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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찾아온 불청객...

    아부지와함께 / 2013-05-03 16:44 / Hit : 2276 본문+댓글추천 : 0

    오랜만에 찾아온 감기라는 불청객,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이미 자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무슨 놈의 정은 그리 많아 한 번 찾아들면 쉽게 떠나질 않지요.

    약 기운에 취한 건지 비몽사몽이고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그 와중에도 물가에 나가는 바람은 마음 한 켠에 있었지요
    근로자의 날은 조금 일찍 마치기에 짬낚을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러나 온몸은 기가 빠져나간 듯 흐느적거리고
    일찍 퇴근하는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야 함에도 눈까풀은 자꾸만 내려앉습니다.
    걸을 힘만 겨우 남아 있는데 뭔 놈의 낚시...

    아무도 없는 휑한 방에 드러누워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다음날, 아끼는 후배의 수술이 잘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안도하였고
    병문안 가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만 전하고는 누워버립니다.
    아내는 뭐 그리 바쁜지 전화도 받지 않고, 할 수 없이 혼자 저녁을 차려 먹었습니다.

    8시가 넘어 아내에게 전화가 옵니다.
    "자기, 저녁은?"
    "응, 혼자 먹었다."
    "포장마차 가서 한잔 할래?"
    "아파 죽겠는데 뭔 넘의 술! 그냥 온나."

    사실 이실직고하자면 둘이서 포장마차 가는 날은 사랑을 속삭이는 날입니다.
    아들넘의 현장체험 학습으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인데…

    ( 얼마 전 아들넘이 '이상한 타임에 들어온 건 아니죠?' 물었을 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지요. 알고서 묻는 건지 모르고서 묻는 건지...
    속으로 '그래 마, 그건 와 묻노?"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TV를 보다 피곤함에 절어 잠든 아내를 보면서 안쓰러움만 더해집니다.

    불청객 감기는 일주일간 나를 괴롭혔지만
    휴식과 함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잃지 않았을 때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렵니다.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건강함만 있으면 감사하렵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사랑하렵니다.

    아부지와함께 13-05-03 16:45
    저는 아직 불을 지필 수 없지만,

    '불타는 금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소풍 13-05-03 16:52
    감기로 고생 하셨군요.

    며칠 글이 안 보여

    혹시 꽝 때문에 동반출가를 하신건 아닌지 생각 했습니다.

    저야 아직 군대 갔다 온지도 얼마 안돼 상관 없지만

    선배님 연령대의 분들이 급격히 약해지시는걸 많이 봤습니다.

    모쪼록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운동도 조금씩 하시면서

    마음껏 사랑 하시길 바랍니다. ^^


    후배님도 금방 쾌차하시리라 봅니다.

    좋은 일만 가마솥 가득 있었으면 ............
    아부지와함께 13-05-03 16:57
    좋은 일만 가마솥 가득 있으면

    밑에 누른 맛있는 것은 소풍님 드릴께요.^^

    먼 길 잘 다녀오세요.
    비맞은대나무2 13-05-03 17:03
    병원에서 간병원 와이프랑 나란이 볶음밥 먹고
    낮잠자고 일어나 답글 다내요

    오랜만에 와이프랑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모텔 가자니 환자복에 목발이 갑갑하고
    1인실 병실이라 부담감은 적으나 병원에서 그것도 쫌ᆢ

    ㅎㅎ 불금 보낼수 있겠죠 ^^
    달랑무™ 13-05-03 17:05
    감기가 살린거죠~?^^
    아부지와함께 13-05-03 17:08
    비맞은대나무님!

    '병원에서 그것도 쫌ᆢ'........................................................................스릴 만점임돠.^^



    얼른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아부지와함께 13-05-03 17:12
    딸랑무님, 그건 결코 절대 정말로 아니어라.





    살만 닿아도 삽니다.^^(스치면 삽니다)
    날으는밤나무 13-05-03 17:19
    아이고 병환중인 분들 어여 쾌차를 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저도 영시원찮습니다.
    어제 각2병을 마셨는데...
    댓글다고 전화 목소리가 완전히 갔더라고 하네요.
    아이고..10병마실떄가 엇그제 같은디..이젠 2병에 맛이 가네요.
    좋은 주말 되시구요.
    저도 좀 있으면 대구로 댑다 달립니다.
    숙취로 아직도 시원찮습니다.
    아부지와함께 13-05-03 17:27
    커~억 날으는밤나무님,

    지는 2빙이면 거의 죽음입니다.

    근데 10빙까지 하셨다니 사람이 아니무니다.^^

    밤나무님도 좋은 주말 되시고 밤에 꽃 피는 나무되세요.
    이박사2 13-05-03 17:53
    요즘 고뿔 독하다 들었습니다.
    빠른 쾌유를 기원드립니다. ^.^
    아부지와함께 13-05-03 18:02
    이박사님, 오늘은 조금 살만합니다.^^

    염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보답으로 오짜 기원드립니다.








    듬직한 메기로!^^

    (메기 매운탕이 급 땡기네요...)
    맨날빈망탱이 13-05-03 18:06
    일상에서 오는 평온함이 느껴집니다.

    글 잘 보고갑니다.
    아부지와함께 13-05-03 18:13
    맨날빈망탱이님 반갑습니다.

    님의 대명이 참 재미있고 많은 것이 담겨져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도 맨날 빈 망탱이로 돌아오지만

    마음만은 가득 채우고 옵니다.^^
    소요 13-05-03 18:43
    저도 대략 열흘 고생하고 이제 좀 나아졌네요

    이번감기 오래갑니다 병원에 꼭 들러십시요
    삶의미학 13-05-03 22:16
    선배님^^
    자주 뵐 형편은 아니지만 강령하세요!
    눈팅으로 늘 글을 대하고 있습니다.
    아부지와함께 13-05-03 22:59
    소요님, 다행입니다.^^
    저는 기어다닐 정도면 병원갈까, 병원은 시러라 합니다.
    오늘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소요님께서도 건강하세오.

    미학님, 얼마나 심취하셨으면 뒤에서 사진 찍어도 모르셨는지...^^
    혼자서만 즐기지마시고 염장샷도 올려주세요.
    술 사라 안그럴께요.ㅋㅋ
    복이굿 13-05-04 00:00
    요즘 감기 정말 오래 가더군요! 약드시고 푹 쉬세요 선배님! 좋은밤되세요
    아부지와함께 13-05-04 09:00
    복이굿님, 어제는 좋은(?)밤보다는 편안한 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숙면을 취해서인지 오늘은 몸이 많이 가뿐해졌습니다.

    염려해 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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