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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과 낚시 ( ○●&---¡--- )

    아부지와함께 / 2013-04-15 09:25 / Hit : 2076 본문+댓글추천 : 0

    제가 초등학교 때 아부지께 낚시와 함께 바둑을 배웠습니다.
    낚시는 휴일에만 다닐 수 있었지만, 바둑은 틈만 나면 두었습니다.
    그때, 집에서 익힌 바둑솜씨로 동네 어른들 사이에 제법 두는 축에 속했었지요.
    지금은 거의 두지 않지만 약한 4급, 강한 5급 정도로 판단합니다.
    형님과 저와 맞수인데 인터넷 바둑에서는 2~3단 정도라고 하더군요.
    요즈음은 바둑 TV만 가끔 보고 인터넷 바둑은 아예 접근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접속하게 되면 밤새는 줄 모르고 빠져버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고교 시절, 선생님 중 한 분이 지역의 아마바둑계에서는 나름 고수이신 분이 계셨지요.
    수업시간 여담으로, 낚시를 취미로 하는 친구와의 언쟁을 얘기하시더군요.
    서로가 자기의 취미가 더 좋다며 상대방의 취미는 왜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팔지도 않고 먹지도 않을 고기는 왜 잡느냐?
    그러면 하등 쓸데 없는 돌은 왜 서로 잡으려고 하느냐?

    두 가지 취미를 가진 저로서는 두 분의 주장이 모두 맞기도 하였지만,
    모두 틀리기도 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두 가지 다 좋은 취미는 맞지만 어느 한 가지만 좋다는 것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바둑과 낚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공통점은 기다림의 미학을 즐겨야만 고수가 될 수 있거나 진정한 취미생활이 되며,
    비경제적인 듯하나 경제적 창출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번 빠져버리면 헤어날 수 없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극명한 차이점은 바둑은 승부가 있는 취미이고 낚시는 승부와는 전혀 무관한
    취미라는 것이지요. (붕어와의 승부라 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또한 낚시는 부닥치는 삶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는 취미이지만
    바둑은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승부의 갈림길에서 많은 교훈을 주는 취미이기도 합니다.

    바둑을 흔히 인생의 축소판으로 많이 비유를 합니다.
    지나간 인생을 되돌릴 수 없듯이 한 번 놓은 돌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한 번의 패착으로 승부가 갈릴 수 있지만 기다리다 보면 분명 기회가 오게 됩니다.
    내가 잘해서 이기는 것보다 상대방이 잘못해서 이기는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큰 것을 취하려면 작은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하는 경우와
    반대로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제 얄팍한 기력(棋力)으로는 말씀드리기 부족하여 바둑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바둑의 십계명, 위기십결(圍棋十訣)을 소개해 드립니다.
    바둑 격언이지만 많은 것을 시사하는 글귀입니다.

    위기십결(圍棋十訣)-바둑의 십계명-

    1. 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에 집착하면 이기지 못한다.

    2. 입계의완(入界誼緩), 경계를 넘어들어갈 때는 천천히 행동하라.

    3. 공피고아(功彼顧我),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라.

    4. 기자쟁선(棄子爭先), 돌 몇 점을 희생시키더라도 선수를 잡아라.

    5. 사소취대(捨小就大), 작은 곳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라.

    6. 봉위수기(逢危須棄),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돌을 버려라.

    7. 신물경속(愼勿輕速), 신중하게 움직이고 경솔하지 말라.

    8. 동수상응(動須相應), 돌의 기능이 서로 살도록 착수하라.

    9. 피강자보(彼强自保), 상대가 강하면 먼저 자신을 지켜라.

    10. 세고취화(勢孤取和), 세력이 약하면 화평을 취하라.

    그리고 바둑 고수들이 즐겨 쓰는 말,

    '이기려면 버려라!'

    아부지와함께 13-04-15 09:28
    스스로의 싸움에서도 버릴 것을 버리면 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단지, 욕심과 미련으로 버리지 못할 뿐입니다.


