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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둥이

    아부지와함께 / 2012-07-26 16:27 / Hit : 1829 본문+댓글추천 : 0

    중학교 때의 일입니다.
    무더운 여름 날, 동네 어귀 한 쪽 담벼락에 기대어 무언가를 원하는 눈망울로
    오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보는 나병 환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측은하게 보여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서 건네니,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가까이 오지 말라며 저를 피하더군요.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몇 년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저의 작은 배려에 그는 아마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고,
    가까이 오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저를 피했을 것 이라고요.
    철이 들어서야 그 깊은 속내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무살 되던 내 젊은 시절,
    습작 노트에 적힌 글을 옮겨 봅니다.


    문둥이 1

    천고에 씻지 못 할 서러움인데
    사람들은 문둥이, 문둥이란다
    일그러진 입으로 문둥이랜다
    입은 있어 뭐하누
    문둥이가 웃는다

    주어진 삶이기에
    그래도 문둥이는
    문둥이는 말이다
    생명을 감사한다

    "내 살은 떨어져도
    추운 겨울 한 때 뿐"

    뭉그러진 육체에
    삶이 숨쉬고
    아마도 내일 쯤엔
    봄은 오겠지.

    세워도 12-07-26 16:36
    좋은 말씀이네요...

    선배님,빠른시간내에 물가에서 뵙고싶네요!
    붕어우리0 12-07-26 16:46
    헉! 아부지와함께님도 문학소년!

    역시 글쓰시는게 예사롭지 않으시더라구요.

    문학소년들 모여서 조우회 하나 만들어야 겠어요.
    쌍마™ 12-07-26 16:52
    선배님 오늘 윽씨~~더운데 잘지내시는지요

    문둥이1 이라도 제목이 있으니 2...3... 도 있는가 봅니다

    건강하셔요^^
    파트린느 12-07-26 17:17
    이렇게 말씀드려 좀 그렇지만 스무살에 쓴 시라시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거리에서 한쎈병 환자를 볼 수 있었던 세대시면 연세 적잖으시겠네요.
    천형이라 부르던 병이었는데...
    실례가 안왼다면 최근 시가 보고 싶네요. 저야 뭐 시는 솔질히 시인보다 더 잘 알 수도 없는 지경이지만 기회 되면 최근 글 보구 싶네요.

    '보리밭에 달뜨면 문둥이는 서러워'의 느낌이 너무 강렬해서 인지 문둥이로 좋은시는 많이 본 기억이 없습니다.
    붕어우리0 12-07-26 17:34
    보리피리 불면 필릴리리~
    아부지와함께 12-07-26 17:42
    에고,댓글 다썻는데 사라져뿟심더 ㅠㅠㅠ
    두손가락 독수리라 미치겟심더...
    쪼매따 다시 쓸께요.
    아부지와함께 12-07-26 18:39
    세워도님 대명 쓸 때 마다 아랫도리에힘이...

    붕어우리님, 그냥 끌쩍거린 것 밖에 없심더
    혼자 심심 할 때, 술 한 잔 하면서, 목마와 숙녀를 들으며...

    쌍마님, 문둥이2 까지 있어요. 쌍(2)ㅋㅋㅋ

    파트린느님, 최근 것은 없고요. 삶에 찌들다 보니 안써집니다.
    거의 20대 때 썼고요, 내세울 것 없는 부끄러운 글들 입니다.
    위에 글은 한하운님 시를 읽고 써 본 글입니다.
    요즘 추억들을 떠올리다 보니 한편으로는 다시 써 볼까 생각도 드네요.
    수시로 글을 올릴 계획입니다만, 글 속에 포함된 시는 있을 듯 싶네요.
    참붕어대물 12-07-26 18:47
    제가 오늘 바빠서
    이제사 딜다보네요....
    사둔......
    아부지와함께 12-07-26 18:55
    참붕어대물님은 정원님께 밀리셨는데...
    사둔2...ㅋㅋㅋ
    율포리 12-07-27 08:33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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