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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보

    소풍 / 2013-02-18 09:36 / Hit : 1572 본문+댓글추천 : 0

    일요일 운동 삼아
    일산 호수공원을 갔습니다.

    지난 가을의 단풍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눈 앞에 아른거리지만

    잔설 남은 호숫가, 빙판,
    초딩 고추같이 탱탱 부은 목련,
    금방 상경한듯한 촌 놈 자작나무,
    서서히 황금빛 물이 오르는 수양 버들,
    빨갛게 비틀려 마른 열매 두고 새 망울 터트리려는 산수유....
    숭늉같은 아메리카노까지 좋았습니다.

    호수가 돌에 부적 같이 새겨진 시 하나로 이번 주를 시작해 봅니다.


    호수
    정 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아부지와함께 13-02-18 09:47
    정지용 / 호수(湖水) 2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
    그림자™ 13-02-18 13:20
    예전에 어릴적 홀로서기란 시 좋아라했습니다..

    홀로 서기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홀로 서기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작은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홀로 서기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 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홀로 서기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 움찔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만날 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 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 지라도.

    홀로 서기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주어주지 않는 나의 삶
    ,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대물☆참붕어 13-02-18 13:58
    이사람들이......
    왜 이카세요?
    싱숭생숭한 모양이네요
    그럴땐 즉효약이 붕순이인데...
    요번주 낚시갑시다...빠른저수지로...
    그림자™ 13-02-18 14:16
    이번주 아들네미랑 둘이서낚시 가야됩니다..
    진주붕맨 13-02-18 16:31
    ^^*
    이박사2 13-02-18 18:56
    아, 저도 일산 호수공원 가봤더랬습니다.
    큰누이 내외랑 함께, 큰조카 녀석 유모차에 태우고 제가 끌고 조카가 한 살이나 서너살이나 됐을까 하던 때였는데요.
    그러니까.. 그게... 10년도 훌쩍 지난 얘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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