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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은 언제나 한 번씩 불쑥 고개를 내밀지요.
아마 남아있는 그것마저 내어 놓는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으로
미련스럽게 붙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란하거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할 때 물가를 찾으면 곧잘 풀리곤 하였습니다.
마음속 찌꺼기들을 비우려 어제 올 들어 첫 물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모든 여건으로 보아 붕어얼굴은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혹 한 마리라도 하는 마음으로 늘 가던 금호강으로 짬낚을 갔습니다.
세 시간의 짬낚동안 뿌구리 한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떠나기 전부터 꽝을 염두에 두었으니 그리 아쉬움도 없었지요.
밤하늘의 별을 보며 못난 저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달랑 뿌구리 한 마리였지만 낚시할 수 있다는 행복감만 느끼면 되는 것처럼
알량한 자존심 하나 낚는다고 그게 그렇게 행복함을 주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오만과 자만을 부추기며 나에게는 독(毒)이 됨을 왜 몰랐는지...
저처럼 어리석은 놈은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려야 함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우리네 꾼이 물가에서 고기만 잡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더없이 즐거운 것처럼...
물찬o제비 13-03-04 18:41
물가에 가면은
주위의 풍광을 구경하는 특권
안좋은것은 내려놓고 심신을 재충전하고요
자연에서 한 잔의 커피여유~~~따끈한 라면 한 그릇의 입낚
이왕이면 봉순이들과 자주 미팅 한다면 최고의 레져 활동입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내벗 13-03-04 19:30
아부지와 함께님
요즘 여러 글에서 힘들어 하시는 눈치 십니다
힘 내십시요
진중한 분이시니 그만한 내공도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존감을 믿으십시요
당신은 상당히 멋진 분 일겁니다
그림자™ 13-03-04 20:16
요즘들어 부쩍힘든일 많으신가봅니다.
친구라면,쓴소주한잔에 고민을이야기하고
해결도하고 힘도보태어줄수있는데...
어떠한 도움도못드리기에 그저바라만 볼수밖에 없는것같습니다.
힘내십시요.
예전의 선배님글이 그리워집니다..!
소박사 13-03-04 20:47
뿌구리넣고 매운탕 끓이셔유
한잔 드시고 푸십시요 세상만사^^
아부지와함께 13-03-04 20:48
♥ 월송님, 그리 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만.
저도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아 늘 배우고 있습니다.
♥ 달랑무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은 지키려 했으나
그것마저 버려야겠습니다. 님처럼 젊다면 지키고 싶은데...^^
♥ 내벗님, 이러 저러한 일들이 아니 내마음의 흔들림이
저를 힘들게 하였음은 숨길 수 없네요.
자존심은 버리고 자존감은 지키기로 하였습니다.
따뜻하신 말씀 고맙게 새기겠습니다.
♥ 그림자님, 동네 선후배이지만 같은 조우라면 친구지요.^^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은 사람' 그런 사이 됩시다.ㅋㅋ
아부지와함께 13-03-04 20:54
♥ 박사님, 뿌구리 한 마리로 매운탕을요?
그렇지 않아도 어제 아들넘에게 뿌구리 한 마리 밖에 못 잡았고
매운탕거리로는 괜찮은 고기라 얘기했심더.^^
이박사2 13-03-04 21:00
20대 때는 '식칼'을 품에 품고 쫓아가서 사과를 받아냈을 정도로 불 같은 성격에 그 방자함과 오만함의 극치, 앞뒤 구분 못하는 쉬레기 같았음을 자백합니다.
이제서야 겨우 지혜가 조금씩 영글어가는 것인지, 많은 것을 그냥 내려놓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며 삽니다.
누군가 제 왼뺨을 때린다면, 오른뺨까지는 내줄 수는 없겠지만 '내 뺨을 때린 너한테도 필시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는 된 듯합니다.
날마다 지혜를 갈망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부지와함께 13-03-04 21:09
♥ 이박사님,그렇지요, 내려 놓으면 놓을수록 채워지는 것이 더 많은데...
날마다 지혜를 갈망하신다는 말씀, 저 역시 그렇게 살고자 애씁니다.
아부지와함께 13-03-04 21:25
♥ 참붕어님, 때리칠라카면 열두번도 더 했겠지요.^^
사는기 참는기지요. 참붕어님도 힘 내이소...
그라고 그거... 운전할 때 트렁크에서 아우성입니다.ㅋㅋ
경치만 즐기고 비우고 오려고 노력하지만
참 그게 뜻대로 되질 않습니다.
어느 순간 부터인지 케미를 보고 있다는 것도 잊어 버리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이건 아닌데..."
ㅎㅎ 글이 많이 무거워 보입니다.
찌맞춤을 좀 더 가볍게 해 보시지요.
시절이 수상한 요맘 때는 특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