    좋은 일들로 가득한 한 주 되세요.^^
    바른생각 13-04-15 09:31
    저도 한때는 바둑에 심취한적이 있었는데

    낮에 둔 바둑을 저녁에 누우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복기를 하곤 했었지요....ㅎㅎ
    달랑무™ 13-04-15 09:32
    바둑은 여테 져본적이 없네요..

    왜냐!!둬본적이 없으니..

    오목은 마이 둬봤어요..

    특기이자,필살기는 '쌍삼'ㅎㅎ
    소풍 13-04-15 09:41
    아버지께서 어릴적 바둑을 무척 좋아 하셨나 봅니다.

    어른들께 혼이 날 정도로...

    그러다 여물을 자르는 작두에 손가락을 다치신 후로는

    아예 두지를 안으셨다 합니다.


    저도 가끔 인터넷 바둑을 두지만

    중독성이 낚시 못지 않을 듯 해서 자제하려 노력 합니다.



    "아생연후살타( 我生然後殺他 )"

    아버지께서 늘 제게 강조 하셨던 말씀 입니다.
    아부지와함께 13-04-15 09:43
    ♥ 바른생각님, 복기 수준이면 잘 두시겠네요.

    초등학교 때 잠자리에 들면,

    낚시간 날은 찌가보이고

    바둑 둔 날은 바둑알이 보였습니다.^^

    ♥ 달랑무님, 이겨본 적도 없겠네요.ㅋㅋ

    왠지 무님은 알까기가 주특기이지 싶은데...
    계절바람 13-04-15 09:44
    오랫만에 귀한 글 접합니다
    바둑, 저도 한 때는 동네 바둑6급 소리까진 들었습니다만..
    워낙 오래 전 일이 되었군요

    잡기-- 낚시 바둑 당구 볼링 테니스 족구 술 지집 그림문화 등등..
    무수히 많지만 요기까지만ㅎㅎ(제가 접한 잡기들)

    어제는 귀한 시간을 주셨는데 죄송했습니다~^^
    물찬o제비 13-04-15 09:44
    작은 곳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라

    작은 붕어는 버리고 큰 붕어를 낚자.

    4월부터 어지간 하면 옥시시에서~~~새우"로 갈까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월송 13-04-15 09:46
    저는 무식해서 "아수라 발발타~"만 압니다 ^^

    10계명 잘 익히면 인생사에도 많이 배우겠네요

    좋은 하루되십시요~
    월송 13-04-15 09:48
    10계명 잘 익히면 인생사에도 많이 도움이 되겠네요 ,,,

    어제 맞은 후유증인가 ㅡㅡ,, 수정합니다
    漁水仙 13-04-15 09:53
    군시절 고수들에게 포석 만 배우다 말았습니다
    담배가 귀한 곳인데.....바둑을 두니 담배가 늘 부족하더군요 (섬생활)

    지금도 바둑판을 들여다 보면 알듯 말듯 .....
    인생과 비슷함을 느끼곤 합니다

    즐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아부지와함께 13-04-15 09:59
    ♥ 소풍님^^

    성동격서(聲東擊西), 공피고아(攻彼顧我)도 새겨둘 격언이지요.


    ♥ 계절바람님,저는 동적인 것보다 주로 정적인 잡기를 좋아했는 것 같네요.⌒ ⌒

    사전에 전화드리지 못해 송구할 따름입니다.
    사립옹 13-04-15 10:01
    바둑은 전혀 문외한이지만 십결이 살아가는 데도 교훈이 되겠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쌍마™ 13-04-15 10:03
    세상이 잰듯이 반듯하고 평평하며
    사람들이 흑과 백으로 딱 나눌수 있다면

    좀 사는기 편할까예?


    자그락거리는 바둑알집는 소리가
    좋아서 군대에서 잠깐 앉아본적 있습니다만
    좀이 쑤시고 멀미가 나서요^^~
    그림자™ 13-04-15 10:03
    바둑이라...

    지는 바둑이라카면 군대고참밖에생각안납니다.

