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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지 않아서 다행인 일.

    붕어우리3 / 2013-11-26 13:35 / Hit : 1588 본문+댓글추천 : 0

    회사 뒷편에 단골 식당이 있습니다.
    사장님이 저보다 대여섯살 연상인데 낚시광이시라
    형님이라 부르며 교우를 하고 형수님과도 친분을 가졌습니다.

    가물치 릴낚시를 무지하게 많이하시던
    성격이 불같은 분이었는데,
    올 이른봄에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나 이혼해 브렀네. 경비자리라도 좀 알아봐 주소."
    평소 불같은 성격을 아는지라 난처한 생각이 들고 있던차에
    다시 전화가 오질 않습니다.

    한동안 뜸하던 식당엘 최근 다시 다니게 되었습니다.
    평소와 같은 형수님의 분위기를 보며
    몇번 형님은 잘 계시냐고 묻고 싶었는데
    이혼한 전남편 이야기를 꺼내는거 같아 묻지 않았습니다.

    오늘 다른사람을 통해 형님이 여름에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 불같은 성격에 결국 이혼을 견디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형수님에게 형님 안부를 묻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말해서 후회되는 일들이 많습니다.
    누군가 아픔을 겪을때 아무말없이 묵묵히 지켜봐주는 것이 미덕일수 있습니다.
    암투병중인 여자후배 병문안 가는 길에 아내에게 절대로 건강이나
    암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그냥 평소처럼 대하라고 신신당부하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것이 그 사람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고.....

    오늘은 혼자 잠깐 가까운 물가에라도 나가
    이승을 떠나버린 분에게 술이라도 한잔 부어드려야 될것 같습니다.

    황금빛잉어 13-11-26 13:50
    안타깝네요.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가셨길 바랍니다.
    거기서는 가물치 튼실한 놈으로 손맛 많이 보시면서 행복하셨음 좋겠습니다.
    효천 13-11-26 14:44
    말은 많은 것 보다는 적음이 훨 좋지요.

    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파트린느 13-11-26 14:50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 비로소 인간이란 존재를 알게 한다 합디다.

    "사는 동안 삶을 잊어 버리고 죽음을 기억하라."

    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깊이.
    하얀부르스 13-11-26 15:00
    삶과 죽음...

    무엇이 좋은건지는 몰르지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게 아름다운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네여.

    가신분의 명복을 빕니다...
    낚사사 13-11-26 15:05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명복을 빌며......
    피터™ 13-11-26 15:21
    그분의 명복을 빕니다. 아리네요.

    술 한 잔 들고 물가에 가시겠다는 말씀에
    낚시 핑계라고 답하지 않겠습니다.

    하여, 피러를 만나는 날.
    잘생긴 것들은 인물값한다, 는 말씀은 말아주세요.
    이박사™ 13-11-26 15:23
    안타까운 일이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합천촌놈 13-11-26 22:39
    안타깝네요

    한번만 더생각 해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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