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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류지의 진실 ...

    은둔자2 / 2010-06-21 23:57 / Hit : 4798 본문+댓글추천 : 0

    자주 가는곳이 있습니다
    큰길옆에 있어 한낮엔 차지나는 소음이 들리곤 하지만 여름엔 연잎이
    겨울엔 뗏장수초가 무성해 혼자서 즐기기엔 참 아까울정도로 고즈넉한 곳입니다
    비가 와 새물이 쏟아져 들어올땐 짧은대 한두대로 평소 보기힘든 굵직한 붕어들을 만날수있고
    며칠 뜨거운 폭염뒤엔 가물치 루어낚시에 하루 서너마리 가물치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채비 맞추려 빈바늘 물에 담궜다 뺏다 하는 동작에 벌컥 월척붕어가 물고 늘어져 놀래기도하고
    겨울 장대로 뗏장구멍에 채비를 던져서 마릿수 월척들을 뽑아내기도 한곳 ...
    작은곳이니 사람 한둘만 있어도 양보하고 다른곳으로 가야했지만 그 아담한 매력에
    기방 드나드는 왕서방을 자처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농번기 따라 뜸하던 일거리가 얼추 들판에 모들어설쯤 바빠져서 한동안 그곳을 가보지 못했더랬습니다
    비가오고 잠깐 틈이나자 새물유입구에서 하던 지난 낚시가 생각나 그곳을 찿았습니다
    서너대 대를펴고 금새 찌가 올라오려니 채비를 폈는데 요지부동 ..
    왠일인지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저수지에 큰변화가 있었던듯 연은 모두 파헤쳐져 몽둥이같은 검은 연뿌리만 둥둥 떠있고
    연안에 가득하던 수초마저 듬성듬성 누군가 떠 옮겨놓은듯 섬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번 지나는 길에 포크레인이 들어서 있길레 바닥정비를 하는줄만 알았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몇해전에도 군에서 연을심느라 바닥까지 배수하고 중장비로 파헤치는 공사를 했지만
    그해 겨울에 월척붕어를 본지라 무심히 지나쳤는데 ...
    연줄기 옆에 조개봉돌 몇물려 약은 찌맞춤을 해두면 동동거리다 옆으로 쓱 ... 끌려가는 입질이
    오곤했는데 ...
    피래미 건들이는 입질마저 없이 ...

    웬일일까 궁금해집니다
    여보쇼 .. 누가 예서 낚시하는거요
    마을에서 양식허가내 유료화 할려고 준비중인데 예서 낚시하려면 돈내야 합니다 ..
    뒤돌아보니 웬중년의 사내가 다가오며 시비를 걸어오는데 입가에 잔미소가 시비는 아닌듯합니다
    돈내라면 내야지요 .. 그런데 이저수지에 무슨일 있었는지 돈낼만큼 고기가 안나오네요 ..

    인근에 산다는 중년사내의 얘기로는 해마다 물을 빼내고 바닥을 보여도 늘 고기가 많던 곳인데
    퇴임앞둔 면장이 업자에게 30만원을 받고 어획을 허가 했다는 얘기 ..
    그업자는 철저한 그물질후에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바닥으로 파고든 붕어까지 파갔다는 ..
    아마도 씨가 말랐을거요.붕어씨가 언제 다시 붕어가 될지모르지만 말이요 ..
    서로 아는사이에 고발을 할수도 없고 참 ...
    동네 청년들이 항의도 했는가본데 저수지 준설이란 이름을 달았으니 법대로라면 따질것도 없고 ..



    손님으로 오는 어느 건강원사장
    내가 낚싯꾼인줄 아는 그가 선뜻 오짜많은 저수지를 알려준다 했습니다
    어쩌다 내 채비에 걸려주면 좋은 인연일뿐 부러 큰고기를 쫒지 않아도 그저 든든한 손맛정도로
    늘 만족하는 꾼이지만 솔깃정도는 아니어도 궁금증이 일기도 하더군여
    쬐끄만 방죽에서 그물질 하는데 오짜가 나오더라 ...
    오늘 당장이라도 우리집 가면 오짜 서너마리는 보여줄수있다 ..
    그에게 들은 몇몇 얘기만으로도 꾼들의 선망인 산속 소류지의 실체가 어떤건지 짐작이 갔습니다
    보물처럼 여기며 달려가 밤을 세워보지만 밤새 미동도 없는 찌 ... ..
    인적드문 산속소류지는 이미 그물꾼에게 겁탈당하고 난뒤인것을 ...
    그것도 여러번 ..