    아흐..얼매나 맞아...ㅠ
    계절바람 13-04-15 10:04
    꼬리글을 달고 보이 "잡기"란 용어가 부적절 하군요^^

    개인적으로 살아가며 본업 이외의 것은 모두 잡기라 지칭하는지라 혜량 하시옵소서..
    아부지와함께 13-04-15 10:13
    ♥ 물찬제비님, '대마불사'가 적용되면 '꽝'인데요.ㅎㅎ

    제비님께서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월송님 대명은 신선들 바둑두는 모습이 연상되는데...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지요. 상큼한 하루 되세요.


    ♥ 漁水仙님, 수가 잘 보이지 않거나 전투시에는 줄담배지요.^^

    님께서도 의미있는 좋은 하루 되세요.
    터미박 13-04-15 10:14
    바둑,낚시.... 야구
    모두다 세상사 인생살이와 비슷 한듯 합니다


    낚시가 나에겐 최고의 취미라는게 느껴 진다면
    세상 모든 취미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요즘 낚시의 완성이 있다면 무엇일까? 하고 고민해 보았습니다
    찌만들기는 식상한지 오래이고,

    요리일까? 어탁일까?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붕어찜을 만들어 대접해 보거나 멋드러지게 회도 뜨고 싶고
    작품같은 어탁에도 도전하고 싶네요...

    낚시에 빠져보니
    이 세상 모든 빠져드는 모습에는 다 까닭이 있으리라 .....

    즐거운 한주가 되시길
    석천공 13-04-15 10:14
    ㅎㅎ....
    십결을 아신다면
    최하 타젬5단은 되실듯^^
    수담을 즐겨볼까요...ㅎㅎ
    두개의달 13-04-15 10:17
    어릴적 아버님께
    무릎꿇구 배우던 때가 그립네요




    어릴적. 하두 ....
    산만하구 .엉뚱맞구.
    넘~~~~~앞서가서리.....



    머리에 새치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금두....


    월님들이 올리신 글을보며
    엉뚱한 상상을하며
    넘~~~~**앞서가구있는 자신을 보면서


    그때 ...좀더 배웠었어야 했는데 하는
    후화가 듭니더.....

    ㅡ.ㅡ
    아부지와함께 13-04-15 11:27
    ♥ 사립옹님, 늘 고마우신 댓글에 오히려 제가 감사를 드려야지요.⌒ ⌒
    혹 시간되시면 관련된 것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 쌍마님, 말씀대로 그리 된다면 너무 무미건조하지 않을까요?^^
    바둑과 낚시의 공통점 하나 더, 은근과 끈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 그림자님, 군 시절 혹시 고문관?
    호~해 줄게요.ㅎㅎ

    ♥ 계절바람선배님, 제가 오히려 머쓱해집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 터미박님, 다방면에 해박하심이 무궁무진하신데, 또다른 도전(?)을 계획하시나요?
    저도 어탁은 해보고 싶은데… 마음 밖에 없습니다.

    ♥ 석천공님, 에~공~ 저는 타이젬(?) 전혀 몰라예!
    월척지 접속만으로도 버겁심니더.ㅠㅠㅠ죄송합니다.^^

    ♥ 두개의달님, 앞서가는 것은 어릴적부터 타고나셨네요.^^
    바둑 배우셨음 잘 두셨을텐데...앞의 수를 얼마나 많이 읽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립니다.
    소양호사랑 13-04-15 14:08
    바둑을 잘두는분들은 이것저것 노는문화에는 재능이 있는분들 입니다.....당구,,,고스톱,,,카드....경마...경륜...경전,,등..
    바둑을 잘두는분들은 이런것들도 잘하시드라고요.....아마 승부욕 때문인지 모릅니다.....그렇지만 바둑때문에 인생 망가진 사람들 하도 많이 봐서요...바둑보다는 낚시가 더 좋은 취미같으네요....바둑하고 도박은 뗄래야 뗄수없는 불가분의 관계 입니다..
    바둑을 그냥 승부없이 두는 사람들은 없습니다....작게는 커피나 자짱면이라도 걸고 바둑을 두거든요......
    그렇게 시작하는게 바둑이고요....사기도박꾼들이나...타자라는 사람들 다들 바둑에 고수들 입니다....낚시는 자연에서 붕어하고 승부를 하면서 늘 손해만 보는게 낚시인 입니다....잡아도 놔주잖아요?.....말 그대로 순수한 취미지만.....
    바둑은 도박이고 결국은 고스톱이나 카드....이쪽으로 가드라고요?....남자들 승부근성에 도박은 자연스러운지 모르지만..
    바둑때문에 인생망가지는 사람들 많이 보았습니다....그리고 바둑은 언제나 쉽게 접할수있어서 더 위험 합니다...
    낚시는 취미로 들어가지만......바둑은 잡기로 분류하는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예전 바둑기원 원장출신입니다)....ㅎㅎ
    아부지와함께 13-04-15 14:44
    ♥ 소양호사랑님, 한참 하수의 글에 댓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승부근성에 따른 바둑의 어두운 면에 대한 말씀, 새겨 듣겠습니다.

