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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주의 유래(어떤 장애인의삶) 3부

    안동어뱅이 / 2002-07-23 13:35 / Hit : 4469 본문+댓글추천 : 0

    3부
    드디어 집을 다 짓고 준공식을 하는 날이다.
    약봉댁은 많은 음식을 가져와 도와 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준공식을 하기 전에 약봉댁은 도목수를 데리고 검수를 했다.
    도목수를 앞세우고 점검을 하는 약봉댁은 장님의 특유의 섬세한 손감각으로 하나 하나 더듬어 가나는 것이다.
    "여기 바람벽은 틈새가 생겼으니 다시 고치게."
    "여기 이 마루는 대패질이 잘 못되었군."
    모든 사람들이 여태껏 알지 못하는 부분을 하나씩 집어내는데 모두다 혀를 내 둘렀다.
    대청마루에 세워진 기둥을 손으로 쓰다듬던 약봉댁은 도목수를 부르더니,
    "이보게, 이 기둥은 거꾸로 섰네."
    깎아 세운 기둥이 바로 섰는지 거꾸로 섰는지는 모두 다 보아도 알 수가 없다. 도목수는 바로 섰다고 우겨대는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구별이 안 된다.
    약봉댁이 말했다.
    "여기에 다른 기둥을 받치고 이 기둥을 뽑아 내게. 그리고 위아래 표시를 하게"
    일꾼들이 시키는대로 했다.
    "이 기둥을 짊어지고 강가로 가고, 깍지 않은 나무를 매고 뒤따라가세."
    수많은 사람들이 두 개의 나무를 짊어지고 강가로 갔다.
    "먼저 깍지 않은 나무를 물위에 띄우게."
    깍지 않은 나무를 물 속에 던졌다. 나무는 세로로 흘러가다가 강물과 나란히 흘러가는 것이다.
    "어느 쪽은 앞으로 흐르는가?"
    약봉댁의 물음에 모두가 바라보니 뿌리 쪽이 무거워 앞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이번에는 기둥을 흘려보내게."
    기둥을 물 속으로 던지자 거꾸로 흘러가는 것이다.
    "어느 쪽이 앞으로 흐르는가?"
    "거꾸로 흐릅니다."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도목수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자네는 알고 한 짓이야! 친구가 잘 되는 것이 싫었던 거야."
    약봉댁은 도목수를 크게 꾸짖고 용서해 주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번 약봉댁의 지혜에 감탄을 하고 칭찬을 하였다.
    앞 못보는 장님. 그녀는 분명 장애자였다.
    그러나, 보통 사람보다도 더 지혜로웠고 슬기롭게 살았다..

    그 집에서 우리역사에 기록할 만한 인물이 났으니 四佳亭 徐居正이다.
    서거정은 (1420~1488) 1444년 세종 26년에 식년문과에 급제를 하고 집현전 박사, 공조참의를 지냈다. 1460년 명나라 사신을 다녀와서 대사헌, 1464년에 양관 대제학이 되었다.
    6조의 판서를 두루 지내고 좌찬성, 좌리공신이 되어 達成君에 책봉되었다.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로 단종 폐위와 사육신의 희생 등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 45년간 6왕은 모시고 신흥왕조의 기틀을 잡고 문풍을 일으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문장과 글씨에 능하여 경국대전,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 동문선 편찬에 참여하고, 왕명으로 향약집성방을 언해했다.
    저술로는 역대년표, 동인시화, 필원잡기 등이 있다.
    시호는 문충이며, 대구 귀암서원에 제향되었다.



    왕새우 02-07-24 13:00
    예전에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우리집안 극비 이야기인데...ㅋㅋㅋ... 안동 어뱅이님이 어떻게.... 하여튼 집필하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안동어뱅이 02-07-24 15:11
    왕새우님은 달성서씨 후손이가 봅니다. 서씨 문중에서 홍보비를 줄려나?
    왕새우 02-07-25 10:51
    하하하.. 집안 어른께 (문중) 한번 건의 해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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