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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에게 준 생일선물

    아부지와함께 / 2018-11-05 10:58 / Hit : 8889 본문+댓글추천 : 0

    하루라도 좀 더 아내를 기쁘게 해주자는 생각에 아내의 생일 전 날,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현금을 선물하기로 했다.
    아홉시가 약간 지났는데 피곤에 절어 아내는 옅은 잠에 취해있었다.
    몇 번을 망설이다 조심스레 깨워 봉투를 건넸다.

    "이기 뭔데…"
    "당신 생일선물! 필요한데 써라"

    선잠을 자다 깨어난 아내는 무덤덤하게 봉투를 받더니
    확인도 하지않고 머리맡에 두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머쓱해진 나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이튿날 아침, 아내는 환하게 웃으며
    "당신, 와 이래 많이 넣었노. 호호홍!" 하면서 연신 아양을 떤다.
    전혀 예상밖의 선물에 아내는 큰 횡재라도 한 듯 내게 고마워했다.

    출근하는 운전길, 자꾸만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쪼잔한 남편에 길들여진 아내는 무려 오만원 지폐 네장이 들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었을 것이라 짐작해 보니 못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며
    아내의 환한 웃음, 밝은 목소리는 이내 서글픔에 젖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아내의 생일날, 끼껏해야 꽃 한송이와 가족의 외식으로 축하해 준 것이 전부여서
    이번에는 큰 맘 먹고 아내에게 현금으로 선물하였던 것이었다.
    팍팍한 현실의 굴레가
    아니, 부족한 남자를 잘못 만난 것이겠지 생각하니 아내가 측은하게 느껴졌다.

    퇴근 후 아내의 생일 저녁은 아들넘이 휴가 나오면 제일 먼저 찾는 동네 고깃집으로 갔다.
    숯불 석쇠에 올려 구워진 뒷고기는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어 언제 먹어도 맛있다.
    또한 바쁜 일상속에 가족과 함께하는 외식은 행복이라는 맛을 더해준다.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아침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 했듯이…

    집으로 돌아 가는 길,
    아내와 딸아이 뒤를 따라 걷는데
    아내의 아침 모습이 실루엣처럼 비쳐진다.

    아내의 어깨가 너무나 왜소하게 보였다.

    오래전, 동네 어귀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부지가 그렇게 늙어보였던 것처럼…

    달구지220 18-11-05 11:17
    좋은하루 보내십시요^^
    잠시의행복 18-11-05 11:39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좋은 하루돼세요.
    노지사랑™ 18-11-05 11:50
    사랑꾼이십니다...
    산들바람이 18-11-05 12:11
    귀한 인연과 백년해로 하시길..
    수초사랑 18-11-05 12:24
    내년엔 비상금 많이 꼬불쳐서 30만원 드리세요^^
    이박사™ 18-11-05 12:30
    내년엔 한 3억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뭉실뭉실 18-11-05 12:36
    가을이 깊어지니
    생각이 깊어지시나봅니다.
    하찮은거에 감동하는게 아내인데
    그리못하고 사니 창피한거죠
    아부지와함께 18-11-05 12:42
    달구지님, 잠시의행복님께서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노지사랑님, 사랑꾼^^ 많이 부족한 남편입니다.

    산들바람이님, 감사합니다.

    수초사랑님, 마눌님 하는 것 봐서요.ㅋ

    이박사님, 컥! 3억 주려면 로또 되어야 되는데…⌒ ⌒
    붕어나라헛돈 18-11-05 12:48
    가슴찡한 글입니다
    많은 부분 공감하고 갑니다 ^^
    랩소◇디 18-11-05 12:53
    선배님
    이번주 계획 잡으시소
    시간 비워뒀습니다
    목마와숙녀 18-11-05 13:03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엔 좀더 챙겨 드리세요
    주관 18-11-05 13:10
    지금 적으신 글을 편지로 선물하십시요
    아내께선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하실것 입니다
    아마 영원한 선물이 될것입니다
    꼭 그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문장력이 대단하시네요
    좋은 인생글 읽고 갑니다
    마부위침 18-11-05 13:14
    년중 기념일이라는 기념일은 다 챙겨주고..
    하다 못해, 로즈데이. 키스데이 이딴것도 다 챙겨주며..
    명품 가방, 전자제품, 카메라. 이딴건 이제 지겨워서 받기 싫다하고..
    현금 줘도 시큰둥하고..

    그런데 저에게는 왜 마음만 준다는거죠?

