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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런분 이런친구 있읍니가?

    황처다 / 2010-07-24 02:20 / Hit : 5047 본문+댓글추천 : 0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 쳐 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 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두 곳,한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길 자산이 되었을걸.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道)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聖賢) 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리에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싶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 나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 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눈 속 참 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이야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되
    ?? 듯이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보다 품위 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부인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천 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 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안겨 줘도
    그는 날 주책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 게다.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곱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 해도
    그의 숙녀 됨이나 그의 신사다움을 의심치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 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 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壽衣)를 입게 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芝蘭)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엽기토깽 10-07-24 06:30
    그런 친구가 있음 좋겟죠..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친구하면...꼭 장동건이가 영화 친구에서~~ 내가 니 시다발~~이고~~~^^

    인생을 살면서 멋진 친구가 같이 동행이 되준다면 가슴 한구석 따스하겟죠~!
    친구란 이름으로 많은 만남을 해오면서............
    저자신이...먼저..
    그런 친구가 못되줘서 미안할 따름입니다~!ㅜㅜ

    현재 같이 노숙하는 낚시 동무들이 가장 소중한 친구일수도..^^~!
    미운분 떡하나 더준다고...
    출조해 귀찬아도 따스한 밥한끼 내손으로 해서 대접해야 겟군요..ㅎㅎㅎ
    헛챔질고수 10-07-24 08:52
    이런친구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인생 잘 산거죠~~
    방랑조사 10-07-24 09:17
    저는 오늘 나의 유일한 동행조사 한분을 잃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일을 우찌해야 할까요.....................

    아침에 눈을뜨니 엷은구름이 하늘을 온통 뒤덮고 있어 꾼의 눈으로 볼때는 최고의 기상이자 최상의 컨디션이 아닐수 없었답니다

    친구야 날씨좋다 낚시 가자,

    내가 라면, 생수,미끼 전부 준비할께 낚싯대만 들쳐업고 언능 오시면 무지무지 고맙겄는디 워쪄??

    제가 우리 친구에게 보낸 문자 메세집니다..

    우리친구, 나를 위한 배려차원인지 공짜제공이 좋아선지는 몰라도 자우지간 핑 달려 옵니다

    여긴 지롱이 한통에 3,000원 하걸랑요 기름값이 올랐다고 덩달아 올라버렸죠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친구 기분좀 업그레드 시키기 위해 서해안 고속도로 시발점(통행료 없는데 까지만)에서 하이 드라이브로

    우리는 그렇게 출발을 하였답니다

    무안군 삼향면 왕산저수지에 도착하여 누가봐도 정말 사이좋은 친구인 것처럼 5미터 사이를 두고 나란히 낚시를 시작 하였습죠

    서로가 덕담으로 대물 낳이 잡으라고 윙크까지 보네면서.......

    근데 이게 웬일입니까.....................

    7-8치급 20여수를 당기는 동안 우리친구 한수도 못건지고 있습니다... 바로 옆인데도...

    떡밥도 내가 만들어 반으로 똑같이 나누웠는데.......

    자꾸만 친구의 얼굴이 봐 집니다

    그친구... 의도적으로 이쪽을 안볼려고 기피를 하더이다

    그렇다고 입질이 들어오는 낚싯대를 놔두고 챔질을 안할수도 없고..

    왜 붕어님들은 이러는 내마음도 모르고 자꾸만 나한테 달겨 드는지 속이 타 죽을 지경입니다...

    하는수없어 11시경 낚싯대를 걷어놓고 점심 라면이라도 제가 끓여 먹일 요량으로 친구에게 다가갑니다..........

    우리친구왈 (야! 너 오늘 대박 트구나) 하는 말이 상당히 저음으로 깔려 있었다는것을 즉시 알아 차려야 했었습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얌마 고수가 그정도는 돼야 고수 말 아니듯겠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위한 농담 이었슴니다

    그런데 그말이 우리친구 오장 육부를 긁어버린 동문 서답 이었습니다

    그다음 부분은 차마 사실대로 올리지를 못하는 저의 처절한 아픔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도 옆에서 그렇게 잡아네면 배가 아픕니까 ???

    입장 바꿔 생각하니 저도 못참을것만 같은..

    더군다나 세까만 낚시 후배한테... 사실은 낚시를 그친구에게 배웠거등요......

    하여튼 낚시고 나발이고를 연발하는 친구

    엉겁결에 잡은고기 그친구 자리에다 몽주리 방류하고도 마치 죄인된듯한 기분에 이후로 낚시가 되겠습니까

    집에가자며 친구 태우고 출발하니 나도 서서히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해를 할만도 하는넘이 쪼잔하다는둥 차속에서 입씨름하다가 한순간 덜커덩 하더이다

    산길 가운데가 약간 높잖아요 화난김에 난폭운전까지...

    마후라가 아자작..... (백수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08년 01월 포탠샤 처분하고 뉴 카렌스로 구입)

    결국은 반달용돈 정비공장에 헌납 하였슴니다

    횐님 여러분 친할수록 머-얼-리 떨어져 앉아 주세요

    그나저나 돈도 잃고 친구도 잃으면 안되는데 큰일이네요

    열받은김에 나도 같이 막말 해부렀죠 뭐...................

    토실 토실한 붕어는 사진도 못찍고 (분위기가 험악해서뤼)

    정비공장 계산서만 흑흑흑

    월척 회원 여러분 낚시가서 절때 친구와 바짝 붙어 앉지 마세요 친구잃고 돈잃어유 ㅎㅎㅎ
    월송내림전층 10-07-24 09:59
    ㅋㅋ 전 있답니다

    늘 내 곁에서 말없이 동행합니다 ^^

    성질난 출조길에 챔질 후려칠때나

    기분좋아서 살포시 들어 올릴때나

    나에게 행복을 주지요

    그친구는 바로 은성사 수파진&일심수 ^^

    이친구들이 있어 난 행복합니다^^
    낚시와상처 10-07-24 12:16
    그냥 좋은건 초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하면

    그렇게 즐겁기만하고...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고독한꾼 10-07-24 16:55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보고픈붕어 10-07-24 17:34
    내가 그런 친구가 되는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그의 장점을 칭찬과 격려로 북돋아주고,
    그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그의 부족한 점을 슬쩍 눈감아주는
    그런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라면'을 전제하면서
    저와 몹시 다른 그의 견해를 '차이'로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설사 다른 분들이 바보같다거나,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하다고 해도
    그저 웃기만 하겠습니다.

    더불어
    지식보다 지혜와 경륜을 높이 생각하고,
    물적 가치보다 인본주의를 먼저 앞세우는 그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어차피 재물은 욕심대로 가질 수 없으니,
    스스로 욕망을 제어하고 마음을 다스린다면 그게 곧 행복이겠지요.

    넋두리입니다...
    송애 10-07-25 07:14
    그런사람을 친구라고 할수있습니까.?
    그런사람은 가까이 하기는 먼~당신 아닙니까.?^^*
    제시켜알바 10-07-25 12:01
    학교 다닐 때 유행하던 어느 시인의 글이네요...맞나???

    올만에 옛 생각도 나고 그 때 친구들을 생각하게 하네요.

    좋은 글 다시 보게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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