    어느 낚시점에서 4짜붕어가 가득담긴 김장통같은 큰 다라이를 본적이 있습니다
    생전 처음보는광경 .100여마리도 넘을것같은 굵직한 선망들 ....
    평생 낚시짐을 지고다녀도 한번 볼까말까한 사짜들이 새우망에 든 참붕어처럼 득시글 대더군요
    건강원에 부탁해서 고내려고 누군가 가져다 맡겨놨다는 ...
    짜장붕어니 하는 외래종도 아니고 체고나 모양새는 인근 저수지중 한곳 붕어와 체형이 똑같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연ㅇ지산 사짜들이라는 낚시점 사장의 얘기였습니다

    월척을 아직 못잡았다 창피해하지 마십시요
    낚싯꾼에게 돌아올 몫이 이미 없는 저수지에서 우린 월척을 꿈꿉니다
    자원이 온전히 보존된 저수지를 바라는것이 꾼들만이 공감할만한 이기심일지라도
    자연의 섭리로 손실되고 보존되는 자연이길 바래봅니다
    11_freebd12171712.jpg

    파트린느 10-06-22 00:12
    생각이 많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오래전 낙시대만 담구면 봉돌도 맞추지 않은 어리던 내 채비의 미끼를 덥석 물어주던
    마음속의 소류지가 있었드랬습니다.

    지금은 모두 그런 소류지가 모두 다 사라지고 난 것일게니, 했는데
    아직은 남아 있다는 믿음을 지우고 싶지 않습니다.

    보물을 만난듯 기뻐지는 그런 소류지쯤 하나 알아서 붕애엉아님 한테도 비밀로 감추고 저 혼자만 다니고 싶은데,
    그런 소류지가 아직은 남아있지 않을런지요?

    근데, 제가 가끔씩 잡아올리는 붕어를 내린 탕이 그렇게 건강에 좋은 겁니까?

    문득 궁금해 집니다.
    물찬의성 10-06-22 00:44
    야밤에 그물로 양쪽에서 고기들 큰 눔을
    쌍끄리 한다고 소문을 자주 듣습니다
    어쩌면 공동 소유의 재산인데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못 된 인간들이 요즘도 많습니다

    요즘도 매운탕이 그리울때면 낚수로 잡은것은 거의 다 방생하고
    청도 운문댐 어부들한테 월척 한 마리 만원씩 주고
    사 먹습니다
    한 마리당 만원이면 적은 금액이 아니지만 어쩔수 없기에 그냥!
    야간에 그물로 고기 쌍끌이 하는 인간들 청도 운문댐으로 오시구려!
    채바바 10-06-22 03:27
    물찬의성님 반갑습니다

    힘든몸으로 일궈낸 은매달 한번 더 축하드립니다
    (백번이라도 축하 드리고싶네요^^)

    채바의 조우중에도...(제게 물가의 인연은 나이불문 모두 조우랍니다)
    휠체어를 타고 낚시를 즐기는이가 있답니다

    물가에서 차한잔나누며 물찬의성님 얘기를 해주었지요
    너도 운동좀해바바 하였더니 그시간 있음 낙수간다나 머라나 .. 한번웃었지요^^

    오늘 그친구랑 군위쪽으로 낙수갈 약속이 있는날이네요
    동출한번 했음 ... 희망사항입니다 ㅎㅎ

    늘 건강하시고 월척지에서 오래오래 밝은 웃음 볼수잇기를 소망해 봅니다 ^^
    채바바 10-06-22 03:42
    파트린느님 꾼이라면 누구나 가심 깊은곳에
    나만의 소류지 하나쯤 간직하고 있겟지요

    아무도 봐주지않는 곳에서 덜컥 대물을 부뜰었을 때...
    이런 ! 봐주는 이가 암두엄네요

    이럴 땐 성가시다구 떼놓구온 얘들이랑 마눌이라두 옆에 있어야
    와 ~크다 증말 커당 해줄텐데 ...

