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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나라 토종들이 한따까리 하네요 ㅋㅋㅋ

    공간사랑™ / 2008-10-07 13:41 / Hit : 6631 본문+댓글추천 : 0

    ‘사람은 과거를 먹고 산다’는 말에 일리가 있어 보인다. 요즘 와서 자꾸만 고개를 뒤로 돌리고 살아온 길을

    물끄러미 되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걸어갈 길이 얼마 남지 않아 쳐다볼 것이 없어 그런가 보다. 꿈이 없으

    니 마냥 그런 것이리라. ‘가물치’를 쓰겠다고 글감을 정하고 나니 벼락같이 또 옛일이 달려온다. 겨울이었

    을 것이다.


    산후보혈(産後補血)에 좋다 하여 팔뚝만한 가물치 한 마리를 서울 경동시장 어귀에 있는 어물전에서 샀다. 집

    에 와 큰 솥을 훨훨 타오르는 연탄불에 얹고 지긋이 달군 다음 바닥에 참기름을 한번 두르고 녀석을 확 집어넣

    었다. 솥뚜껑을 후딱 덮고 두 손으로 꽉 누른다. 있는 힘을 다해서 말이다. 녀석이 얼마나 힘이 센지 온 솥이

    덜커덕거린다. 솥바닥이 얼마나 뜨거웠을까? 그러다가 잠잠해진다. 죽은 것이다. 지금도 이마와 등에 땀이 쭉

    밴다.

    가물치는 우리나라 전국의 큰 강과 호수는 물론이고 작은 연못에도 서식(棲息, 식물은 ‘자생한다’라고 씀)한

    다. 서양사람들은 가물치가 뱀을 닮았다고 하여 ‘snake head’라 하고, ‘뱀이 변하여 가물치가 되었다’는

    중국 전설도 있다. 원통형 몸에 머리는 긴 편이고 입이 크다. 몸은 황갈색이거나 암회색이고, 몸 전체에 검은

    색의 마름모꼴 반문(斑紋)이 퍼져 있다. 식성도 좋아서 작은 물고기는 물론이요, 개구리도 잡아먹으며 배가 고

    프면 제 새끼까지 마구잡이로 먹는다.


    가물치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은 저수지나 늪과 같이 물의 흐름이 거의 없고, 물풀이 많이 나 있는 곳이다. 놈

    들은 물풀을 뜯어다 모아서 지름이 1m나 되는 둥지를 만들고 거기에다 알을 낳는다. 물론 둥지는 물 표면에 둥

    둥 뜨고 한 번에 낳는 알은 평균 7000여개나 된다.



    그 드센 가물치가 일본에서 판을 친다면 믿겠는가? 1923년께 일부러 들여간 가물치는 일본 본토의 모든 평야지

    대에 널리 분포하게 되었고 근래는 홋카이도에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그냥 먹기도 하지만 주로 산후(産後)에

    푹 고아먹는 그 힘 센 물고기, ‘kamuruchi’가 일본을 평정하였다. ‘죽일 놈’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가물치만이 아니다. 광활한 미 대륙의 생태계를 ‘아시아산 민물장어(드렁허리)’가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는

    다고 미국 생태학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악어를 제외하면 천적이 없고, 그것들이 사는 늪지에선 배스나 불

    루길 등 미국 토착 어종의 씨가 말라 버린다”고 대서특필이다. 어디 그뿐인가.


    어떻게 건너갔는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잉어가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에서 판을 친다. 미시시피강에다 처음 풀었

    던 잉어가 재빨리 삶터를 넓혀서 미네소타까지 북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해안에서 캐나

    다 밴쿠버 쪽으로 우리나라 미더덕(멍게의 일종)이 바다를 삼킬 듯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식물 중에 해안가에

    서 자생하던 갈대가 담수호인 오대호까지 퍼져 나가는 모습을 두고 이 지역 언론은 “아시아가 미국을 점령하

    고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고 한다. 칡도 한 몫 거들었다고 한다.


    당하는 데 이골이 난 우리지만 이렇게 우리 것이 남의 땅에도 쳐들어간다는 것을 알리고자 이 글을 쓴다. 너

    무 기죽지 말라는 것이다. 동식물은 뿌리내리고 살면 거기가 고향이다. 사람도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가야 한

    다. 그럼 그렇고 말고, 그래야지.

    요일 08-10-07 16:44
    자랑스럽네요 ^^
    토종이 강하지요.ㅎㅎㅎㅎㅎㅎㅎ. 나중에 해외로 토종 낚시하러 갈날을 기다려 봅니다.ㅎ
    월척중독자 08-10-07 17:26
    드렁허리 있는곳에 배스나 블루길의 씨가마른다?
    우리나라 배스블루길 있는 저수지에 드렁허리를?
    방랑조사 08-10-07 18:43
    아-항 드랭이(전라도 방언)가 그런 역활을 하는군요

    한방에선 피부병 약재료로 쓴다던데요
    SORENTO00 08-10-07 19:26
    내용이 재미도 있거니와, 왠지 가슴 한켠이 시원해짐을 느낍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국력이 하루 빨리 세계를 휘젓기를 고대하며 좋은 내용 잘 보았습니다
    붕어군 08-10-07 20:40
    역시 우리나라...토종들이..

    생긴것두 한인상하는거 같아요 ..ㅎㅎㅎ
    월척고물상 08-10-07 21:13
    받으면 주는것도 있군요..ㅎㅎㅎ
    파로호멋쟁이 08-10-08 00:40
    거참! 오랜만에 속이 시원하네요! 쏴~~~~~~~~~악

    월척캠페인: 오분만 청소합시다
    낚으면월척 08-10-08 09:24
    가물치나 드렁허리가 외국에서 한국의 배스 블루길같은 대우를 받는군요,,,괜히 시원하면서 가물치와 드렁허리가 불쌍하기

    도...아무튼 기분은 좋습니다,,,^^
    붕어와춤을 08-10-08 09:28
    우리나라 쓰레기도 미국 보내면~~~

    아니 쓰레기 버리는 사람 미국으로 수출을~~~~~~~~~~~~~

    5분만 수출합시다
    스콜피오 08-10-08 14:18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것도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법칙이 아닐런지요.
    사람을닮아서 진화하는.
    꽝맹 08-10-08 14:44
    정말 기분좋은 소식입니다.. 드렁허리 징그럽지만 여기저기 저수지 둠벙 잡아죽일 베스 블루길

    있는곳 마다 풀어야겠습니다...
    붕어n 08-10-08 16:06
    시원~~~~~~~~~~합니다 그려. ㅎㅎㅎㅎㅎㅎㅎㅎ
    찌고파 08-10-13 17:02
    가무르치 드렁허리 ㅋㅋㅋㅋ
    이상하게 고향을 떠나 다른곳으로 가면 번식력이 왕성해지고 포악해 진다고 하더군요.
    블루길 배스 미국에선 국내처럼 개체수나 성질이 포악하지 않다고 합니다.
    블루길 배스를 잡아먹는 상위 어종이 있다고 하더군요. 토착 어종에 먹이사슬이 정해져 있는것이지요.
    그래서 외래어종이 유입되면 먹이사슬이 깨지면서 불균형이 나타나는것 같습니다.
    사람도 못보던 외국음식 들어오면 첨엔 잘 안먹자나요. 대중화 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어떤 형태로든 국내 유입된 배스 블루길도 적당하게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국내 어종의 활약상은 므흣하네요 ^^
    아마도 안먹어서 그럴꺼에요 몸에 좋다고 소문나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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