    사랑은 일방 통행입니까? ㅎㅎ
    쏠라이클립스 18-11-05 13:18
    잔잔한 감동을주는 한편의 가족드리마처럼 느껴집니다..
    오래도록 행복하시기를..
    복이굿™ 18-11-05 13:20
    내 후년에도 3억을^^
    선배님 열심히 돈 버셔야 겠습니다
    아부지와함께 18-11-05 13:30
    뭉실뭉실님, 지난봄, 써 놓았던 글입니다.^^;

    붕어나라헛돈님, 공감해주셔서 다행이고 그리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랩소디님, 래~앱!

    목마와숙녀님, 고민됩니다. 후 내년에는 또…

    주관님, 제가 쓴 글, 아내에게 한 번씩 보여준답니다. 그리고 과찬의 말씀에 몸 둘 바 모르겠습니다.

    마부위침님, 너무 잘해 주셔서 그런 것 아닐는지요.^^;;
    漁水仙 18-11-05 13:41
    부럽습니다.......

    그리고 행복해 보입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한일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탑노플갱좀요 18-11-05 15:14
    이런글을 보니.. 마음이 ..슬프네요 ,,저도 바이브 빙의해서 가을타나봅니다 .. ㅠ ^^ 즐거운 하루 보내십시오
    송애 18-11-05 15:15
    보고있어도 보고 싶은 당신이기에.
    살아오면서 더 잘 해주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에 좀 더 기쁘게 해 드릴 마음에.
    돈 봉투에 가슴 설레는 마나님을 보면서.^*^
    글 읽는 내 가슴도 짠~해집니다.
    늘 행복하세요.^*^
    규민빠 18-11-05 15:17
    이글을 읽는데 주책없이 눈물이 납니다
    행복하세요 선배님
    아부지와함께 18-11-05 15:31
    쏠라이클립스님, 고맙습니다. 님께서도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복이굿님, 내게도 복이 왕창 쏟아지면 모를까…⌒ ⌒

    어수선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가득하시길 소망합니다.

    탑노플갱좀요님, 슬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님께서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송애님, 늘 부족해서 미안할 뿐이지요. 늘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규민빠님, 토닥토닥⌒ ⌒ 규민빠님께서도 행복이 가득가득 넘치시길 바랍니다.
    그림자™ 18-11-05 16:14
    형수님한테 진심으로 생신축하드린다 말씀전해주십시요.
    자게방에서 삶을살아가는 이런글들이 참말로 좋습니다^^
    삼삼구리바위1988 18-11-05 23:27
    행복이라는게 뭘까요~?
    훈훈합니다~^^
    멋찐인생 18-11-06 00:05
    공감도 되면서 한편으론 가슴 한켠이 쫌.....!

    우리 남편들 언제나 노력합시다.
    파도너머 18-11-06 06:43
    오늘도 좋은날입니다....하이팅요 ^^
    정선수 18-11-06 07:33
    동네 어귀에서 만난 아버지의...그대목에서 뭉클합니다
    좋은 시간보네시고 늘 행복 하십시요 ^^
    붕어와춤을 18-11-06 08:11
    선배님 울 마누라 생일 다가오는데 저도 현찰로다가~~~~~~~~~~~~~~~

    선배님 글은 늘 정겹습니다.
    행운의손 18-11-06 09:12
    글을 읽다보니 저도 반성 하게 되네요..고맙 습니다...
    그리고 감동이 네요...
    콜롬보 18-11-06 09:37
    한수 지도받고 싶습니다..
    입큰대물 18-11-06 10:06
    글 잘읽었습니다.
    갑자기 울마누라가 보고싶어지네요
    나하나보고 시집왔는데 속을 많이 셖여줘서요 요즘은 잘하고있습니다만 ㅎㅎ
    행복하시네요 항상 두분건강하십시요 화이팅~~~~
    S수심초 18-11-06 10:57
    글 한자 한자 읽어가며
    느끼는건 가슴이 저려오는 시큰함이였네요
    좋은글 잘읽었읍니다
    두분의 행복만이 앞으로는 더욱더
    기득하시길ᆢ
    천상귀녀 18-11-06 11:24
    행복하세요^^;
    늘푸름짱 18-11-06 11:25
    괜히 마음이 짠~~하네요.
    내 삶에 모습을 마치 거울을 보는듯...
    삶에 지혜 감사^^
    두분 행복하세요.
    jaesunl****9619 18-11-06 12:00
    아침부터 좋은 글 보니
    덩달아 대리행복을 느낍니다ㅋㅋㅋ
    명예, 돈도 좋지만~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이러한 소소한 행복들이 더 큰 웃음과 감동을 더 받네요~
    아마, 그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욕심들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느끼는가 봅니다^.^
    민들래7527 18-11-06 20:44
    행복하고 따뜻한글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두라미 18-11-07 09:18
    못난신랑 만나서
    지금도 고생하는 마눌이가
    잠시 머릿속을 왔다 갔네요~ㅎ

    짠~~하지만 행복이 묻어있는듯 해서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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