    그땐 고기몸에 자대어 신체검사하고 더더군다나 인물사진 박는건
    생각도못햿지요

    요즘 시덥잖은 그림이나마 한두장씩 올려보니 사진이나 몇장 박아놀걸싶기도하네요
    (몹쓸자랑질이 될지라도말입니다 ㅋ)

    나만의 못은 이제 내마음속의 못으로만 간직해야할듯 싶군요
    채바바 10-06-22 03:58
    은자님 귀한글에 같잖은글로 도배질해 죄송함돠 ^^*

    어젯밤에 물가에서 죤님들과 노느라 못잔잠을 낮잠으로 떼웠더만
    잠이안와 간만에 낙수가방을 방에까지 끌고와...

    줄갈구 채비바꾸고...
    물뚝뚝 떨어지는 대를 마른수건으로 애첩다루듯 살살 만져도줘보구...
    (채바낙수가방이 방으로 들어오는날은 조번기엔 좀체 드물지요
    늘상 현장뛰느라 ㅎㅎ)

    헉 ~ 구신도 드간다는 축시가 넘었넹 아흑 ~~ 낼 낙수가서 졸다 또 한소리 듣게생겼네

    "햄요 자러왔능교"
    한강붕어 10-06-22 06:32
    너무나도 슬픈글 잘 보았습니다.

    어느샌가 자연과 더불어사는삶이 아닌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한국인을 보게 되네요.
    참 슬픈 아침입니다.
    샛강낚시 10-06-22 12:23
    글을 읽다보니 성질이 욱하고 치미는군요 낚시꾼들이 환경을오염시켜


    낚시면허제 어쩌구 하면서 이렇짓은 눈만감고 못본척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기 경기도 *** 도 표지판에 낚시금지 지역이라고 분명 간판이 있고 차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가인데 1톤 봉고 타고 6명정도 사람들이 후리그물로 그긴수로를 쌍끌이
    하듯이 하여도 단속하는 사람도 없이 계속그물질은 하고있더라고요 가끔그곳을
    차로 지나치다 보면 동네 노인분들 같은데 파라솔도 없이 우산 꼿고 짬낚시로
    무료함을 달래는것 같던데 그런분들은 못하게하고 그물질은 방관하고 도데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것습니다 욱하는 성질에 두서없이 몇자 적습니다
    은둔자님도 좋은 짬낚시터를 잊어버려서 상심이 크겠습니다 이런글을보면 마음이 아픔니다
    그래도 월척회원님들이 환경운동에 앞장서니 위안하시고 안출과 더불우 건강하십시요
    明鏡止水 10-06-22 14:17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성선설을 주장하였는데
    태동때 心善은 세상속 환경에 의해 악해지는 것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성악설을 주장하였는데
    태동때 情惡도 자라면서 배움 속에 선해지는 것

    고자는
    인간의 본성을 두고 성무선악설을 주장하였는데
    혼재된 선악을 어떻게 잘 길들여 다스리냐는 것

    살펴보면 결국은 모두가 후천적, 인위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고 이해되지만 한가지 덫붙이자면
    ,
    ,
    ,

    인간의 본성에는 누구나 이기심이란게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삶 속에 녹아난 우리네 범인의

    모습이며 모두가 채우려고만 하는 욕심이겠지요.
    미지랑 10-06-22 15:53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
    안타깝기만 합니다
    붕어와춤을 10-06-22 17:51
    소류지의 진실

    인적드문 이쁘장한 소류지

    붕어 없시유

    은둔자님 좋은 곳 잃은 맘! 아프시죠.

    달랠려면 낚시 가야죠 ㅎㅎ

    또 다른곳 찾아야죠
    빼빼로 10-06-22 21:30
    마음이 찹찹 하네요~

    쪼매한 소류지 늦 가을이면 꾼이없는 틈을 타서 그물질을 하지요.

    각 저수지 중앙에서 연안 쪽으로 열 십자로 쇠 파이프를 박는 것도 그물꾼 방지에 도움이 될것입니다.

    돈에 눈이 멀어진 넘들입니다.

    건강 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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