 혼자 새벽 순찰을 나가는데요.

    순찰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저는 억수같이 내리 쏟아지는 빗속에서 사람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됩니다.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살펴보니 비명 소리가 전방 10미터 쯤 골목길 불이 환하게 밝으로

    새어나오는 창안에서 들려오더군요.

    부연 설명하자면 당시 서울의 달동네는 좁은 언덕길을 사이에 두고

    낮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가 대부분 이어서

    밤이면 골목길에서 방 안쪽의 동정이 그대로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더구나 당시 서울 대부분의 달동네 특성 상 허구헌날

    잡다한 절도와 폭력신고가 끊이질 않았고 며 칠 전에는 신문에 대서특필 되었던

    여대생 살인 사건도 그 동네에서

    벌어졌던 터였기에 그 동네 순찰 중에는 항상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더랬지요.

    빗속의 갑작스런 비명 소리는 제 심장을 두방망이질 치게 만들며

    저의 묘골이 송연하게 만들었습니다만 저는 한 편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거이 드디어 한 건 잡은 겁니다.

    육군은 간첩 잡으면 헬기타고 고향 가지만 의경은 강 절도범이나 살인범을 잡으면

    신문에 나고 특박을 가는 겁니다.

    우선 상황 판단을 위해 방안 동정을 살펴보기로 결정했지요.

    난생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의 비명소리를 처음 들어봅니다.

    저는 그 순간의 정황 상 누군가 칼에 난자를 당하고 있거나 이미 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생각하게 됩니다 .

    저는 일단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 선량한 시민을 상해하고 있는

    나쁜 놈 또는 살인범과 일전을 불사할 태세로 손바닥에 살짝 침을 퉤 뱉은 후 플라스틱

    경찰 방망이를 힘주어 꼬나 잡습니다.

    그리고 살금살금 그 집 창을 향해 벽을 타고 접근하기 시작 했지요.

    처음엔 간헐적으로 들려오던 고통의 소리가 이제는 민방공 훈련 싸이렌 소리처럼

    연속적으로 이어지기 시작 합니다.

    이제는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얼른 뛰어 들어가 흉폭한 연쇄 살인범으로부터 피해자를 구해야 하는 겁니다.

    떨리는 심장을 심호흡 한 번으로 진정 시킨 후 저는 상황 판단을 위해

    냅다 머리부터 창안으로 들이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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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 식사 후 망중한, 봉다리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숨죽여 자판 두드리는데 보스로부터 5분 후 회의집합하라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제기랄...

    오후 쯤 시간 될 때 글 이어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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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과 결말은 대충 짐작 되실거라 생각 합니다만 원래는 총기가 대단하였으나 사모님의 지속적인 폭행에 시달린 나머지 요즘 판단이 반박자 느려진 소박사님 같은 분들을 위해
    댓글을 통한 스포일러는 삼가 주세요. ^^ ㅋ

    피터™ 13-12-03 12:58
    소씨 형제분들을 위해 꾸욱 참고 있습니다.
    근데, 기다리기 지루해~ ㅡ,.ㅡ"
    소풍 13-12-03 13:05
    소 지섭을 찾으셨나요? 어르신 ^^


    대단한 이야기 꾼의 등장 입니다.

    이번 겨울 자게방이

    의경 80기님 덕분에

    더욱 더 풍성해 지리란 예감을 해 봅니다.


    식스센스와 유주얼 써스펙트를 능가 하는 반전 기대 합니다.
    불금 13-12-03 13:18
    와우
    어떤 반전이 있을지 무쟈게 궁금하네요.

    아직 회의 중인가요???
    기다려집니다.ㅎㅎㅎ
    물찬o제비 13-12-03 13:18
    맞어유 고쌩 씨기 했지요

    노태우 6.29 항복 할 때 제대 말년인데

    그 때 부산에서 시껍 했습니다!
    선비 13-12-03 13:36
    안녕하세요?

    잘 하면 아는분 같네요.

    전 의경83기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근무하다가 신정 경찰서로 전출 갔습니다.
    소박사 13-12-03 13:44
    아까 아까 댓글을 쓰려고했다가
    지금 댓글을 써유
    반박자 늦게~~
    피터™ 13-12-03 13:58
    댓글 4개 이상 달리면 원문 수정이 안 되죠?
    소요 13-12-03 14:09
    저럴때쯤 끊어쓰기는 어느분께 사사 받으셨습니까?

    신공이십니다
    덕산토종붕어 13-12-03 14:17
    뒷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의경80기 13-12-03 15:38
    선비님 정말 반갑습니다.

    이 공간에서 옛 전우(?)를 만나네요.

    저는 연서 파출소를 거쳐 대조파출소에서 청춘의 한 시절을 보낸 사람이니

    제가 누군지는 선비님께서 대충 감 잡을 듯 합니다.

    혹 군 생활동안 제가 본의 아니게 선비님을 괴롭힌 좋지 않은 기억이 있더라도 용서해 주시기를...


    이곳 자게판이라는 바다에서

    익명이란 가면을 쓰고 그동안 홀딱벗고 헤엄 잘 쳤는데...

    에궁 군대 후배한테 딱 걸렸네. ㅋ

    쪽지나 보내주세요.
    박라울 13-12-04 10:44
    80기님 ㅋㅋㅋㅋ 딱 걸렸다...
    원문보다 더 재밌다. ㅋㅋㅋ
    선비님 기대 됩니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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