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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랑 뿌구리 한 마리 잡았지만…

    아부지와함께 / 2013-03-04 18:00 / Hit : 1937 본문+댓글추천 : 0

    남들에게 표는 내지 않지만 쓸데없는 자존심은 남아 늘 저를 괴롭힙니다.
    이놈은 언제나 한 번씩 불쑥 고개를 내밀지요.
    아마 남아있는 그것마저 내어 놓는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으로
    미련스럽게 붙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란하거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할 때 물가를 찾으면 곧잘 풀리곤 하였습니다.
    마음속 찌꺼기들을 비우려 어제 올 들어 첫 물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모든 여건으로 보아 붕어얼굴은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혹 한 마리라도 하는 마음으로 늘 가던 금호강으로 짬낚을 갔습니다.

    세 시간의 짬낚동안 뿌구리 한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떠나기 전부터 꽝을 염두에 두었으니 그리 아쉬움도 없었지요.

    밤하늘의 별을 보며 못난 저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달랑 뿌구리 한 마리였지만 낚시할 수 있다는 행복감만 느끼면 되는 것처럼
    알량한 자존심 하나 낚는다고 그게 그렇게 행복함을 주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오만과 자만을 부추기며 나에게는 독(毒)이 됨을 왜 몰랐는지...

    저처럼 어리석은 놈은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려야 함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우리네 꾼이 물가에서 고기만 잡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더없이 즐거운 것처럼...

    소풍 13-03-04 18:28
    낚시를 갈때 마다

    경치만 즐기고 비우고 오려고 노력하지만

    참 그게 뜻대로 되질 않습니다.

    어느 순간 부터인지 케미를 보고 있다는 것도 잊어 버리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이건 아닌데..."


    ㅎㅎ 글이 많이 무거워 보입니다.

    찌맞춤을 좀 더 가볍게 해 보시지요.

    시절이 수상한 요맘 때는 특히 더..
    물찬o제비 13-03-04 18:41
    물가에 가면은

    주위의 풍광을 구경하는 특권

    안좋은것은 내려놓고 심신을 재충전하고요

    자연에서 한 잔의 커피여유~~~따끈한 라면 한 그릇의 입낚

    이왕이면 봉순이들과 자주 미팅 한다면 최고의 레져 활동입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아부지와함께 13-03-04 18:45
    봉돌 더 깍으면 뜨는데...ㅎㅎ

    소풍님,

    아직은 덜 비운 탓이겠지요.

    어제 그나마도 비우니 오늘은 한결 가벼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부지와함께 13-03-04 18:55
    물찬제비님도 편안한 저녁 되시고요

    늘 안출하시고 짜릿한 손맛 보시기를 기원합니다.
    월송 13-03-04 19:09
    아부지와함께님의 가벼운 글이든 무거운 글이든 늘 생각하게 합니다

    배울점이 참 많은 분인것 같습니다 ...

    식사 맛있게 하십시요
    달랑무™ 13-03-04 19:17
    힘이 있다고 남자겠습니까..

    돈이 있다고 남자겠습니까..

    자존심이 있어야죠~^^
    내벗 13-03-04 19:30
    아부지와 함께님
    요즘 여러 글에서 힘들어 하시는 눈치 십니다
    힘 내십시요
    진중한 분이시니 그만한 내공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존감을 믿으십시요
    당신은 상당히 멋진 분 일겁니다
    그림자™ 13-03-04 20:16
    요즘들어 부쩍힘든일 많으신가봅니다.

    친구라면,쓴소주한잔에 고민을이야기하고

    해결도하고 힘도보태어줄수있는데...

    어떠한 도움도못드리기에 그저바라만 볼수밖에 없는것같습니다.

    힘내십시요.

    예전의 선배님글이 그리워집니다..!
    소박사 13-03-04 20:47
    뿌구리넣고 매운탕 끓이셔유
    한잔 드시고 푸십시요 세상만사^^
    아부지와함께 13-03-04 20:48
    ♥ 월송님, 그리 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만.
    저도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아 늘 배우고 있습니다.

    ♥ 달랑무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은 지키려 했으나
    그것마저 버려야겠습니다. 님처럼 젊다면 지키고 싶은데...^^

    ♥ 내벗님, 이러 저러한 일들이 아니 내마음의 흔들림이
    저를 힘들게 하였음은 숨길 수 없네요.
    자존심은 버리고 자존감은 지키기로 하였습니다.
    따뜻하신 말씀 고맙게 새기겠습니다.

    ♥ 그림자님, 동네 선후배이지만 같은 조우라면 친구지요.^^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은 사람' 그런 사이 됩시다.ㅋㅋ
    아부지와함께 13-03-04 20:54
    ♥ 박사님, 뿌구리 한 마리로 매운탕을요?
    그렇지 않아도 어제 아들넘에게 뿌구리 한 마리 밖에 못 잡았고
    매운탕거리로는 괜찮은 고기라 얘기했심더.^^
    이박사2 13-03-04 21:00
    20대 때는 '식칼'을 품에 품고 쫓아가서 사과를 받아냈을 정도로 불 같은 성격에 그 방자함과 오만함의 극치, 앞뒤 구분 못하는 쉬레기 같았음을 자백합니다.

    이제서야 겨우 지혜가 조금씩 영글어가는 것인지, 많은 것을 그냥 내려놓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며 삽니다.

    누군가 제 왼뺨을 때린다면, 오른뺨까지는 내줄 수는 없겠지만 '내 뺨을 때린 너한테도 필시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는 된 듯합니다.

    날마다 지혜를 갈망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부지와함께 13-03-04 21:09
    ♥ 이박사님,그렇지요, 내려 놓으면 놓을수록 채워지는 것이 더 많은데...
    날마다 지혜를 갈망하신다는 말씀, 저 역시 그렇게 살고자 애씁니다.
    대물☆참붕어 13-03-04 21:12
    에휴...
    나도 오늘 다 때려칠라다가
    참았심니더......
    사는기 뭔지.....휴....
    아부지 선배님요... 힘내이소.....
    아부지와함께 13-03-04 21:25
    ♥ 참붕어님, 때리칠라카면 열두번도 더 했겠지요.^^
    사는기 참는기지요. 참붕어님도 힘 내이소...

    그라고 그거... 운전할 때 트렁크에서 아우성입니다.ㅋㅋ
    대물☆참붕어 13-03-04 21:37
    얼릉 그놈들 달래야하는데...
    서로 시간이 너무 안맞는다...그쵸?
    일요일에 영천 가야하니 가는길에
    얼굴이나 볼수있을까요?
    그림자™ 13-03-04 21:38
    삼원체계로 옮겨야겠습니다.

    제가 받아서 참붕어선배님한테패스...하기전 빼돌리다?ㅋㅋ

    무언지 몹시 궁금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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