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월척에 가입했을 때 "무지개붕어"님의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 서도 재미있게
써 내려가는 글에 반해서 월척에 들어오는 게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은성 낚시대 때문에 토론하다 스토커 처럼 집요한(?) 회원분의 태클에 마음에 상처를 입고
월척을 떠나버려서 참 아쉬웠던 기억이 있고 지금도 가끔씩 무지개붕어님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요즘 자유게시판이 시끌시끌하기에 글을 몇 개 읽다가 갑자기 무지개 붕어님이 생각나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떠나기 전 마지막 글들을 발견하여 읽어 보았습니다.
운영자에게 하소연도 해보고 회원들에게 하소연 했던 글들이 남아있는데
“참으로, 억울하고 답답하다 못해 가슴이 터질 지경입니다.” 라고 써있네요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간에 의견이 상충되는 경우는 흔히 발생할 수 있는일 입니다.
그러나 어느 일방이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상처를 이기지 못하고 월척을 떠났다면 남아있는 상대방이 승리자 일까요? 패배자일까요?
무지개붕어님이 탈퇴한 후 2년만에 다시 돌아와 활동을 하시려고
글을 올리셨었는데 적응이 안되시는지 다시 탈퇴 하셨더군요.
당시에 집요하게 무지개붕어님을 따라다니던 회원분은 아직도 회원으로 남아 계시던데
무지개 붕어님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컷었나 봅니다.
언어라는 게 참으로 묘해서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고 거친말 한마디 없는데도
읽다 보면 왠지 기분이 나쁘고 불쾌한 느낌이 드는 글이 있고
거친 말이 섞여 있는데도 정이 가는 글이 있습니다
야이~ 십장생아… 귤까라 그래~ 시베리아야~
예라이~ 쌍화차야 …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이나 까라
방송에 나왔다가 오래 전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죠.
방송이라 욕은 한마디도 없는데도 듣는 사람은 기분이 언짢을 것이고
시청자들은 재미있었던 글이지요
뭔 말인지 알지? ( 개그맨의 유행어입니다 )
저는 월척에 들어와도 사용기 강좌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곳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인데
워낙 자유게시판이 시끄럽다 보니 눈에 띄게 되어 들어 왔습니다.
자유게시판에는 “권형”님의 글을 읽으려고 아주 가끔씩 들어왔었는데
자게방 방장님이라고 생각했던 권형님의 사과의 글이 올라오고
오래되고 낯익은 닉네임들이 거론되며 탈퇴한 회원분들이 보이더군요
작년인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권형”님과 딱 한번 통화를 한적이 있었지요
이슈토론방에 글 하나를 퍼 올렸다가 약간의 뭇매를 맞고 있었는데
전화를 하셔서 왜 글을 올리셨냐고 그냥 조용이 지내시자고
늙은이들은 조용히 지내는게 좋은거라며 해주시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당시에 무지개붕어님을 집요하게 따라다니시던 분처럼 이번에도 집요한 분+들이 계신 것 같네요.
(시간도 없고 관심도 크지 않아서 많은 글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댓글 많은 글 위주로
몇 몇 글을 읽어보니 느낌이 그렇습니다.)
양반은 관직이 벼슬이고 상놈은 나이가 벼슬이라고 했던가요
나이 50도 중반을 넘어가니 언젠가부터 사무실에서도 노인 대접을해 줍니다.
젊은 친구들 일하는게 답답해 보여 한마디 하면 좋아하는 친구들 거의 없습니다.
큰아들이 29살 딸내미가 25살입니다. 이녀석들도 제가 참견하면 좋아 하지 않습니다.
날마다 얼굴보면서 함께 일하고 함께 밥먹고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이나
나로 인해 세상에 태어나서 한집에 사는 녀석들도 잔소리 하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충고의 말이라니 어디 가당하기나 하겠습니까.
당연히 월척에서도 50살이 넘으면 노인네 소리 듣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청춘입니다.
올림픽 태권도 보면서 왜 저걸 돌려차기로 한방에 못보내는지 발이 들썩 들썩합니다.
출조 때 마다 마음으로는 이번에는 오짜 한마리 할 것 같은데 잔챙이 한마리 못잡고
후줄근한 모습으로 귀가하는 마음만 청춘 입니다.
예전에 무지개붕어님께서 억울하고 답답함을 하소연 하신 글에다 “서방”님께서
댓글로 올리셨던 글을 시끄러운 게시판에 다시 올리셨네요
아마도 하시고 싶은 말씀이 많으신 것 같은데 … …
“서방”님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과 제가 하고 싶은 말과 늙어가면서 명심해
야 할 내용이 여기에 들어있는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작자미상 )
이순[耳順] 이라고 들어보셨죠 나이 예순을 이르는 공자님 말씀으로
공자가 60세가 되어서 천지만물(天地萬物)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서 온 말이라고 하지요.
또 다른 뜻으로 나이 예순이 되면 귀가 순해진다고도 하죠
사람이 60세가 지나면 욕을 들어도 귀가 순해져서 욕으로 들리지 않아서
성내거나 노여워 하지 않는다고 하죠
저도 살다 보니 환갑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그런데 아직도 어머니께서 저에게 수양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참고 또 참아보려고 했었는데 제가 가끔씩이라도
자게방에 들어오는 유일한 이유인 “권형”님 까지도 거취를 운운 하셔서
"무지개 붕어님"과 "잠못자는 악동님"에 이어서 "권형"님 까지도 그리워 하게 될까봐
참지 못하고 자게방에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태풍'볼라벤'이 올라오고 있는데 저도 자게방 회오리에 휘말리는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번 태풍이 자유게시판까지 싹 쓸어버려서 자게방이 조용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서 지나간 일의 진위와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봐야 또다시 끝없는 논쟁에 휘말리게 될테니까요.
다만 아쉬운것 한가지는
황희 정승의 말이던가요 여종끼리 싸울때 네말도 옳고 네말도 옳구나 하시니 어떻게
둘다 옳을수 있냐고 따지는 아내의 말에 당신말도 옳다고 하셨다는데,
왜? 우리는 서로 자기만 옳다고 싸우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싸움에 지쳐 떠나는 회원들은 "무지개붕어"님 떠날때 마음처럼
“참으로, 억울하고 답답하다 못해 가슴이 터질 지경입니다."
라고 하면서 월척을 떠나겠지요
서로 칭찬만 하면서 살기에도 짧은 인생입니다.
여러분~
합죽이가 됩시다 ... ... 합!
쓰레기 봉투를 보았는데 잠못자는 악동님이 생각나네요
앞으로 더욱 더 고개를 숙이고 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맥가이범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