    두뇌스포츠로서의 바둑의 밝은 면도 말씀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두개의달 13-04-15 16:11
    소양호 사랑님!
    박달동에서 기원하셨어여

    구면...인지두 ...
    ^^
    매화골붕어 13-04-15 17:52
    아부지와함께님 겸손하게 표현하셧지만 왠지 고수에 풍모가 느껴지는군요ᆢㅎㅎ

    저는 5~6급정도 두는데 요즘은 바둑티비만 가끔 시청할뿐 두지는 못하네요ᆢ^~^"
    36세손 13-04-15 19:57
    웬만하면 사용하는 일은 피합니다.더구나 바둑은...
    바둑을 배우는 시기에
    동생에게 두면 둘수록 지기만 하는 게 너무 싫어서
    빠져들지 못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 소양호사랑님 말씀처럼 제 아우가
    바둑을 잘 둘뿐 아니라,당구,화투,포커같은 잡기에 빠져 생의 가장 귀중한 시기를
    허비했었습니다.
    지금은 바둑, 이외의 잡기를 피해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약간은 걱정됩니다.

    낚시나 바둑,칼을 품고 있으되 어디에 사용하느냐 하는 것과 같은,
    양면성을 지닌 취미가 아닌가요?
    아부지와함께 13-04-15 20:54
    ♥ 매화골붕어님, 하수가 고수인 척 하는 절대하수랍니다.^^

    바둑티비는 이세돌의 기전을 즐겨보고 있습니다.


    ♥ 36세손님, 승부욕이 강한 사람일수록 승부가 드러나는 취미나 오락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낚시나 바둑에서도 과유불급이 적용되겠지요.'양면성'마음에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산골붕어 13-04-15 22:40
    아부지와님 같이 낙시함 가요
    글들이 너무 좋아서 항상 미소짓게 만드네요
    붕어n 13-04-15 23:11
    오랜만에 인생에 있어서 많은 지침서가 되는
    그동안 잊었었던 바둑의 위기십결을 보게되고~ ㅎㅎㅎ
    기도오득이란 것도 있지요.
    다시금 새롭게 마음을 제정비 해야 할것 같읍니다.
    아부지와함께 13-04-16 09:29
    ♥ 산골붕어님, 여유만 되면 물가에서 뵙고 싶은 분들이 참 많이 계십니다.

    늘 아쉬운 마음이지만 이 또한 거스릴 수 없는 운명(?)이겠지요.

    찌올림을 기다리듯 기다리는 수 밖에요...

    혹, 그런 기회가 온다면 먼저 연통 드리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붕어n님,반갑습니다.^^

    좋은 벗과 화목함과 교훈과 깨달음과 천수를 얻는 것중 저는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곰곰이 되새겨 보겠습니다.
    소양호사랑 13-04-17 01:09
    두개의 달님.......반갑습니다.....
    박달동하고는 인연은 있네요.....그곳에서 비디오샵을 3년정도 했고요....
    기원은 의왕시에서 5년정도 운영했습니다....장두진 프로사범님이 도와주셨고요....
    과천,,,안양,,군포,,,안산,,,그쪽에서 1급분들도 많이 도움울 주셨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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